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오늘은 '이웃사람' 리뷰 때 말씀드렸던데로..
어제(22일) CGV대구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공모자들' 이야기를 해볼께요.. ㅎ
사실 시사회를 보러가면서 이렇게 마음이 무거웠었던 적이 없었는데요..
제 마음을 무겁게 짖누르던 걱정거리는..
"공모자들이 과연 재밌을까??"
하는 걱정이 아닌..
엄청난 인파에 치여서 고생만 엄청나게 하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거였죠..
특히나 가뜩이나 좁아 터진 대구CGV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까봐 노심초사했답니다.. ㅎ
(근처 다른 주차장들은 너무 멀거든요.. ㅠ.ㅠ)
제가 수년동안 대구에서 열리는 시사회장을 쫓아다녔지만..
이번 '공모자들' 시사회만큼이나 대책없이 대규모로 열린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ㅎㅎ
전 7군데 사이트에서 천여명 정도의 당첨자를 생각하고도 두려움(?)에 떨었었는데..
막상 극장에 도착하고 티켓 배부처에 붙은 안내판을 보니..
4~5군데에서 더 이벤트를 했더라구요.. ^^;;
그나마 대구에 있는 극장 중에서 로비가 가장 넓은 CGV대구였으니 망정이지..
다른 극장같았으면 정말 끔찍했을 듯.. ㅡㅡ;;
게다가 영화표가 모자라서 몇몇 분들은 '공모자들'을 관람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ㅠ.ㅠ
다년간 시사회장을 쫓아 다닌 노하우(?)로 칼퇴근 후 부랴부랴 극장으로 달려간 덕분에..
별탈 없이 무사히 관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영화 '공모자들'..
과연 재미는 어땠는지 이제부터 이야기 시작 해볼까요?? ^^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공모자들'은 드라마 '스타일', '대물' 등에서 조연출로 경험을 쌓은..
김홍선 감독님의 데뷔작인데요.. ㅎ
2009년 실제로 벌어졌던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열심히 발품을 팔아가며 시나리오까지 쓰시고 이렇게 연출까지 맡으셨다네요..
물론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자체는 여러 사건 기사들과..
현직 장기 밀매 브로커와의 인터뷰..
그리고 실제로 원정 이식 수술을 받고 온 환자들의 인터뷰 등을 취합하고..
김홍선 감독님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픽션일뿐이지만..
굉장히 현실성 있게 진행되는 '공모자들' 속 이야기가..
실제로도 지금 이 순간, 꼭 어디에선가 벌어지고만 있을 것만 같은..
엄청난 설득력으로 다가와 관객들로 하여금 오싹해지게 만드는 그런 영화더라구요.. ㅎ
전 특히나 군대 시절의 경험들이..
영화의 내용과 오버랩되면서 한층 더 소름이 돋았답니다.. ^^;;
제가 근무한 부대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월미도, 송도 그리고 소래까지의..
해안 철책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대대였었는데요..
(그때는 아직 송도가 매립 중이었었죠.. 아.. 늙었어.. ㅠ.ㅠ)
대대 정보병이었던 저는 저희 부대의 작전 지역내에 변사체가 떠내려 오면..
정보장교와 함께 간첩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출동하는 정보분석조 임무를 수행했었죠..
언젠가 다른 영화 리뷰에서도 말씀드렸었지만..
당시 전 1~2개월에 한번씩은 변사체 확인을 하러 출동했었는데요.. 으~
물론 대부분의 시체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주민이거나 조업중에 바다에 빠진 어부 등이었지만..
딱 한번 온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체로 수장된 시체 때문에 출동한 적이 있었거든요..
(전 그 시체를 접사로 촬영까지 했었다는.. ㅠ.ㅠ)
전 그런 시체를 다른 곳도 아니고..
