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영화 특유의 영상미는 갑! 빈약한 스토리는 답답!
시작부터 홍콩 영화 특유의 영상미가 시선을 압도한다. 거친 앵글의 연속, 네 명과 맞서는 한 남자의 땀 한 방울도 영화는 아름답게 담아낸다. 오늘의 영화는 바로 홍콩액션무비 [나이트폴]이다.
이제는 ‘도둑들’을 통해 더 친숙해진 배우 임달화. 그는 아내의 자살사건을 풀지 못해 괴로워하고, 딸과는 소원한 사이가 되어버린 형사다. 딸의 생일 날, 케이크는 자르지 못한 채 계속 걸려오는 전화. 전화의 내용은 은퇴 연주회를 앞둔 유명 피아니스트 서한림이 참혹한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것. 임반장(임달화)은 이 사건을 21년전 사건과 연관성을 두고 가석방중이었던 왕원양(장가휘)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왕원양을 용의자로 몰아가기 위한 증거들을 확보해나간다. 그런데 왠지 석연치 않다. 죽은 피아니스트 서한림의 아내(여안안)와 딸(문영산)은 무언가 숨기는 듯 수사협조에 소극적이다. 임반장은 수상함을 느끼고 사건을 계속 추적해나간다.
[나이트폴]은 범죄스릴러물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사건의 많은 단서들을 흘려준다. 임반장이 뛰어난 수사력을 지닌 형사라기 보다는 왕원양이 뛰어난 범인이라는 것이 맞다. 흘려주는 쪽은 왕원양이니까. 그러니까 [나이트폴]은 관객으로 하여금 ‘이중의 추리’를 하게 만드는 영화다. 하나는 왕원양이 범인일까 아닐까? 하는 추리이고, 다른 하나는 범인이라면 왜 영화가 이렇게 이 사람이 범인임을 강조하고 알려주는가? 하는 추리이다.
이 두 부분의 추리력을 동원하는 사람에게는
[나이트폴]은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한다.
범죄 영화로서 뛰어난 스토리는 아니다.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도 새롭지 않고,
범인을 추적하는 방식, 취조하는 방식도 전형적이다.
그런데 사건 자체는 상당한 의미를 품고 있다.
왕원양과 서한림. 모두 자신의 딸을 연인화하여 생각하고 행동한다.
왕원양은 서설의 엄마와 관계해서 서설을 낳았지만, 20년을 감옥에서 보낸 왕원양의 눈에 서설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의 모습으로 보인다. 이성적으로 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대하는 행동의 심리상태는 은연중에 연인임을 나타낸다.
서한림은 서설과 그의 엄마가 자신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딸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을 연인처럼 대한다. 아내로부터의 애정결핍으로 보이지는 않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왕원양의 행동이 자신의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라면,
서한림의 행동은 광기어린 애증에 불과하다.
[나이트폴]은 애초에 범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은 영화였다. 추리보다는 드라마에 힘을 실어 연출되었다. 홍콩영화 특유의 영상미는 이 영화의 빠질 수 없는 강점이다. 특히 케이블카 안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은 시도조차 놀랍고 뽑아낸 장면이 꽤나 유려하다.
빈 공간이 많은 스토리가 아쉽지만 홍콩영화 특유의 영상미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만한 홍콩 액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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