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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지겹기만한, 누군가에게는 환상적인 파이 표류기..^^ 라이프 오브 파이
jojoys 2013-01-04 오후 3:49:59 769   [0]

안녕하세요?? ^^

목도리에 장갑까지 꽁꽁 싸매고 다녀도 뼛속까지 시린 요즘이네요.. 으~*

하지만 그런 추위도 저의 영화 사랑을 막을 수는 없겠죠?? ㅎ

 

오늘은 새해 첫 영화(2일)로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이안 감독님의 《라이프 오브 파이》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얀 마텔이 쓴 동명의 원작 소설이..

전 세계 700만부의 판매 기록을 가진 베스트셀러라는 점 외에도..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6)》, 《결혼 피로연(1993)》으로 베를린 황금곰상..

《와호장룡(2000)》, 《브로크 백 마운틴(2005)》, 《색, 계(2007》등으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 2회, 골든 글로브 감독상 2회..

그리고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수상하신 이안 감독님의 작품이라..

국내에서도 크게 기대를 하고 계시는 영화팬분들이 많으시던데요.. ㅎ

 

과연 전 《라이프 오브 파이》를 어떻게 보고 왔을까요?? ^^

호기심 대마왕 소년의 227일간의 표류기..

 

잘 손질 된 푸른 잔디밭을 기린과 얼룩말이 한가로이 뛰어 놀고..

그 옆에 잔뜩 늘어 선 나무 위에서는..

나무늘보와 긴팔 원숭이가 따스한 햇볕을 쬐며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수십 마리의 홍학과 앵무새가 쉼 없이 재잘거리는..

인도 폰디체리에 위치한 아름다운 동물원..

그곳에는 호기심 대마왕 소년 파이(수라즈 샤르마)가 살고 있는데요.. ^^

 

온갖 영웅들의 모험담이 가득한 코믹북 대신에..

엄마가 들려주는 힌두신들의 스펙타클한 이야기들로 힌두교를 자연스럽게 접했고..

12살 때,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들른 성당에서 예수님을 알게 된 파이..

 

"힌두교를 통해 믿음을 알게 되었고 예수님을 통해 사랑을 배웠죠"

 

라고 말하는 파이는 폰디체리 서쪽 구역에 위치한 모스크에서..

이슬람교까지 받아들이게 되면서 한꺼번에 세가지의 종교를 믿는..

다소 엉뚱한 구석을 가지고 있는 소년이죠.. ㅎ

 

이처럼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는 사물과 행동 하나에도..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그 속에서 나름데로의 의미를 찾고..

또 그만큼 세상 모든 것들이 마냥 궁금하기만 한 호기심 대마왕 소년 파이..

 

결국에는 바로 그 호기심 덕분에 목숨까지 건질 수 있었던..

파이의 227일간의 표류기가 시작된답니다.. ^^

 

언제나 제가 그렇듯.. ^^;;

이번 《라이프 오브 파이》 또한 미처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 했는데요.. ㅎ

그런 이유로 이번 리뷰도 원작을 배제한 영화만 놓고 이야기를 해볼께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성인이 되어 캐나다의 프랑스인 마을에서 살고 있는 파이가..

소설책을 쓰기 위해 이야기 거리를 찾을 목적으로 방문한..

한 캐나다인 소설가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경험담인데요.. ㅎ

 

영화의 시작부터 멀쩡하게 장성한 파이를 보여주는 까닭에..

227일간의 표류기 내내 파이의 생존 여부를 궁금케 하는 긴장감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영화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ㅎ

 

하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의 매력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는 긴장감 등이 아니라..

227일이라는 시간 동안..

파이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함께 표류하는 동안에 겪은..

흥미로운 모험담과 함께..

때로는 몽환적인 모습으로 파이를 찾아왔다가..

또 때로는 악마와 같이 돌변해 파이를 덮치는..

다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다는 것이랍니다.. ^^

파이와 거대 고양이의 달콤살벌한 동거(?) 생활.. ^^

 

일본 화물선 침춤호를 타고 캐나다를 향해 가던 파이네 가족..

