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과 <폰>, 그리고 <장화홍련> 이후, 한국 공포영화는 약 10년동안 질적인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기담>이나 <불신지옥>과 같이 괜찮은 평가를 받은 영화, 그리고 <오싹한 연애>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도 종종 등장했지만, 대부분이 '싼 제작비로 만들어 한 여름, 10대들을 겨냥해 본전을 뽑는 것'을 목표로 하여 비슷한 패턴으로 '찍어내기'는 데에 그치고 있죠. 그마저 최근에는 흥행마저도 실패하면서 우리나라 공포영화 산업에 비상이 켜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게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인 '고스트 픽쳐스'입니다. <분신사바>, <흉가>와 같은 공포영화의 각본을 집필한 '이종호' 작가가 설립한 이 제작사는 매년 1편의, 새로운 스타일의 공포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그 대망의 첫 발걸음이 바로 이 <두 개의 달>입니다.
그들의 목표에 걸맞게, 이 영화는 한국 공포영화의 규격화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그동안 한국 공포영화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한정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밀실 공포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두 개의 달'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등장시켜 영화의 미스테리적이고 음산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토리도 기존의 뻔하고 식상한 패턴에서 벗어나 있었고, 스포라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반전과 이야기의 처음과 연결되는 끝마무리도 신선했죠.
다만 문제는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이 이러한 '새로움'을 끌고갈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는 겁니다. 전체적인 편집이나 연출이 매끄럽지 못했고, 또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도 새로운 이야기에 맞추지 못하고 낡고 식상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가장 아쉬운 부분은 영화의 핵심적인 반전을 풀어내는 방식입니다. 사실 그래도 중반부까지는 영화가 미스테리적인 느낌이 잘 구축되어있어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이 그렇게 거슬리지 않고 흥미롭게 전개되는데, 이 반전을 너무도 투박하고 재미없는 방식으로 풀어내어 버리니 영화에 대한 매력과 흥미 자체가 확 떨어져 버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에 펼쳐지는 클라이막스도 그동안의 한국영화에서 수없이 봐왔던 방식이라서 주는 재미가 크지는 못했죠.
배우들의 연기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 <써니>로 이름을 알린 '박진주' 씨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너무 과잉되어있었고, 반대로 '김지석' 씨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부자연스러웠습니다. '박한별' 씨의 연기도 공포영화로 데뷔한 여배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밋밋한 편이었죠. 물론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준 '연순' 역의 '라미란' 씨가 있긴 했지만, 주연배우 3명의 아쉬운 연기를 메우기에는 확실히 역부족이었네요.
분명히 이 영화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그리 좋은 편도 아니었고, 한국 공포영화의 고질적인 단점들을 완전히 탈피했다고 하기도 힘들며, 공포감도 충분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한국 공포영화의 식상했던 패턴의 끈을 끊으려고 노력했다는 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고 응원받을 자격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ㅎㅎ 그런 점에서 앞으로의 '고스트 픽쳐스'의 행보가 무지 기대되는군요! 내년엔 또 어떤 공포영화를 들고 나올지...^^
+ 상당히 오랜만의 리뷰, 전체적으로 어색하네요=_= 앞으로 더 발전해나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_ _)
++ 원래 하고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는데 본 지 좀 되었고, 그 사이에 너무 많은 영화를 봐서 기억이... 흑ㅠㅠ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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