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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미타니 코키의 세계... 멋진 악몽
ldk209 2012-05-02 오후 1:11:04 560   [0]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진 미타니 코키의 세계... ★★★

 

아이러니한 제목 <멋진 악몽>의 주인공은 변호사 호쇼 에미(후카츠 에리). 아버지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변호사였지만, 에미는 백전백패의 무능한 변호사일 뿐이다.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살인사건이 그에게 마지막 기회로 던져진다.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아내가 살해된 시간에 자신은 유령에게 가위 눌려 있었다는 황당한 알리바이를 제시한다. 에미는 피의자가 묵었다는 여관에 찾아가 실제 그 유령(니시다 토시유키)을 만나게 되고, 유령을 설득해 법정에 증인으로 세운다. 유령이 증인인 전대미문의 재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말이 안 된다고? 언제 미타니 코키 감독이 말이 되는 영화를 한 적이 있던가. 당연히 없다. 그의 코미디 세계는 기본적으로 판타지 공간을 무대로 한다. 이건 코미디 장르라는 의미에서의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 판타지 공간이다. 전작 <매직 아워>처럼 아예 ‘수카고’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기도 하고, <더 우쵸우텐 호텔>이라든가 <멋진 악몽>에서처럼 호텔이나 법정을 현실의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 무국적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켜 이야기의 배경으로 삼기도 한다. <멋진 악몽>의 법정 모습은 흡사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의 지하 법정을 연상시킨다.

 

미타니 코키 감독은 이런 가상공간에 들어간 주요 인물들에게 빠져나오기 힘든 곤란한 상황을 던져 놓고는 즐긴다. 언제나처럼 그의 영화 스토리는 어떤 돌발적 상황이 던져지면 그 때부터 마치 자체 동력원을 가진 채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럴 리는 없다. 이 모든 게 감독이 오랫동안 심사숙고해 만든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이고, 그의 영화에 별다른 애드립은 없다고 한다. 미타니 코키 감독의 영화에 놀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미타니 코키 감독의 영화를 웃음과 감동이 버무려 졌다고 표현하는 건 너무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또 그 이상의 적합한 표현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어처구니없지만 최소한 영화 안에서는 말이 되는 코믹한 설정과 대사들이 시종일관 관객의 웃음을 터트리고, 그 와중에 감동과 사색의 순간들을 영화는 제공한다. 그러나 아무리 감동적인 장면이나 상황도 코미디에 복속되어 있는 구성이야말로 미타니 코키 감독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이다. 감동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부담감 없이 영화를 보며 웃고 즐길 수 있으며, 막이 내린 스크린을 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극장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멋진 악몽>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영화는 언제나 긴 만연체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왜 그 인물이 그런 행동을 하고 대사를 던지는가를 관객이 이해해야 더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보여주려는 과욕이 부른 균열. 그 결과가 142분이라는 긴 시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야기 전개와는 무관하고 웃음도 주지 않는 장면들을 과감히 쳐내서 2시간 이내로 압축했다면 <멋진 악몽>을 포함한 그의 영화는 좀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아쉽다.

 

※ 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웃음의 강도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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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악몽(2011, Once in a Blue Moon / ステキな金縛り)
배급사 : 주식회사 아뮤즈
수입사 : (주)마운틴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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