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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명작이 된 영화. 이병헌, 명배우가 된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jksoulfilm 2012-09-17 오전 1:33:03 1268   [1]

 

 

★★★★       광해, 명작이 된 영화. 이병헌, 명배우가 된 남자.

 

 

광해군 8년.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스러운 궁궐 안. ‘광해군’(이병헌)은 자신을 해하고 죽이려는 세력에 의해 매일을 불안에 떨며 난폭해져 간다. 그래서 도승지 ‘허균’(류승룡)에게 자신과 닮은 자를 찾길 명하고, 허균은 ‘하선’(이병헌)이라는 광대를 광해군 앞에 데려온다. 광대 하선은 직업이 광대인지라 연기에 능통했고, 광해군의 말투와 행동을 곧잘 따라했다.

며칠 대역으로 캐스팅 되나 싶더니, 광해군이 약에 취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 허균은 하선에게 왕 노릇을 명하며, 광해군을 모처에 숨겨두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15일간 왕 노릇을 하게 된 하선.

천민이자 광대인 그가 바라보는 조선이란 나라. 궁궐 안의 모습. 나라 안의 백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광해군 8년,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15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가정을 더한 팩션 사극영화이다. 팩션 사극은 얼마전 한 차례 개봉했었는데 바로 [나는 왕이로소이다]란 영화다. 게다가 두 영화는 타이틀롤의 1인 2역을 콘셉트로 한 것까지 같다. 이 외에도 두 영화가 가지는 비교지점은 다양하다. 주연배우의 역량, 이야기의 전달방식,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등.

 

 

두 영화를 모두 본 관객이라면, 어느 영화가 더 우위에 있는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주연 배우의 역량. 이 영화의 제목을 ‘이병헌, 배우가 된 남자’로 바꿔도 될 정도로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전 영화에서도 이병헌의 연기는 빛을 발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만큼 이병헌의 연기를 높게 평가 할 수 있는 영화가 있을까 싶다.

 

그의 연기가 빛을 발했던 순간은 하선이 왕 노릇을 하게 되며 역할 갈등을 겪는 부분. 어명을 내리는 일이 익숙해지고, 허균의 지시와는 다른 상식에 기초한 정사를 막무가내로 하게 되면서, 하선은 왕이 되고자 하는 마음까지 가질 정도로 역할극에 빠져 갈등한다.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통쾌하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조연 배우들의 역량도 빛을 발한다. 도승지 허균을 맡은 류승룡은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는 뛰어난 표정연기를 보인다. 장광은 하선을 옆에서 충실히 돕는 조내관을 잘 표현했고, 심은경 또한 열다섯의 귀여우면서도 가여운 기미 나인 사월이 역을 잘 화했다. 류승룡과 장광을 제외한 배역들은 분량이 적음에도 영화 안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조금 아쉬운 배역이 있다면 중전 역의 한효주와 도부장 역의 김인권, 그리고 광해군의 적대자인 박충서 역의 김명곤.

 

먼저 중전은 분량 자체가 워낙 적어서 돋보이는 캐릭터가 되지 못했다. 한효주의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배역에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배우 한효주가 기존 영화에서 맡았던 나약한 이미지의 배역과 상충되는 부분 때문으로 여겨진다.

도부장 역의 김인권은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다. 하지만 아쉬운 기럭지 때문에 미스캐스팅으로 보였다.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역을 하기에 그가 기존에 맡았던 코믹적인 캐릭터가 겹칠뿐더러 키가 너무 작았다. 그래서 그가 맡은 도부장역에 몰입이 조금 안됐었다.

박충서 역의 김명곤은 확실한 적대자가 되지 못했다. 이 역시 분량 탓이 큰데, 영화 속 대사로 표현되는 ‘독사’ 캐릭터를 찾기 힘들고, 단순한 악역에 그쳐 아쉬웠다.

 

 

이야기는 예고편만으로도 이해될 정도로 단순했다. 신선한 이야기로 다가오지 못했던 것은 이전에 개봉한 [나는 왕이로소이다]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매우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아주 기본적인 코미디 장치로도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 부분은 배우들의 호연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작위적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상황들이 많았고, 배우들도 코미디 연기에 정통했던 이들로 구성되어서 관객들이 기대를 거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의 연기는 오버페이스적인 면이 많았다. 기존의 연기를 뛰어넘어야 관객들이 웃을수가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광해]는 달랐다. 상황에 충실한 연기만으로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들이 재밌는 상황에 진지하게 몰입할수록 관객들이 더 크게 웃었다. 하선이 왕 노릇을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연결고리가 잘 이어져 있어 에피소드들이 개별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하나의 시퀀스로 보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선이 왕이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볼수 있게 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기획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12월에 있을 ‘대선’ 석 달 전 개봉일을 맞춘 것만 봐도 철저한 기획이 엿보인다. 이 영화는 ‘광해군 8년’을 ‘서기 2012년’에 그대로 끌어온다. 권력싸움으로 혼탁한 궁궐과 서로 비난하기 바쁜 여의도 현 정치.

 

‘과거는 현재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라는 말처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며

관객들, 아니 국민들에게 묻는다.

 

“진정 당신이 원하는 우리 시대의 왕은 누구입니까?”

“당신이 바라는 왕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너희들에게 가짜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진짜였다.”라고 말한 도부장(김인권). “저는 두 분의 왕을 모셨습니다.” 라고 광해군에게 고한 허균. 그리고 하선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사월이(심은경), 어서 도망치라며 오열하던 조내관. 그리고 가짜인 하선에게서 연모의 감정을 느끼는 중전(한효주)까지.

 

 

그들에게 하선은 광해군을 뛰어넘는 ‘진정한 왕’이었다.

 

 

“빌어먹고, 뺏어먹어도 백성들 하나만큼은 살려야겠다‘고 절규하는 왕.

“엄한 백성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 사대명분이라고...부끄러운 줄 알라”고 호통치는 왕.

죽어가는 사월이를 끌어안고, 버선발로 뛰어나가는 하선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가 바라는 왕이 저런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역사적으로 君칭호를 받는 것은 실정(失政)을 의미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무엇인가? [광해, 왕이 된 남자]다.

君이 빠져있다. 이 제목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되겠지만, 나는 하선이 보여줬던 사람냄새 가득한 왕의 모습에서 이 제목의 의미를 떠올렸다.

 

우리는 언제 하선 같은 왕을 만날 수 있을까?

12월의 그 날, [???, 대통령이 된 자]의 개봉을 기다려본다!

 

JK Soul's FILM Magazine

http://jksoulfilm.tistory.com/


(총 0명 참여)
jksoulfilm
보는 내내 감탄했다는... ㅋㅋ   
2012-09-17 10:40
poocrin
이병헌씨의 카리스마.. 정말 멋졌습니다.   
2012-09-17 09:08
1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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