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이 아님에도 너그러이 봐줄만했던 이상한 영화.
본 리뷰는 [트와일라잇]시리즈 전작은 단 한 편도 보지 않고
오로지 [브레이킹던 Part.2]만 본 상태에서 쓴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처음 국내에 등장한 해가 2008년. [브레이킹던 Part.2]를 마지막으로 [트와일라잇]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햇수로 5년. 5년 동안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팬덤(특히 여성팬)을 만들어낸 것은 물론 뭇 남성들에게는 여자친구 땜시 억지로 봐야 하는 영화 중 하나로도 자리 잡았다. 극명한 취향의 결과를 유발하는 문제작 [트와일라잇]. 판타지 뱀파이어 청춘멜로물 [트와일라잇]이 드디어.. 드디어... 마지막 편 [브레이킹던 Part.2]를 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전작은 보지 않았지만 한 번쯤은 봐두어야 할 영화이기에 여친님에게 충성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관람했다.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흥미롭게 본 영화였다는 것이 미리 밝혀두는 결론!
[브레이킹던 Part.2]에 처음은 양육에 신경써야하는 신혼부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신상 뱀파이어로 탄생한 벨라는 인간으로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자신의 초능력에 감탄하고 이를 뽐내기에 바쁘다. 그런 벨라가 귀엽고 사랑스럽기 만한 에드워드는 달달한 눈빛을 넘어서 끈적끈적한 눈빛과 표정으로 벨라를 바라본다. 둘 사이에 태어난 르네즈미(매켄지 포이)는 예쁜 외모는 기본 탑재하고, 반 뱀파이어 반 인간의 본성을 지닌 아이다. 성장속도도 거침없고 초능력도 갖고 있어 볼투리가 세력은 이 아이를 ‘불멸의 아이’로 오해한다. 그리고 그들은 르네즈미를 처치하려 한다. 벨라와 에드워드는 르네즈미가 ‘불멸의 아이’가 아니라는 증명을 받아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동료 뱀파이어들을 소집한다.
취향이 다르고 전작을 본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브레이킹던 Part.2]는 흥미로운 편이다. 더군다나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전쟁신도 있으니 일견 남성관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메인 플롯 자리에서 밀려난 벨라와 에드워드는 더 이상 ‘밀당 로맨스’를 선보이지 않는다. 결혼과 육아로 점철된 신혼부부 수준에 딱 맞는 농도 짙은 러브신이 등장하고 스킨십의 수위도 그에 따라 업그레이드 된다. 하지만 둘의 밀고 당김, 제이콥의 질투가 없으니 밍밍하다. 멜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중심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마지막 편 이야기의 중심축은 르네즈미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발발한 세력 간의 전쟁이다. 하지만 영화의 문제는 이 장엄한 전쟁신으로 달려가는 과정의 버거움에 있다. 르네즈미를 보호가기 위한 벨라의 훈련과정, 여러 세력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 미래를 보는 앨리스의 전략 이야기 등. 갖가지 보조 플롯이 대기표 받고 차례를 기다리듯 순서대로 등장한다. 그리고 보조 플롯간의 연결성이 떨어져 단락이 명확한 글처럼 쉼표를 찍어가며 보게 된다. 이야기 전개 흐름이 부드럽지 않은 것이다.
각 뱀파이어가 어떤 초능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소개해 전쟁신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거나 혹은 캐릭터간의 힘의 균형 우위, 세력 간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의 역사 등. 전쟁신을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설정들이 제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다양하고 디테일한 설정들이 전쟁신을 받쳤다면 갑자기 평화주의자로 돌아서버리는 뱀파이어들에게 비웃음을 날리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데는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달콤한 로맨스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개인적으로 뱀파이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가 다른 중요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다소 실망. CG, 조악했다. 액션도 뒷골목 패거리 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제작비 탓인지 모르겠지만 뱀파이어들이 물리적으로 합을 맞춘 액션을 펼친다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초능력은 무용지물로 느껴질 뿐, 싸움의 승패에 결정적이지도 못했다.
[브레이킹던 Part.2]는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단점이 가득한데 이상하게 시간은 잘 간다. 반대 취향의 영화가 생경해서 계속 눈을 뗄 수 없었던 점도 있고, 전작을 보지 못해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코믹하게 다가와 주의를 환기시켜주기도 했던 것 같다.
깊게 파고들면 허술하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보통 할리우드 영화의 기준치는 채워준다고나 할까. 판타지이며, 청춘 멜로이고, 또 액션이기도 하니 2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극장을 찾는다면 목적에는 적당히 부합한다.
관대하게 말해, 다섯 편의 시리즈가 나올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영화라면 한 번쯤 맛을 보는 것도 나쁠 건 없다. 모든 속편은 전편만 못하다는 속설이 아직도 영화계에 지배적이므로, 우선 1편 [트와일라잇]을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글거리는 로맨스나 유치한 상황이 두려워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관람을 시도조차 못했던 관객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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