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 비해 퇴화된 범작"
블로그나 자주가는 영화 까페에도 적었지만
역시 가장 알맞은 평가같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의 비리와 추악한 인물들에 맞서 72시간 내에 딸을 찾아내는 아버지의 부성애가 돋보인 반면에,
이번 2편에서는 딸과 아내 모두를 지켜야 하는 가장을 (억지스럽게) 만들어놓은 모양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편을 보면서 어렸을때 자주 들었던 유치한 질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같은 질문들...)
영화 시작 후 복수를 다짐하는 악당들의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점에서 볼때 이기주의와 추악한 인간 본성, 비리등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통념을
제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브라이언의 지나친 딸바보 사랑이나 아내 레노의 이혼문제에 (너무) 간섭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것이 또다른 사건을 불러일으키려는 듯한 암시를 보여주는데
역시나 이스탄불에 모인 브라이언 가족에게 악당들이 들이닥칩니다.
(악당들이 이걸 척 알고 준비한 거라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 들어선 허수아비로 변신;)
브라이언의 (지나친, 뒤늦은) 가족 사랑에 악당들이 개입함으로써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한 영화(시리즈)가 떠올랐는데 바로 다이하드 시리즈였습니다.(그중에서도 3편과 4편)
열혈 형사 존 매클레인은 테러범을 상대합니다
그런데 테러범들이 꼭 가족을 걸고 넘어집니다
(1편은 아내가 일하는 빌딩에 테러리스트, 2편은 아내가 도착할 공항에 테러리스트, 4편은 친딸 납치 등등;
3편 제외 하지만 3편에서도 별거중인 부인 몰리와 전화통화하다가도
다시 악당들을 잡으려 출동하기 때문에 전혀 연관성 없지는 않은 듯 합니다;;)
3편에서는 나카토미 빌딩에서 존 매클레인이 떨어뜨린 한스 그루버의 형이
매클레인을 지목, 여러 미션을 주고 골탕을 먹입니다.
흑인 거주 지역에서 만난 제우스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데,
결과적으로 우정을 쌓게 되고 친분을 얻는 과정이
별거중인 몰리와 대비되어 표현되는 것 같았습니다.
4편을 예로 든 이유 역시 (뒤늦은) 가족애와 마초 형사의 활약이 결합되어서 입니다.
매클레인이 사이버 범죄 테러리스트의 국가전복 사태를 막으려다가
딸을 납치당합니다. (이혼한 몰리와의 딸, 루시)
매클레인이 구하러 간 해커 파렐이 매클레인의 딸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어느정도 신뢰를 회복하게 하는 가교역할을 합니다.
테이큰 2에서는 제이미가 그정도위치랄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제이미를
딸의 남자친구로(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려는 브라이언의 멋적은 웃음이 그것을 상징하는 듯 싶었습니다.
테이큰 2로 돌아와서 본다면, 결국 악당들을 무찌르고 보스와 대면한게 된 브라이언은
"나도 지쳤다, 그러니까 네 아들이 저지른 악행을 반성하고 조용히 살아라. 그러면 더이상 뒤쫓지 않겠다."
하고 합니다.
이것에 반문하는 보스.("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브라이언은 가장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구원의 기회를 줍니다.
("유괴당한 아이들의 부모의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지만 이걸 걷어차버리는 보스. 결국 브라이언은 다시 복수의 위협이 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행동으로서 자신들을 습격한 이들을 단죄합니다.
또다른 복수를 당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한 힘을 가진자가 약한자에게 애원하는 모습 자체가 아이러니 하게 느껴지기도.
그리고 정의로운 자가 불의를 일으킨 자에게 그만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참 묘한 블랙코미디적 상황같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 정신을 차린 아내 레노에게 답하는 브라이언의 대사가 자못 의미심장하게 들린것은 우연이 아닌듯 싶습니다.
"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하지만 과연 이것으로 다 끝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또 모르는 위협에 가족이 위험에 빠지질 않나 하고
브라이언이 더 가슴졸이며 살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다이하드 2에서였나요? 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비행기에서 내린 몰리가 존 매클레인을 보고
하는 대사가 테이큰 2와 묘하게 겹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존, 왜 우린 항상 이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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