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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인간의 로맨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ldk209 2012-06-29 오후 3:52:35 619   [0]

 

거미인간의 로맨스... ★★★☆

 

어릴 때 부모님이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면서 삼촌 벤(마틴 쉰)과 숙모 메이(샐리 필드)의 손에 자란 과학고생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커트 코너스 박사(리스 이판)의 연구실에서 거미에 물린 뒤 초능력을 얻게 된다. 그 초능력으로 으스대던 피터 파커는 자신의 실수로 삼촌이 강도에게 죽은 후, 그 강도를 잡기 위해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밤마다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한편, 커트 코너스 박사는 자신의 잘려진 오른팔을 재생하기 위해 도마뱀과의 이종교배를 시도했다가 거대 도마뱀인 리자드맨으로 변신하게 된다.

 

메리 제인이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로 변하고 악당이 그린 고블린에서 리자드맨으로 변하긴 했어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기본 스토리, 그러니깐 과학에 천재적 재능이 있는 평범한 고등학생 피터 파커가 연구용 거미에 물리면서 초능력을 얻고, 그 힘으로 범죄자들을 소탕한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거기에 어차피 스파이더맨은 청춘영화이고,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철학도 결국 공유한다.

 

그런데 왜 굳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나와야 했을까? 어떻게 보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갑작스럽게 추진된 느낌이 있다. 애당초 샘 레이미에게 4편의 제안이 갔으나 샘 레이미가 거절하고, 샘 레이미 감독이 아니라면 출연할 수 없다며 토비 맥과이어도 거부하는 바람에 고작 3편에서 5년, 1편부터 계산해도 10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리즈가 리부트된 것이다.

 

리부트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마치 ‘나라면 스파이더맨을 이렇게 만들겠다’란 느낌이 진하게 묻어난다. 특히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분명 나와야 될 지점에 빙빙 돌려 에둘러 얘기하는 등 가급적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과 차별성을 두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읽힌다. 가장 큰 차이는 아버지의 존재와 그에 연관된 음모, 비밀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이어질 2편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주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동일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두 영화 사이엔 비교적 명확한 차이가 보인다. 샘 레이미는 호러 영화를 만들 때나 <스파이더맨>을 만들 때나, 돌아가거나 숨기는 게 별로 없었다. 즉, 그의 연출은 직선주로를 질주하는 쾌감이 있으며, 호쾌한 유머들이 종종 등장한다. 기본적인 분위기도 밝은 편이다. 반면,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아버지에 얽힌 비밀, 음모가 밑에 깔려 있어서인지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에 구사되는 유머도 비틀려있다. 주인공의 캐릭터도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 파커는 초능력을 얻기 전에도 충분히 정의롭고 매력적이며, 귀엽고, 보호해주고픈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초능력을 얻고 나서 앤드류 가필드가 보여주는 반항적이고 치기 어린 장난기 가득한 액션은 통통 튀는 럭비공을 보는 듯하다.

 

확실히 <500일의 섬머>를 연출한 이력 때문인지,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액션영화보다는 달달한 로맨스에서 더 빛나는 성과를 이룩한다. 피터 파커와 그웬이 교실 복도에서 서로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모르며 데이트를 약속하는 그 장면은 보기만 해도 너무 예쁘고, 가슴 떨림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장면이다. 그 외에도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고 젊음의 싱그러움이 묻어난다. 이런 달달함 때문인지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어필할 슈퍼 히어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반면, 액션영화로서는 좀 아쉽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특히 이런 영화에서 악역이 매우 중요한데, 리자드맨의 활약(?)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다리 위에서 벌이는 악행을 제외하고는 인상적인 악행을 벌이지 않는다. 게다가 다리 위에서의 악행조차도 별다른 피해를 낳지 않고 스파이더맨에 의해 저지되며,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많은 사람들이 리자드맨을 언급하며 무찔러야 하는 악당으로 묘사한다. 뭔가 건너뛰는 듯한 느낌.

 

시점 숏의 활용은 괜찮다고 본다. 예전에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보면서도, 스파이더맨이 날아가는 장면을 시점 숏으로 찍었으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는데, 3D 화면에 시점 숏으로 날아가는 장면은 확실히 짜릿한 쾌감을 준다.

 

<스파이더맨>의 리부트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아마도 아버지를 둘러싼 비밀과 삼촌을 죽인 범인에 대한 얘기를 가지고, 새로운 3부작을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2편이 가장 훌륭했듯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흐름상 1편보다는 2편에 더 나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록 액션보다는 로맨스에 치중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었지만, 기초를 쌓아 나가는 1편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론 충분히 이해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특히 사로 잡혀 “살려주세요”를 외치는 여자친구가 아니라 같은 과학영재로서 뭔가를 같이 해결해가는 동반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둘의 관계가 2편에 대한 기대를 더 높아지게 한다.

 

※ 워낙 앤드류 가필드를 좋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파이더맨이 기본적으로 청춘영화라는 성격이 강하고, 불안한 청춘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토비 맥과이어보다 스파이더맨에 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선 원작처럼 거미줄을 슈터에서 뽑아낸다.

 


(총 1명 참여)
cipul3049
님 여자였어요?;   
2012-07-06 01:0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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