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점쟁이들과 더불어 빅 3 영화로 기대되던 간첩을 봤었습니다.
광해 보기 이전이니까 좀 기억을 더듬어야겠네요.
음... 기본적인 내용들 자체는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 한석규, 고소영 주연의 <이중간첩>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오션스시리즈>와 <도둑들>과 같은 케이퍼 무비의 혼합이라고 할만 합니다.
하지만 뭔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네요;
연기력 발군의 김명민을 필두로 뭉친 변희봉, 정겨운, 염정아, 유해진의 캐릭터 몰입은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역할이나 그 역할에서 드러나는 현대 한국인들의 모습의 묘사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김명민씨가 맡은 김과장의 이야기 위에 윤고문(변희봉), 우대리(정겨운) 강대리(염정아)의 이야기가
얹혀져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정도 비중을 맞춰야 하는데 김과장의 이야기가 전체 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우대리, 강대리의 러브라인 묘사나 윤고문의 과거 회상 묘사가 거의 없는게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과거에 둘이 무슨 일이 있어서 헤어졌나, 과거에 어떻게 활약했길래 윤고문이 그렇게 아쉬워 하나.
그런걸 연출로 좀 보여줬으면 더 몰입이 잘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상에서는 "미래가 없어서"라는 말로 이별의 이유를 암시하던데... 글쎄요 저는 불친절하다고 봤습니다.
윤고문의 경우는 우대리와 강대리 관계설명보다 더 빈약한데,
신분세탁등을 주로 했다는 영화 팜플렛의 설명을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안나오는 듯 합니다.
음식점 종업원(다방 종업원)의 증언만 나오고;;; 좀더 연출면에서 이런 부분을 신경썼으면 좋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김과장의 설정도 완벽한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북에 놔두고 온 어머니에게 뒷바라지 하기 위해 돈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암살조 최부장이 처음 왔을때부터 엄포를 놓고 "북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라"고는 하는데
"명줄을 우리가 잡고 있으니 우리에게 전적으로 협조해라!" 이런 뉘앙스로 듣기엔
조금 부실한 면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그저 현재 남한 가족들에게 닥칠 위험이나 조심하라는 식으로만 표현하고;
코미디에서 케이퍼 무비, 그리고 드라마로, 다시 첩보로 이어지는 과정중에서
김과장, 우대리, 강대리 모두 우왕좌왕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뭔가 할것 같으면서도 못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초반에 코믹과 케이퍼무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심리묘사는 탁월했지만
실제 첩보 및 암살 과정에 이르는 순간에서는 당황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서야 다 해결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김과장의 처지;
<의형제>처럼 남한에 버려졌다가, <쉬리>처럼 이용당했다가 <이중간첩>으로 정착한 결말이란...
메시지만큼은 확실하고 분명하지만 그 연출과정이 조금 부족했던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p.s 영화가 조금 더 일찍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는 누가 키울기고"라는 개그 유행어는 이미 댄싱퀸에서 나왔던 거고...
FTA 등 사회 이슈 현안을 코믹적으로 그려낸 장면도 조금 늦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p.s2 "남이건 북이건 내 가족을 건드리는 놈들은 모두 죽여버리겠어!" 라는 대사만 남은.
국가에 의해 이용당하는(그리고 그런것도 모르고 살고 있는)
개인의 처절한 외침만 남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