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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올빼미의 성]이 재미없는 이유? 올빼미의 성
patros 2001-03-12 오전 11:18:30 1821   [3]
[영화에선 냄새가 난다]

예술영화에선 작가의 고집이 느껴지고 상업영화에선 돈의 냄새가 납니다.
(물론 이렇게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가르는 것부터 한계가 있지만, 편의
상...^^)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를 볼 때, 이 놈의 영화가 예술영환지, 아
니면 관객들에게 편안한 즐거움을 주기위한 헐리웃계통의 영환지 감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사실 깐느나 베를린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거나 이목을 끌었다고
알려진 작품들...그리고 각종 영화제에서 새로운 영화적 지평을 열었다고
하는 작품들을 볼때는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물론 이러한
영화들 중에는 감독의 이야기방식이 일반 관객들에게 까지 친숙한 것이어
서 공감을 가질 만한 영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일본 각종 영화제에서 수 많은 수상기록을 세웠다는 <올빼
이의 성>도 이러한 시각에서 살펴보아야 할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특히
나 영화를 만든 감독의 성향이 잘 알려진 경우라면 더욱 그렇지요.


[올빼미의 성, SFX블럭버스터 ?]

사실, 영화<올빼미의 성>은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된 영화지만 일반적인 액
션 블럭버스터는 아닙니다. 이야기 자체도 화끈하지 않고 간간이 등장하
는 칼싸움도 심심하게 금방 끝나버리니까요. 그렇다면 우린 여기서 한 번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 영화가 혹시 예술영화가 아닌지를...

물론 지난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올려져 많은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 이미 우린 이 영화가 예술영화일 가능성을 짐작했어야 했습니다. 또한
감독이 일본 누벨바그의 3대기수란 이야기에 일찌감찌 눈치를 채었야 했
단 말이죠.

때문에 애시당초 우리는 화려한 액션에 대한 기대를 미리 접고 이 영화를
보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사히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무언가를 말
하고 싶었고, 그걸 말하기 위해 최대한 재미적인 요소를 배제해야 겠다고
작정한 것 같으니까요.


[나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려는 이야기는 뭘까요?
우리는 그것을 이 영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닌자에게서 우선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닌자는 쉽게 말해 오늘날 의 스파이로 이야기 될수 있는 비
밀스런 통신자로서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되었던 일본의 전국시대에는 필
요 불가결한 존재였습니다.

이들은 공공칠 제임스 본드와는 달리 항상 어둠속에서 작업을 했기에 이들
에겐 익명성이 그 어느것보다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에겐 사
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떳떳한 이름 석자(?)하나 없었으며, 이 때문에
명예나 권력을 얻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인지
이들 닌자집단은 더더욱 집단 내 결속을 강화해 나갔으며 국가권력을 위협
하는 존재로까지 성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름이 없다는 건 존재를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즉 그들의 삶과 죽
음 자체는 이 세상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오로지 닌자내의 집
단 규율에 의해 밤이슬을 맞아가며 기밀 서류나 보물들을 훔치는 게 이들
삶의 전부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계속된다면 누구나 알고 싶어질 것입니다. 자신이 누
구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가를 배신했던 고헤이가 죽기전에
던진 "나는 납니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순없습니다" 란 한 마디
는 이러한 닌자들의 정체성의 문제를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정체성의 문제는 비단 닌자들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 일본인들에게도 적용해 볼수 있는 중요한 명제입니다.
사실, 무사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국가(중세 유럽국가들도 마찬가지..)에서
는 주종간의 의리와 책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직안
의 계율과 질서유지가 최우선의 과제가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일본의 조직사회를 보면 리더 몇명 교체된다고 해서 조직내에서 생
길 수 있는 큰 변화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빈 공석에
다른 어떤 사람이 앉는다 해도 개인의 능력과 취향대로 조직을 이끈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가의 마지막 후계자 쥬죠가 히데요시에게 칼을 들이댈 때 히데요
시가 이렇게 이야기 하잖습니까? "인생은 꿈속의 꿈이라...나도 내가 누군
지 모르겠다. 내가 죽어도 별로 변할 건 없다" 라구요. 즉 임진왜란이란
것도 히데요시 개인의 판단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당시 일본이란 사회구
조 자체가 내린 결정이라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그 당시 권자에 전국시대
의 영웅 노부다가나 신겐이 앉았다 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건 없다는 것이
죠.


[조직만 있을 뿐, 개인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이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 끝이 난 사실이었다면 감독
은 굳이 새삼스레 과거사를 들춰내는 일따위의 헛수고는 할 필요가 없었
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 사회는 아직도 "조직만 있을 뿐, 개인은 없다" 란 말
이 현실입니다. 얼마전 개봉된 <쥬바쿠>란 영화를 보아도 알수 있듯이 일
본 금융산업 안에서의 개혁 자체가 조직의 대대적인 구조개혁이 절실한 것
인데도 담당자 몇몇 구속하고 책임지는 걸로 적당히 사건을 무마하려는 일
인들의 태도를 보면 이들이 아직도 얼마나 개인을 등한시 하고 조직을 우
선시 하는지 간접적으로 알수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감독은 이러한 몰개성의 일본인들, 조직사회에서 개미처럼 일하
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고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화의 주제는 일본의 아름다운 풍광과
전통적인 궁궐의 웅장함과 서로 대비를 이루며 가랑비처럼 우리의 가슴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 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올빼미의 성>이 우리를 지루하게 만든 원인이 아니
었나 나름대로 분석해 봅니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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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성(1999, Owls' Castle)

공식홈페이지 : http://www.owlscast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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