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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 그저 아름다운영화 백설공주
hosehose2814 2012-04-27 오전 9:03:12 7183   [1]

1812년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가 나온 지 2백주년이 된 올해는 백설공주 컨텐츠가 영화판을 뒤흔들 기세인 모양이다. 타셈 싱 감독이 연출을 맡은 백설공주는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백설공주의 스토리와는 상당히 다른 컨셉으로 여주인공을 구국의 여전사로 그려내고 있다.


전래동화 속 공주들의 이미지는 매우 아름다운 용모에 왕의 총애를 받지만 간혹 계모의 미움을 받아 내쳐지고 이웃나라 왕자의 비호속에서 다시 제 자리를 찾는다는 줄거리고 동화 백설공주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공주들은 한결같이 타인의 힘에 의해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인 걸까 여자 아이들은 어린 시절 이런 공주이야기에 매몰되어 비록 공주까지는 아니지만, 정확하게는 아버지가 왕이 아니지만 자기도 이들 공주처럼 백마 탄 왕자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정상인 것처럼 여기며 성장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 허망한 상상은 점차 현실에 의해 깨졌을 테고 간혹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판타지에 젖어 애교와 아양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을테다.


영화 백설공주는 전형적인 공주가 갖는 의타적, 수동적 자세와 거리가 멀다. 물론 시작은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보일까를 고민한 흔적은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홀연한 실종이후 나라의 전권을 휘어잡은 계모 왕비의 질시에 못이겨 궁에서 쫒겨나고 간신히 목숨만 건진 터라 그녀에겐 생존을 위한 한 수란 게 별거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뿐. 이때부터 영화와 동화는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일곱 난장이의 도움으로 그저 집안일만 거들던 공주와 달리 영화 속 공주는 적극적으로 무예를 배우고 궁 밖의 서민들의 피폐한 삶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하여 아버지가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아올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한 소녀의 자아찾기에서 주제를 파악한다면 그리 어려울 게 없다. 간혹 외전에서는 난장이들을 주인공으로 놓기도 하고 심지어 마녀같은 왕비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엄연히 공주다. 영화 후반부에선 마치 잔다르크 같은 날렵한 칼솜씨를 보여주며 이웃나라 왕자와 대결하는 모습도 독 사과를 먹고 쓰러졌다 왕자의 위무에 정신 차린다는 이야기와는 천양지차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마녀같은 왕비의 존재다. 그녀가 왕의 자리에 있는 동안 나라 살림이 파탄이 났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파티를 열고 이웃나라에서 왔다는 젊은 왕자를 꼬셔서 자신의 반려자를 삼으려고까지 한다는 설정이다. 게다가 공주를 죽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썼던 원작과 달리 그녀는 공주의 존재에 대해 끝을 보려는 생각도 별로 없어 보였다. 그냥 아랫 사람에게 맡겨두고 자기는 자기의 인생을 즐기려는 태도를 견지할 뿐이었다.


사실 동화라고 하지만 백설공주를 찬찬히 읽어보면 상당히 괴기한 장면들이 많았다. 난장이들이 일곱 명씩이나 떼를 지어 산다는 것도, 백설공주를 죽이기 위해 독 빗과 독 사과, 그것도 모자라 이웃나라까지 변신을 하고 찾아간다는 설정등은 아이들이 보기엔 사뭇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계모라는 존재가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계기도 사실은 동화 백설공주에서 기인한 것으로 봐도 좋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계모보다는 아버지의 왕위를 찬탈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으로 간주되며, 백설공주에겐 일종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보여진 인상이다. 거기에 이웃나라 왕자도 그녀의 도우미로 만족할 뿐이며 키스장면에서도 공주가 더욱 더 주동적인자세를 취하고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의 말미엔 앞부분에서 사라진 왕이 다시 등장하는 모습과 마법에 걸린 왕비가 독 사과를 들고 해피엔딩을 준비하는 공주를 찾아왔다가 망신을 당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엔딩 타이틀을 장식한 인도풍의 군무는 말 그대로 인도 출신 감독이 선사하는 보너스다. 놓치지 말고 감상하시길. 전설적 드러머 겸 보컬이었던 필 콜린스의 따님인 릴리 콜린스의 숯검댕이 눈썹과 빨간 입술도 매혹적이며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한 화려한 의상과 원색이 다분히 들어간 세트들도 이 영화를 아름답게 받쳐주는데 한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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