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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 가게에서 숨겨진 명반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란 서칭 포 슈가맨
airjl 2012-10-05 오전 7:11:20 353   [0]

레코드 가게에서 숨겨진 명반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란

 

 

 동네마다 꼭 하나씩 있는 레코드 음반 가게. 제법 열렬한 라디오 키드였던 학생시절의 나는 돈이 없어도 음반 가게에 방앗간의 참새처럼 들락거리곤 했다. 여전히 LP판이 팔리고 아직 CD보단 테이프가 더 인기 좋던 그 시절. 머리가 굵어지고 귀가 조금씩 여물어감에 따라 판에 박힌 최신유행가요 대신 외국 음반과 OST에 조금씩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아무도 사지 않을 것 같은 먼저 덮힌 테이프를 사장님의 추천 하나만 믿고 용감하게 산 뒤 집에 돌아와 두근거리며 재생시키던 기억, 이름조차 읽기 힘든 생소한 뮤지션이 들려주는 신세계에 전율스러워 하던 기억, 당신에게도 있는가?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은 레코드 가게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명반을 발견했을 때의 바로 그 감동, 그 전율과 같은 영화이다. 

 
 

'슈가맨'이라 불리운 사나이


 <서칭 포 슈가맨>은 통칭 '슈가맨'이라 불리우는 전설적인 가수, 로드리게즈의 족적을 찾아나서는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일종의 전기 영화이다. 로드리게즈는 70년대 초, 미국에서 2장의 앨범을 발표한 팝가수였지만 판매량은 고작 6장. 무대 위에서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문만을 남긴 채 팝 역사의 뒤안길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비운의 가수로 잊혀지는 줄 알았던 로드리게즈의 음악은 뜻밖의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놀랍게도 그 장소는 미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우연히 흘러들어온 로드리게즈의 음악은 남아공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30년 넘게 사랑받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로드리게즈의 실체. 그의 음악을 듣고 자라온 두 열성팬은 그의 노래 가사를 토대로 전설 속의 가수 '슈가맨'의 족적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충격적인 진실과 접하게 되는데...




 영화는 남아공에서 전설적인 히트를 기록한 뮤지션 로드리게즈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제보로 시작된다. 관객의 입장에선 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게 뭔 소린가 싶을 정도로 영화의 초반은 다소 어수선하게 흘러간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의 등장인물들도 로드리게즈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이야기에 살이 붙고 그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영화는 빠르게 집중력을 찾는다. 이러한 영화의 구조는 마치 미스테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것과 같은 쾌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영화에 드러나는 '뮤지션' 로드리게즈의 인생은 그 자체가 한편의 영화이다. 빈민촌에서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빈궁한 삶을 살았던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풍경들을 노래로 읇기 시작했다. 로드리게즈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 장의 앨범을 만들었고 그렇게 채워진 그의 앨범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팝 음반이 될 수도 있는 음반들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음반은 실패했지만 그가 노래에 부여한 생명력은 대단한 것이어서 남아공의 국민들은 물론, 40년이 지난 현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정도이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나지만 그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그가 얼마나 천부적인 감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로드리게즈의 데뷔앨범 'Cold fact(차가운 현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기적을 노래했던 뮤지션


 '기적을 노래하라'라는 슈퍼스타K의 슬로건처럼, 기적이란 단어만큼 음악과 동의어로 자주 쓰이는 말도 없지 않을까. 로드리게즈가 음악으로 보여준 것은 차가운 현실에 가려진 실패가 아니라 현실에도 기적이 존재한다는 잃고 싶지 않은 믿음일 것이다. 

<광해>, <레지던트 이블5> 등 대작들이 판치는 요즘 영화들 속에 숨겨진 명작이야말로 바로 이 영화, <서칭 포 슈가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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