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코미디영화나 내용보다는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둔 영화들을 많이 본것 같아서
정말 영화다운 영화, 생각할 거리들을 만들어주는 영화를 보고싶어서
사이에서 GV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사이에서는 <떠나야할 시간>과 <생수>라는 두 단편영화의 구성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떠나야할 시간>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삶을 포기하고 죽음만을 기다리는 여자가
교도소로 후송되는 중에 탈출한 사형수의 인질이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 사형수의 사연을 듣고 위로하며 상처받은 두 영혼끼리 교감하는 내용입니다.
감독이 일부러 연출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전반의 대사가 너무 부자연스럽고
특히 황수정씨의 대사처리가 감정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충분히 슬픈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확 와닿지 않았습니다. 또 장면장면이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세상끝까지 밀려난 불행한 인생을 살았고, 살고있는 두명의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우연히 얽히고 서로를 보듬어주고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설정과 내용은 정말 좋았습니다.
두번째 작품 <생수>는 개인적으로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진짜 영화는 이런것이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재미면 재미, 인생에 대한 풍자면 풍자 빠지는것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매 작품마다 맛깔나는 코믹연기로 관객들을 뒤집어놓으시는 박철민씨가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한 모습을 영화속에서 보여줬다는 것이 더 큰 재미를 부여한것 같습니다.
천우희씨의 연기 또한 매우 자연스럽고 보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죽기 위해 벼랑끝에 선 남자가 목이 너무 말라 물 한모금만 먹고 죽으리라.......했지만
그 물 한모금을 하루종일 해가질때까지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으며 먹지 못합니다.
죽기위해 물 한모금을 원하며 동분서주했지만 결국엔 살기위해 물을 찾는 행위를 한것입니다.
영화상영후에 인터뷰때에도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말씀해주셨듯이
주인공이 물을 찾는 행위는, 죽기 직전에 살기위한 자그마한 이유라도 찾고싶어서 죽기 싫어서 살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포기하고싶고 도망치고싶고 죽고 싶을때가 많겠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기위한 작은 수단, 목적 그 어떤 것이라도 찾는다면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전반에 영화감독님이 말씀하시고 싶어하셨던 것들이 잘 나타난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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