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scarlet7392/80162877386
<아부의 왕>
직장생활을 해본 관람객이라면 이 험한 세상에 돈 없고 빽 없이 살아가기 위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동시에 환경의 동물이라, 아부란? 어떤 의미에서 필수 불가결의 요소라는 것을 비참하게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부는 절대 못한다, 나는 양반이다, 자존심 하나로 버텨왔다, 대쪽같은 사람이다' 라는 자부심이 상대방에게 듣기 불쾌한 말을 직선적으로 뱉거나 매너 없는 행동을 일삼는 비열한 행위를 마음대로 해도 되는 고고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부' 라는 다소 불편한 단어가 아닌 '칭찬' 이라 하자, 상대방의 장점을 짚어주고 긍정적인 평가와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다정한 멘트를 건네주며 칭찬하고 웃어주면 삶에 윤활유가 흐른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 <아부의 왕>이 어필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솔직히 영화 <아부의 왕>은 매우 실망스럽다 ㅠ.ㅠ
<아부의 왕> 영화 상영 10분 즈음 부터 나는 시네마를 뛰쳐나가고 싶은 가출기를 억누르느라 힘들었다;;
116분? 3시간 58분짜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이렇게 긴 영화는 아니었다.
혀고수의 수려한 어록이 있을 것 같아 메모지와 볼펜까지 챙겨간, <아부의 왕> 을 보기 위해 조조 예매를 서둘렀던 내가 미웠다 ㅡ.ㅜ
<아부의 왕>
(캐스팅은 좋았다고 보지만) 캐릭터의 스타일을 보아 시제가 분명하지 않을 때가 있다.
회장 사모역의 한채인, (스크린으로 봐도 완벽대칭 미인이어서 예뻤는데)과거 대학시절 긴생머리-현재 사모님도 긴생머리, 메이크업도 비슷하다. 과거씬에 올림머리를 하고 나와서 나는 저때도 아줌마였나 했다 =.=
마찬가지로 동식 역의 송새벽, 주인공이 가장 연기를 못한 걸로 평가하는데, 대학 때나, 회사원일 때나, 영업력이 떨어질 때나 상승할 때나 말투 뿐 아니라 헤어, 의상, 악세사리 등 패션 아이템도 똑같아서 비쥬얼의 묘미도 완전히 잃은 듯했다.
Before-After 씬에 인물들의 나이, 사회적 지위, 관계가 변함에도 불구 스타일을 획일적인 처리를 한 점이 영화의 '보는 재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적어도 한채인, 사모님이라면 <간기남>의 박시연 정도는 차려야지, 영화도 안보나?
<아부의 왕>이라지만, 영화를 통해 상식 이상의 감성영업 노하우를 얻지는 못했다.
아부의 기본은 침묵이며, 토핑1- 345 법칙, 토핑2- 반가사유상의 미소, 토핑3- 감탄사 (짧게)아~ 가 전부인 듯.
<아부의 왕> 명대사, 아부에 대해서 배울 점은
암요~그럼요~당연하죠~별말씀을~
아부? 엄연히 감.성.영.업.이라고!!! -_-+
아침에 나올때 거울을 보고 자존심은 냉장고에 넣어둬라
나는 준다의 미래형이 뭐냐? (나는 줄 것이다) 바로 나는 받을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걸 그냥 주는 거야.
특히 후반부는 편집이 엉망이라 >.<
차승원 나오는 순간에 <아부의 왕>의 부족함을 내 모두 다 용서해주리라... 그리고, 나는 잠시 웃었었다 ^^;
대체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삭제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하지, 당위성이 없는 스토리는 왜 전개되는지... ;;
모르겠다 내공이 부족한 건지, 초특급 감성영업을 이해하기에 내 EQ가 목석인 건지 ㅡ.ㅜ
엔딩 크레딧과 추가영상이 뜨는데도 관람객들 용감하게들 자리를 뜨더니만, 멀리 못가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호통을 치는 할머니가 계셨다. "집에서 TV 보는게 나은데 뭣하러 돈을 쓰느냐?" 며 나무라는데, 중년 이상의 아들 며느리는 쩔쩔 매는 눈치였다.
내가 할 말 대신 해줘서 속이 다 시원 ㅎ
<아부의 왕>
코믹물에 로맨스를 섞으려는, 정의감을 표현하려는,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들었던 영화 후반부의 추가씬들도 '아부' 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려고한 시도였던 것 같다.
네티즌의 리뷰, 평점에도 호오가 분명한 <아부의 왕>,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3류 도매급으로 넘기는 것은 문화를 향유하는 지성인의 자세가 아닌 듯하여 영화 제작의 선한 의도를 가슴에 품기로 했다.
"진정한 아부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라면서요, 그런데, 순정은 못버리겠더라구요"
영화에 대한 내 순정 못버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