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벌써 여러 편 나왔죠.
작품성을 떠나서 강풀의 웹툰을 보고 있으면 영상으로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막상 영화로 나오면 그 만족감이 항상 덜 한 편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만화가 영화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공한 작품들의 경우 어떻습니까?
원작 만화의 의존도와 영화의 작품성에 비례하지 못 하다는 것 쯤은 아실 겁니다.
내용은 웹툰과 동일합니다.
낡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사람들이 동네에 범죄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웹툰에서도 느낀 거지만 전 범죄자가 상당히 멍청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멍청한 게 아니라 무식하다면 이제 그 범죄자의 깡이 문제가 됩니다.
웹툰으로 봤을 때는 그 의도만 제대로 파악한 후 넘어갔죠.
우리 이웃 주위에 벌어진 범죄를 통해 정체되어 있는 인간군상을 보여준다는 그 의도 말입니다.
저는 강풀의 그림체를 보면서 그런대로 만족했단 말이죠.
하지만 이게 배우들이 연기하는 영화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영화는 웹툰의 연출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이게 많이 싱겁습니다.
웹툰이나 만화를 볼 때 독자들은 그림체와 말풍선을 보면서 나름대로 상상도 하면서 넘어가죠.
그런데 이걸 있는 그대로 영상으로 옮겨 버리면 밋밋해질 수 밖에 없어요.
김성균이 연기한 류승혁을 볼까요. 그는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범죄자어야 하는데 밍밍합니다.
사실 웹툰에서도 그리 독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강풀의 사회적 메시지 때문에 그리 방해거리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 범죄자가 그대로 영상으로 나오니까 더 싱겁더란 말입니다.
영화는 웹툰과 달리 바로 영상으로 비쳐주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데 구성 방법도 거의 보이지 않아요.
갈등의 줄이 이어지면서 종반에 극적으로 터져야 하는데 그 효과가 미비합니다.
이 역시 너무 원작에 의존을 한 결과.
배우들은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김윤진,천호진,마동석,장영남, 여기에 요즘 주목 받고 있는 김성균까지...
어떻게 보면 모두 쟁쟁한 배우들인데 자신의 연기 실력들은 모두 뽐내고 있죠.
하지만 이들의 연기들은 거의 단절된 상태입니다.
캐릭터들이 바뀔 때마다 웹툰의 그림칸들을 뛰어 넘는 기분인데 싱겁다 못 해 나중에는 지쳐버려요.
이는 곧 단발적으로 던져진 상황에서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 감상용이 되버리죠.
개인적으로 봤을 때 영화가 급하게 진행된 느낌입니다.
강풀의 웹툰이라는 좋은 재료가 있어서 그런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현실은 다르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반과 종반쯤에 있긴 하지만 이 역시 싱겁습니다.
그 외에 창작은 없습니다. 그냥 없어요.
원작 웹툰을 먼저 접하면 그 기분이 더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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