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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석에 앉아 뮤지컬을 감상한 느낌이긴하지만.. 레미제라블
jojoys 2012-12-23 오전 10:02:41 809   [0]

어제는 갑작스럽게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오늘은 겨울 바람이 옷깃을 꽁꽁 여미게 만들만큼 세차게 몰아치네요..

으~ 《가디언즈》가 참담한 흥행 성적을 올려서 잭 프로스트가 심술을 부리나봐요.. ^^;;

 

오늘은 어제(21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레 미제라블》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ㅎ

 

《미스 사이공》, 《캣츠》,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이라 불리우는 《레 미제라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너무 부끄럽게도..

전 세계 4대 뮤지컬 중에서 직접 공연장에서 관람한 작품이라고는..

《미스 사이공》 한 작품뿐인데다가 33년을 살아오면서 직관을 한 뮤지컬 작품 수도..

《명성황후》등을 비롯해 십여편 밖에 안되는데요..

(여친 있을 때는 가끔 다녔는데 혼자서 공연장은 잘 못가겠더라구요.. ^^;;)

 

하지만 제가 유일하게 관람한 4대 뮤지컬인데다가 두 번 관람한..

《미스 사이공》을 관람했을 당시 느꼈던 가슴 터질듯한 슬픔과 애절함..

그리고 《명성황후》를 보고 나서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 등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레 미제라블》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죠.. ㅎ

(제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의 소설 《레 미제라블》은 뮤지컬로 본다면..

흡사 저 두 작품을 합쳐 놓은 모양새일꺼라 상상했거든요.. ㅎ)

 

과연 제가 상상했던 것 처럼..

《레 미제라블》은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을까요?? ^^

제목만큼이나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

 

1815년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실각과 재집권등으로 어수선했던 그 때..

굶어 죽어가는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는 이유로..

무려 19년 동안(형기 5년 + 탈옥 시도로 인해 가중된 14년)이나..

쇠사슬에 묶인체 조선소에서 노역을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는데요..

그의 이름은 죄수 번호 24601, 장발장(휴 잭맨)이죠..

 

하느님은 없어!!

널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이곳이 바로 너의 무덤!!

 

이라 외치며 지옥같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죄수들 속에서..

이 세상은 온통 절망과 고통뿐이라 생각하며 살아온 장발장..

마침내 지옥보다 더 했던 19년의 형기를 다 채우고..

자베르(러셀 크로우)로부터 위험 인물 증명서와 함께 가석방 허가를 받게 되지만..

전과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장발장에겐..

조선소 밖의 세상도 그저 고통과 절망만이 가득한 지옥일뿐이죠.. ㅠ.ㅠ

그렇게 절망 끝에서 신음하고 상처 입은 맹수 마냥 으르렁 거리던 장발장은..

어느날 따뜻한 미소와 온정으로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미리엘 주교(콤 윌킨슨)를 만난 후..

어둠과 절망뿐인 장발장의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겠노라 하느님께 굳은 맹세를 하네요..

 

한편, 1823년 마르세이유의 한 공장에는..

몽 페르메이 여관에 맡겨놓은 딸 코제트에게 보낼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입 냄새 고약한 반장의 성추행도 감내하며..

하루종일 고되게 일하는 판틴(앤 해서웨이)이 있는데요..

그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다른 여직공들의 모함 때문에..

하루 아침에 맨몸으로 공장에서 쫓겨난 판틴..

 

판틴은 코제트에게 보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10프랑에 아름답던 머리카락을 내다 팔고..

20프랑에 이빨마저 강제로 뽑히는 것도 모자라..

동전 몇 닢에 냄새 나는 뱃사람들에게 몸까지 파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고 마는데요..

이렇게 절망의 벼랑끝에 서 있는 그녀를 구원해줄 사람은 정녕 아무도 없는 것일까요?? ㅠ.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

비록 소설과 뮤지컬을 접해보지 않으셨을지라도..

다들 장발장이라는 이야기로 익히 잘 알고 계시는 이야기죠?? ㅎ

 

《킹스 스피치》를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극에 출연하는 모든 인물들의 대사를 노래를 통해 풀어가는..

뮤지컬의 송스루(Song Through)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요..

모르긴 몰라도 바로 이 송스루 스타일이 평소에 뮤지컬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레 미제라블》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오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

 

흔히들 생각하시기를 뮤지컬 영화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대사 중간중간 노래와 춤이 들어가는 것 정도일 것이라 생각하시지..

