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반기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고의 문제작은 단연코 <부러진 화살>이다. 누구도 흥행을
점치지 않았던 <부러진 화살>은 시사회 이후 무서운 속도로 입소문을 타며 1월 18일 개봉, 전국
3,435,333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기준)의 놀라운 흥행 스코어로 상반기 히트작에 자리매김했
다. 안성기, 박원상, 문성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한 작품이었으나 스타파워가 큰 한국영화
시장에서 <부러진 화살>의 성공은 정지영 감독의 뚝심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지
영 감독은 잘못된 재판 과정에 대한 항변, 권력층을 향한 속 시원한 한방의 카타르시스로 관객들
을 사로잡은 <부러진 화살>에 이어, 2012년을 마무리하는 두 번째 문제작으로 <남영동 1985>를
내놓았다. 상업적인 기획영화 위주의 극장가에서 진지한 문제의식을 가진 영화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정지영 감독이 <남영동1985>로 또 한번 큰 반향을 일으킬지 영화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영화 <남영동1985> 곁으로 다가가 본다.
1985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515호…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전 국민의 숨소리까지 검열하는 군부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가 김종
태는 가족들과 목욕탕을 다녀오던 길에 경찰에 연행된다.
예전부터 자주 경찰에 호출되었던 터라 큰 일은 없으리라 여겼던 그는 정체 모를 남자들의 손에
어딘가로 끌려간다.
눈이 가려진 채 도착한 곳은 남영동 대공분실. 경찰 공안수사당국이 ‘빨갱이’를 축출해낸다는 명
목으로 소위 ‘공사’를 하던 고문실이었다.
그날부터 김종태는 온갖 고문으로 좁고 어두운 시멘트 바닥을 뒹굴며 거짓 진술서를 강요 받는
다.
아무 양심의 가책 없이 잔혹한 고문을 일삼는 수사관들에게 굽히지 않고 진술을 거부하는 김종
태. 하지만 ‘장의사’라 불리는 고문기술자 이두한이 등장하면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잔혹한 22일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사라진 22일, 2012년 11월, 지워져서는 안 될 기록이 펼쳐진다!
봉급쟁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떻든간에 100의 99는 오너가 시키는 일이나 원하는 일이면 수
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매진한다. 본인이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
안해도 봉급을 타시는 분들은 앞서 언급한 얘기에 공감 또 공감을 하실 것이다. 그만큼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오랫동안 몸 담아 있으려면 인내와 살신성인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영화 <남
영동 1985>를 참담하고 불편하게 감상하면서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그 이유는 어떻게 보
면 고문하는 사람들도 일반 사람들과 다를 것 없는 봉급을 타서 생활하는 봉급쟁이다. 어떤 죄없
는 사람에게 고문이라는 가혹 행위를 해서 범죄에 해당하는 사유를 거짓으로 그 봉급쟁이들
이 꾸미는 것을 볼때에 본인의 뇌리속엔 고문하는 당사자 보다 그런 시스템을 조성하고 활동하
게 한 최고 책임자에게 거의 욕을 하다시피한 험담이 뇌리와 가슴속에 마구 퍼져나가서이다. 그
런 시스템 하에서 봉급쟁이들은 오너가 원하는 일에 매진하는게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고문 당사자의 대사속에 '이일 아니면 밥 먹고 살 일이 없어서 이 일에 몰두한다'는
대사를 듣고 더더욱 그런 심증이 굳어져 간다. 그렇다고 고문 당사자들의 옹호 따위를 하려고 이
런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만큼 최고 책임자에게 당신이 한 언행을 인한 옳고 그름의 책임을 묻
고 싶은 것이다. 사람이 타인에 의해서 정신적, 물질적, 경제적등 모든 방면에 걸쳐 피해를 입었
더라도 세월이 흐르고 해당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면 대부분은 용서라는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가해 당사자가 용서를 구해도 용서라는 길을 선택하기가 추호도 싫은 게 아니라
피해로 응어리진 상처가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 있어 어렵고 힘든 경우가 본인이 피해자의 입장
이라면 위와 같은 경우일 것이다. 책으로나 신문 기사, 인터넷으로도 영화에 관한 실화에 관해서
접해 본 터라 객관적 입장으로 지켜 보려고 하였는데 막상 영상을 보니 참담한 광경에 울분이라
는 대단히 주관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가 가슴속에 자리잡게 하는 영화 <남영동 1985>이
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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