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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말의 성찬.. 내 아내의 모든 것
ldk209 2012-06-14 오후 3:34:35 1217   [0]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말의 성찬.. ★★★☆

 

지진이 일어난 일본에서 우연히 만난 두현(이선균)과 정인(임수정)은 행복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현재. 예쁘고 요리도 잘하는 남들이 부러워할 아내를 둔 두현은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집에 들어가면 잠시도 멈추지 않고 터져 나오는 정인의 불평불만에 질린 두현은 강원도 출장으로 신이 나지만, 그런 두현의 의도를 알지 못한 정인은 두현을 따라 강원도까지 내려온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설의 카사노바인 성기(류승룡)를 알게 된 두현은 이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 달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5월 17일 개봉해 한 달 정도가 지난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그건 민규동 감독 영화에 대한 기피 증세(?) 때문이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뭐랄까, 나하고는 취향이 좀 안 맞는 느낌이다. 너무 달달하고, 치장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뒤늦게라도 볼 생각을 하게 된 건, 재밌다는 입소문 때문도 아니고, 전적으로 임수정을 보기 위해서다. 왠지 임수정이 나온 영화를 안 보는 게 미안하게 느껴지는 그럼 마음. 그런데 어쨌거나 이 영화도 그렇지만, 민규동 감독의 대중적 감각은 탁월한 데가 있어 보인다.

 

행복했던 연애를 거쳐 결혼으로 골인했지만, 점점 사랑이 식어가는 얘기를 <블루 발렌타인>처럼 진지하면서도 우울하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처럼 아주 골 때리는 코미디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깐, 영화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그 동안 많은 영화에서 자주 접했던 얘기라는 의미이고, 뻔하거나 진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배우를 만나면서 완전 환골탈태한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포수 같은 대사발이 주는 유머가 깨알같이 넘쳐나며, 특히 류승룡과 임수정이 구사하는 대사발은 그 양이나 질에 있어서 어마어마하다. 류승룡의 카사노바 캐릭터는 올해의 캐릭터 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모든 캐릭터를 거의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데도 불구하고 별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것이 연출의 힘인지 아니면 배우들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다. (배우들에게 무게감이 실리기는 하지만) 다른 배우가 카사노바를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류승룡의 캐스팅이야말로 신의 한 수 아닐까.

 

한편, 임수정의 연기에 대해 재발견 또는 변신이라는 평가들이 있는데, 그 동안 영화에서 임수정이 맡은 배역은 기본적으로 조용하거나 단아한 역할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마 이런 이미지를 얻게 된 건 전적으로 TV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임수정이 나온 작품 중 가장 처지는 작품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코미디로서 이 영화가 이루고 있는 성과는 인정할 수 있지만, 결론만큼은 동의하기 힘들다. 사실 영화를 이끌어왔던 경로에 비한다면 너무 빤한 결론이고, 너무 쉬운 결론이다. 아무리 코미디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상대에 대한 신뢰가 깨진 커플이 다시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영화의 태도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왜 굳이 커플이어야, 아니 두현과 정인이라는 커플이어야 행복하다고 믿는 것일까? 이런 점에서 결국 이 영화는 두현이 꿈꾸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에 불과하다.

 

※ 결국 문제는 능력 있고 외향적인 정인이 주부로서 눌러 앉으면서 발생한 건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두현이 특별히 보수적인 여성관을 가지고 있는 남성도 아니고, 대단히 여유 있는 재력가의 집안도 아니며, 육아 때문은 더더욱 아니지 않은가.

 

※ 하긴 이렇게 보면, 지진에 의한 사고로 외상후증후군을 앓은 적도 없는 정인이 왜 그렇게까지 지진에 대해 겁을 내고 민감한지도 의아하긴 하다. 이건 그저 두현을 만나고 화해하기 위한 설정에 불과한 것인가.

 

※ 인상적인 장면. 두현이 아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도중 모니터에 나타난 글자 ‘진중권 나꼼수 공지영’

 

※ 개봉한지 한 달이나 지났고, 평일 저녁이라 텅텅 빈 극장. 그런데 이미 영화가 시작해서 시간이 좀 지나 늦게 들어온 사람이 굳이 자기 자리에서 보겠다며 헤집고 돌아다닌다. 이런 게 바로 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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