영화의 시작에서 끝까지 노래로 대사를 풀어가는 스타일을 떠올리시지는 않으니까요.. ㅎ

 

하지만 《레 미제라블》은 스크린으로 뮤지컬을 옮겨 놓은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무대 위의 공연에서는 객석과 무대 간의 거리 때문에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세세한 표정 연기를 공연장의 VIP석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 보다도..

더 세심하고 또 그만큼 훨씬 생생하게 느끼실 수가 있답니다.. ㅎ

(물론, 공연장에서도 오페라 쌍안경을 사용하면 가능하긴 하지만요.. ^^;;

그래도 오페라 쌍안경으로 보면 그만큼 시야가 좁아지니.. ㅎ)

 

게다가 《레 미제라블》 공연 역사상 최고의 장발장이라 불리우는..

콤 윌킨슨이 연기하는 미리엘 주교도 만나보실 수 있구 말이죠.. ^^

선과 악, 사랑과 용서 등을 두고 끊임 없이 이어지는 딜레마적 고뇌..

 

《레 미제라블》은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장발장과 자베르 위주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요..

 

도둑으로써의 삶과 정직한 사람으로써의 삶..

그리고 도망자로 낙인 찍힌 장발장으로써의 삶과..

수 많은 이들에게 성인으로 칭송 받는 마들렌 시장으로써의 삶 등..

영화 내내 딜레마적 고뇌에 시달리며

 

"나는 누구인가??" 라고 울부짖는 장발장과..

 

"너 같은 놈은 절대 안 변해!!"

 

라고 말하며 한번 죄를 지은 죄인(Sinner)은..

설사 그 죄를 지은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 할지라도 결코 용서하지 않는..

강철같은 신념을 가진 사나이 자베르와의..

잡힐듯.. 잡힐듯.. 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추격전을 통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과 악의 기준이 진정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사랑과 용서가 가져올 수 있는 기적 같은 거대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반성해보고 또 많은 것을 느끼게끔 하는 《레 미제라블》 인데요..

 

하지만 전 솔직히 말해..

휴 잭맨이 연기하는 장발장에게 몰입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답니다..

비록 휴 잭맨이 브로드웨이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우는..

토니상까지 수상한 뮤지컬 배우 출신이긴 하지만..

영화 내내 억지로 쥐어짜는 듯한 모기 소리로 노래하는 장발장에게..

전 도무지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

 

영화 자체가 송스루 스타일로 진행되다가 보니..

목소리의 톤과 노래의 강약 조절등으로 관객들에게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만큼..

힘찬 목소리로 자베르의 굳건한 신념을 노래하는 러셀 크로우와..

자신의 불안한 처지와 여러 딜레마적 고뇌로 인해..

속삭이듯 노래하는 휴 잭맨이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아무래도 모기 목소리 장발장은 제 취향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ㅎ

 

제가 예전에 관람했던 《미스 사이공》이나 《명성황후》등도..

송스루 스타일의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몰입해서 감명 깊게 관람했던 기억을 떠올려봤을 때..

제가 장발장에게서 느꼈던 거부감은 송스루 스타일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하게 모기 목소리의 휴 잭맨이 저랑은 안 맞았던게 아니었나 싶네요.. ^^;;

 

※ 토요일(22일)에 한번 더 《레 미제라블》을 관람하면서..

휴 잭맨의 장발장을 좀 더 유심히 지켜봤는데요..

역시 저랑은 안 맞더라구요.. ^^;;

고음 부분은 차라리 듣기가 편한데..

그 외의 부분에서는 휴 잭맨의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가 영 듣기 거북하더라구요..

그래도 재판장에 찾아가 "내가 24601이요!!"라고 외치는 부분은 참 인상적이었네요.. ㅎ

비록 휴 잭맨의 연기는 딱 그 한 장면만 인상적이었지만 말이에요.. ^^;;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그녀들의 아리아(Aria)..

 

제가 《레 미제라블》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앤 해서웨이가 노래하는 'I dreamed a dream'과..

사만다 뱅크스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부르는 'On my own'..

이렇게 두 번의 아리아였는데요.. ㅎ

 

아마 《레 미제라블》을 재미없게 관람하신 분들도..

가슴속에 들어와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그녀들의 아리아만큼은..

