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해운대> 등의 각본을 쓴 김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소통과 단절’이라는 메
시지를 담고 있는 원작의 정서를 최대한 살리면서 휴먼적인 색채가 묻어있는 스릴러를 빈틈없이
완성했다는 강풀의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이웃사람> 곁으로 다가가 본다.
죽은 소녀도, 살인마도, 그를 막는 사람들도 모두 <이웃사람>
202호 소녀의 죽음,
그리고 열흘 간격으로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 범인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강산맨션의 이웃사
람들은 공포에 떤다.
그러던 중 이웃사람들은 수십 만원대의 수도세, 사건발생일마다 배달시키는 피자, 사체가 담긴
가방과 똑 같은 가방을 사 간 102호 남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살인마 또한 이웃사람들을 눈치채기 시작하고,
두 번째 소녀의 죽음을 막기 위한 마지막 대결이 시작되는데…
원작이 만화인 영화의 흥행 성공율은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곤 대체로 낮은 편이다. 왜냐하면, 실
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보고 드는 이의 상상의 나래 울타리 범위가 지구에 한정되 있다면 만
화의 경우 상상의 나래 울타리 범위가 지구 밖 우주에 비교할 정도로 영화와 만화의 상상의 터울
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흥행에 성공하는 몇몇 작품들은 보고 듣는 순간만 만
족하는 하려하고 스펙타클한 액션 장르나 사람 감정선을 따뜻하고 애잔하게 파고드는 순수 멜로
가 주류를 이룬다. 요즘은 액션, 판타지 영화기술이 하도 발달되어서 만화만큼 상상의 나래를 펼
칠 수 있고, 순수 멜로물은 연기자가 영화적 배경과 배경음악에 어울려 명연기만 이끌어내면 된
다. 그외 다른 장르는 원작이 펼치는 상상에 근접하기 힘들거니와 근접하더라도 근접하기에 힘
을 쓰더라도 거기에 너무 힘을 쓴 탓인지 다른 요인이 방해를 놓고 만다. 영화 <이웃사람>은 모
두가 다 아다시피 강풀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 했다. 영화를 만나기 전부터 내심 장르가 스릴러인
데 과연 원작이 비쳐주는 상상을 원하는 재현 아니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어린
기대감을 가지고 다가가 본 결과, 예상이 100%는 아니더라도 7.80%는 적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가 비쳐주는 상상의 울타리는 지구에 한정되 있었다. 그 이유는 스릴러 장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시키는게 가장 큰 요소이자 덕목이다. 그런데 영화는 긴장감이
엄습해올 찰나, 그 긴장감 대신에 코믹, 웃음으로 대신해 엄습해 오는 긴장감이 이내 완화되고
만다. 원작에 맞추어 캐릭터들의 개성을 너무 살리다 보니 각기 캐릭터가 따로 노는듯이 전체적
인 영화적 요소의 연결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질 않고 한편의 우수한 개인기를 담은 영화 같이
비쳐졌다. 원작의 경우 캐릭터의 개성이 영화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매끄
럽게 보이질 않는 이유가 왜일까? 그건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먼저 언급했듯이 실사와 만화에
서 오는 상상의 범위 차이인 것 같다. 그렇다고 재미 없거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따윈 영화
의 어느 자리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캐릭터의 개성이 보는 이의 시선을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스크린에 붙들어 매놓는다. 그중에서도 '안혁모' 배역을 맡은 '마동석' 배우의 개성 있는 캐
릭터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말이다. 덕
분에 긴장감이 많이 완화되었는데도 일절 반감 같은 건 본인의 뇌리나 마음속에 찾아보기 힘들
게 하는 영화 <이웃사람>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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