바로 '공모자들' 속 이야기의 주요 무대인 서해의 바닷가에서 직접 봤었던 경험 때문인지..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한층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고 또 너무 무섭더라구요.. ㅠ.ㅠ
사람 한명 사라지는건 정말 순식간이구나.. ㅠ.ㅠ
한때는 장기밀매 업계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불리웠던 영규(임창정)..
하지만 3년전, 충격적인 사고(?) 이후로는 장기밀매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체..
준식(조달환)이와 대웅(이영훈)이를 데리고..
따이공들로부터 밀수품을 사고파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죠..
(따이공을 검색해 보니 중국와 우리나라를 오가는 일종의 보따리상을 일컫는 말이라네요.. ^^)
그러던 어느날..
8억짜리 RH(-) 혈액형의 심장이라는 엄청난 건수가 생긴 동배(신승환)가..
장형사와 모의해 아직 집행유예 기간인 영규를 협박해..
이번 계획에 합류시키게 되면서..
중국 웨이하이행 여객선 내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이야기가 막이 오른답니다.. ㅠ.ㅠ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설계/납치/장기 적출/물건(ㅠ.ㅠ) 인도에까지 이르는 과정은..
알콜 중독에 변태인 외과의 경재(일명 영감, 오달수)와 준식, 대웅의 어리숙한 모습들 때문에..
언뜻보면 굉장히 허술해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 수록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이..
더할나위 없이 치밀하게 계획되었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 하나 사라지는건 정말 순식간이구나..'
하는 오싹함을 제대로 선사해주더라구요.. ㅠ.ㅠ
코믹함을 버리고 연기 변신에 도전한 임창정 씨.. ^^
연기자 임창정!!
하면 많은 분들이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서의..
코믹한 캐릭터를 떠올리시리라 생각되는데요.. ㅎ
하지만 이번 '공모자들'에서만큼은 코믹한 임창정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더라구요.. ^^
'몸은 똥밭에 굴러도 마음까지 똥이 들어찬 놈은 아니라는거지..'
라는 영감의 말처럼..
영규와 마주치기만 해도 따이공들은 물론이고..
같이 일하는 준식이와 대웅이까지 사시나무 떨듯이 떨게 만드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모습의 영규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아일랜드 키친이 딸린 아파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달콤한 생활을 꿈꾸는 평범한 경상도 사나이일뿐이랍니다.. ^^
전 개인적으로 이만하면..
임창정씨가 성공적으로 연기 변신을 하신게 아닐까 싶은데요.. ㅎ
비록 영규의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살짝 어설프기는 하지만..
세월이라는 약도 치유하지 못할 깊은 상처를..
가슴 속에 품은체 살아가는 고독한 영규의 캐릭터를..
남자 냄새 물씬나게 잘 연기해 주시거든요.. ^^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이 남자.. 상호(최다니엘)
보험회사 사고처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상호..
사고 합의를 위해 피해자를 찾아간 자리에서..
온갖 욕설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떠날 크루즈 여행 생각으로 마냥 행복한 상호인데요.. ㅎ
드디어 여행 당일..
VIP 2002호에 입실해 기분 좋은 여행의 설레임에 취해..
아내 채희(정지윤)와 한껏 들떠 있던 상호..
하지만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잠시 매점에 다녀온 사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채희야!! 채희야!!'
하며 넓디 넓은 배 안을 미친듯이 뛰어다니네요..
부디 아내가 자신의 목소리에 대답해 주길 간절하게 바라면서 말이죠..
과연 상호는 사랑하는 채희를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요??
돈이든 힘이든 가진 사람이 살아남는 이 세상.. ㅠ.ㅠ
'한 명만 죽어주면 서넛은 살고도 남아..'
라는 영화 속의 저 대사..
분명 무서운 말이기는 하지만..
언뜻봐서는 문장에 들어난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요..
'(돈 없고 빽 없는)한 명만 죽어주면 (돈 많고 힘 있는)서넛은 살고도 남아..'