정말 훌륭했노라고 인정하시리란 생각이 드네요.. ^^

 

인간으로써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판틴이 노래하는 'I dreamed a dream'을..

그저 놀랍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노래하는 앤 해서웨이의 모습은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더라구요.. ㅎ

 

여기에 열혈 혁명 청년 마리우스 퐁메르시를 짝사랑하며..

그저 지켜만 볼 수 밖에 없는 사랑의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에포닌이 부르는 'On my own'도 너무나 가슴 아팠구 말이죠.. ㅠ.ㅠ

 

전 특히 앤 해서웨이가 노래까지 그렇게나 잘 하리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 했던 까닭에..

그녀의 연기를 보며 느낀 놀라움이 한층 더 컸던 것 같아요.. ㅎ

(어쩜 목소리가 그렇게나 맑고 깨끗한지.. ^^)

그런데 리뷰를 쓰기 전에 이런 저럼 자료들을 찾다가 보니..

앤 해서웨이의 어머니께서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서 판틴 역할을 연기하셨었고..

당시 앤 해서웨이는 코제트 역할로 거론까지 됐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앤의 어머니께서 딸에게 훌륭한 재능을 물려주신 것 같죠?? ^^

 

그리고 에포닌을 연기한 사만다 뱅크스는..

이미 《레 미제라블》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에포닌 역으로 찬사를 받았던만큼..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감동적인 노래를 들려주더라구요.. ㅎ

(코르셋으로 질끈 조여 맨 사만다 뱅크스의 한 줌 허리는 놀랍다 못해 경악스럽기도 했구요.. ^^;;)

 

전 앤 해서웨이와 사만다 뱅크스의 감동적인 아리아를 들은 것만으로도..

《레 미제라블》이 꽤 만족스러웠답니다.. ^^

 

※ 두 번째 관람에서는 앤 해서웨이가 'I dreamed a dream'을 노래할 때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모든 표정과 눈빛 하나하나에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는데요..

전 이번 《레 미제라블》에서의 앤 해서웨이의 연기를 본 후..

그녀가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더라구요.. ㅎ

영화라서 가능한 스케일?? 난 영화라서 아쉬웠던 연출..

 

《레 미제라블》은 스크린에 담겨진 뮤지컬인만큼..

공연장 무대 위에서는 보여주기 힘든 스케일의 장면들을 보여주는데요..

 

CG가 아닌 실제로 수 백명의 목수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세트로 재현해 낸 19세기 파리의 거리라던지..

그렇게 재현된 파리 거리를 뒤흔드는 기병대와 프랑스 군인들..

여기에 산더미같은 바리케이트 위에 올라가..

혁명의 붉은 깃발을 흔드는 수 백명의 파리 시민 등이 그러하죠..

 

하지만 전 왠지 이런 장면들이 그다지 인상적이지가 않았는데요..

오히려 예전에 보았던 《미스 사이공》이나 《명성황후》같은 뮤지컬에서 봤었던..

화려한 조명과 무대 장치를 이용한 다양한 무대 연출이 훨씬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아마도 《레 미제라블》이..

극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아리아 위주로 진행되는 까닭에..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을 화면 속에 담아내기 위해..

근접 촬영된 장면들이 영화의 주를 이루고 있어서..

《레 미제라블》이 영화이기에 가능한 스케일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스케일이 느껴질만한 장면들은 많지 않았던게..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아직 《레 미제라블》을 관람하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영화가 전체 대사의 99.9%가 노래로 진행되는 송스루 형식이라는 것과..

혁명군과 시민군의 전투는 무대 위에서 가능한 스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다..

극히 짧다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보신 후에 관람 유무를 결정하시는게..

상영 도중에 극장을 뛰쳐나가는 불상사를 예방하시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네요.. ㅎ

(실제로 영화 상영 내내 계속 주무시거나 도중에 뛰쳐나가시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구요.. ^^;;)

 

이렇듯 저에게 있어 《레 미제라블》은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두 번째 관람을 하고 보니 기대가 컸다기 보다는..

휴 잭맨의 쥐어짜는 목소리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컸던 것 같아요.. ^^;;)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지만..

뭐, 그래도 앤 해서웨이와 사만다 뱅크스의 감동적인 아리아를 들었으니..

전 그걸로 만족할려구요.. ^^

 

그럼 이쯤에서 《레 미제라블》 리뷰는 마치기로 할께요.. ㅎ

모두모두 행복만 가득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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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2012, Les Miser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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