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과 감동의 조화.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슬픔만큼은 정말 안타깝다.

코리아를 시사회로 보았습니다. 1991년 탁구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결성하여 대회에 출전했던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팀과 북한 탁구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하여 만든 영화 <코리아>. 개인적으로는 일단 이 시기에 이런 사건을 제대로 보지 못한 세대로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소재였습니다. 그냥 탁구 강국인줄로만 알았던 우리 대한민국 탁구 역사계에 남북단일팀이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과 그것을 스크린 영상으로 재연하여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궁금한 영화였습니다. 거기에 대표적인 두 여배우로 현정화 선수 역할에는 하지원, 리분희 선수 역할에는 배두나를 캐스팅함으로서 그녀들의 연기 또한 더더욱 기대하게끔 만들었죠.

단도직입적으로 영화는 무난하게 재미있었습니다. 저같은 어린 세대, 관객층에게 있어서는 한번쯤 볼만한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당시에 일어났었던 남북 단일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제가 느낀 타겟은 어린 관객층들 보단 특별히 어르신들이나 중장년층의 세대에서 더 먹혀주는 그런 영화로 보여졌습니다. 저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좀 더 오래전 역사 속의 남과 북의 상황을 어르신들 보다는 당연히 더 모르고 사건을 경험하고 직접 바라보지 못했었던 시각으로 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기에 좀 더 깊숙한 공감을 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공감은 어느정도까지는 하나 어르신들 보다는 더욱 세세하고 깊이있고 절절하게 하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 확실히 영화를 같이 본 저희 아버지와 비교했을 때 아버지께서 당시의 사회의 향수와 분단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더욱 가깝고 깊숙하게 느껴지시는지 더욱 재밌게 관람하시는 걸 느낄 수 있었네요. 어쨌거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확실히 분단의 아픔은 제대로 와 닿았고 절절하게 슬픈건 사실이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웠네요. 이 대회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었던 동료이자 친구였던.. 그들... 얼마나 만나고 싶었을까요.

일단 영화는 남북탁구단일팀이 형성되어 그 감독과 팀원 선수들이 처음으로 만나 팀을 결성하고 초반에는 삐그덕 거리면서 싸우고 문제를 일으키다가 결국에는 다시 화해하고 규합하고 멋지게 한팀으로서 감동적으로 경기를 치루어내가는 그런 기승전결있는 모습으로 잘 그려내었습니다. 특히나 초반부에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원시원하게 영화를 진행시키고 세세한 부분들에서 깨알같은 코미디 요소들을 잘 집어넣어 주어서 무척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애드리브의 달인들이 꽤나 많이 조연으로 출연하여 주기에 그 애드립 연기들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는.

그리고 결정적인 주인공인 하지원과 배두나님의 연기 뿐만 아니라 한예리라는 북한 탁구팀 선수 중의 한명을 연기한 배우의 연기도 특별히 눈에 띌만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정말로 북한 선수같은 순박한 이미지의 배우라서 참 잘어울렸던 것 같아요. 하지원, 배두나님의 연기력이야 이미 검증이 된것이고 따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깔끔하고 담백한 기승전결의 스토리와 적절한 코미디, 감동, 그리고 남북분단 현실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그런 슬픈 애절함과 절절함을 잘 녹여내어 안정된 스포츠 영화 한편을 만들어 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너무나 안정적이어서 그저 기존의 스포츠 영화의 공식을 차곡차곡 밟아 나가 만든,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 다시 말해 뻔한 영화로 보여질 수 있다는 것과 후반부에 너무나 과잉된 슬픔이 너무나 신파가 되어 약간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그런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결말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결말을 알고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 라는 것도 있네요. (왜냐면, 결말이야 어차피 금메달이라고 관객들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일단 <코리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인 남북의 합심과 또 분단된 남과 북이라는 정말 전세계 지구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마지막 분단국가로서 느껴야만하는 억울하고 쓰라린 아쉽고 절절한 슬픔만큼은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셨구요. 과연 1991년 탁구세계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에는 어떤일들이 벌어졌고 어떤 기쁨과 슬픔을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맛보았는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