라는게 저 대사의 진짜 의미랍니다.. ㅠ.ㅠ
'공모자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있어서..
지난 2010년에 개봉했던 '부당거래'와 여러모로 흡사한데요..
'착실하고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인생은 자연스레 그 보답을 준다'
라고 믿으며 살아가고 싶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렀더라도 결국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게 진짜 세상이다!!'
라는 씁쓸한 현실을 새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ㅠ.ㅠ
'공모자들'은 장기밀매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무겁고 진지하게, 또 그러면서도 치밀하고 섬뜩하게 전개되는..
그런 영화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장기밀매라는 소재면에서도 그렇고..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곳곳에서 잔인한 장면이나 살짝 (변태스럽게)선정적인 장면등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싶네요.. ㅎ
전 그럼 '과학자와 심령술사의 대결!!'이라는..
'레드 라이트' 보고 와서 또 리뷰 올리도록 할께요.. ㅎ
※ 아래에 이어지는 내용은 완전 스포니까..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절대로!! 안 읽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ㅎ
혹시나 실수로라도 읽게 되시는 분이 계실까봐 블라인드 처리 해 놓을께요.. ^^
카이저소제급(?) 반전을 위한 김홍선 감독의 치밀한 연출.. 초보 감독 맞나요?? ^^
전 '공모자들'이 더 오싹하고 섬뜩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건..
카이저소제급(?) 반전을 보여주는 상호의 힘이 컸다고 생각하는데요.. ㅎ
제가 매번 영화를 관람하면서 리뷰 작성을 위해 메모를 하는 버릇 덕분에..
왠만한 영화의 반전은 사전에 다 눈치채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상호의 반전은 정말 눈꼽만큼도 눈치 채지 못했거든요.. ^^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의 이미지가 강한 최다니엘씨가..
상호를 워낙에 잘 연기해주신 것도 분명 큰 역할을 했지만..
전 상호의 반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홍선 감독님의 치밀함에 도저히 감탄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더라구요.. ^^
영화 초반 사고처리 직원으로써 피해자와 합의를 하러 갔을 때..
상호가 보여줬던 어리숙한 모습이나..
사우나실 복도에서 준식이에게 뒷통수를 가격당하는 장면..
그리고 하선하는 승객들 사이에서 목놓아 울부짖는 모습 등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상호의 진짜 모습을 꿈에도 상상 못하게끔한 연출력이나..
(아님 시나리오 집필 능력이라고 해야할까요?? ㅎ)
그런 상호역에 캐릭터를 잘 살려내기에 최적화 된..
최다니엘씨를 캐스팅한 것도 그렇고..
전 초보 감독답지 않게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
벌써부터 김홍선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데요?? ^^
아, 지금 방금 번뜩하고 떠오른건데요..
그러구보니 김홍선 감독님은 상호의 정체를 숨기는데만 공을 들이신게 아니라..
상호의 첫 등장씬에서 이미 관객들에게 힌트를 주셨었군요..
상호가 사고 합의를 위해 피해자를 만나러 병원에 왔던 그 장면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던 간호사가 상호를 보자마자 안절부절하며..
어서 빨리 자리를 뜰려고 했던것, 기억나시나요?? ㅎ
지금 생각해보니 그 간호사는 상호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호가 두려운 나머지 빨리 자리를 옮기려고 했었던 거였네요..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어?? 저 간호사가 왜 저러는거지??'
하면서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곧 다시 이야기에 몰입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가..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는 와중에서야 생각이 났네요.. ^^;;
혹시나 여러분 중에 그 첫 장면에서 상호의 정체를 알아내신분 계신가요??
그런 분이 계시다면 정말 존경스러운데요?? ^^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궁금했던 점이 있는데요..
과연 상호의 소개로 장기를 이식 받는 상류층들은..
그 장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온 것인지 알고 있었을까요??
만약 알고 있었다면..
사람이란 존재가 도대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무섭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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