하지만 마닐라에서 출항한지 4일째 되던 날 새벽..

거대한 태풍을 만나 침몰하고 마는데요.. ㅠ.ㅠ

 

다리를 다쳐 일어서지도 못하는 얼룩말..

바나나 더미를 타고 유유히 흘러 온 새끼 잃은 오랑우탄, 오렌지쥬스(얘 이름이에요.. ^^;;)..

그리고 파이를 비롯해 얼룩말과 오렌즈쥬스까지..

호시탐탐 잡아 먹을 궁리만 하는 탐욕스러운 하이에나와..

커다란 덩치와는 다르게..

자기도 나름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라고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을 해서는..

은근히 귀엽고 깜찍한 매력을 뽐내는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까지..

이렇게 1명의 사람과 4마리의 동물이..

좁디 좁은 구명정 위에서 소생태계를 이룬체 정처 없이 표류하기 시작하는데요.. ㅎ

 

《라이프 오브 파이》 이야기의 태반이 바로 이들의 표류..

좀 더 정확하게는 파이와 리처드 파커의 기묘한 동거 생활이랍니다.. ^^

 

누구나 호랑이와의 동거 생활이 무섭게 느껴지겠지만..

특히, 어린 시절 아빠의 강요로 인해..

리처드 파커의 잔인한 면모를 바로 눈 앞에서 지켜봐야했던..

파이가 느끼는 공포심은 어마어마한데요..

 

하지만 망망대해에 떠 있는 구명정이라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놓인 파이는..

리처드 파커가 배고픔 때문에 자신에게 달려들지 않게 하기 위해..

낚시를 해서 먹이도 주고 양동이에 빗물을 받아 마실 물도 주는 등..

리처드 파커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이상 파이에게 리처드 파커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계속해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또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로써의 의미로 다가오게 된답니다.. ㅎ

 

《라이프 오브 파이》가 보여주는 리처드 파커와 파이의 기묘한 동거기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요..

하지만 전 솔직히 말해 딱히 파이와 리처드 파커가 교감을 나눈다던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들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아마도..

파이와 리처드 파커간의 우정이 상호 작용으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적으로 파이가 리처드 파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만 의지한 것으로 영화 속에서 그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리처드 파커가 말을 못하는 짐승이다보니..

둘 사이의 감정의 교류 등의 부분을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었나봐요.. ^^;;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리처드 파커가 99%의 CG로 탄생된 호랑이인만큼..

단순하게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을 한 리처드 파커의 모습으로만..

둘 사이의 감정의 기류를 묘사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전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ㅎ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함께 하는 파이의 표류기..

 

다소 밋밋하다면 밋밋할 수 있는 파이의 표류기를..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여러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으로 달래주는데요.. ㅎ

 

아주 작은 일렁임조차 없이 매끈한 바다 수면을 빨갛게 물들이는 바다의 일몰..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듯 촘촘하게 수놓아진 별들의 모습..

야광충이 빛을 발하는 밤바다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과..

온몸에 야광충을 두른체 멋진 점프를 보여주는 거대한 고래..

그리고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미어캣 주민(?)들이 거주하는 두 얼굴의 부유섬 등..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마치 파이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아니라..

태풍으로 인해 판타지 세계로 빠져 들어가..

그곳을 여행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아름다운 자연 경관들을 보여준답니다.. ^^

 

비록, 《라이프 오브 파이》가 긴장감 넘치는 표류기를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사색적인 스토리의 영화에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영화 취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하는 파이의 표류기가..

그리 심심하지만은 않게 느껴지시리란 생각이 드네요.. ^^

누군가에게는 지겹게만, 또 누군가에게는 환상적이게 느껴질 파이의 표류기.. ^^

 

부제에 쓴 것 처럼 《라이프 오브 파이》는..

보시는 분의 영화 취향에 따라..

극과 극의 평이 나올 가능성이 다분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ㅎ

 

이야기 자체가 갈등의 고저가 딱히 뚜렷하게 없는 까닭에..

역동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자리를 박차고 상영관을 뛰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또 어떤 분들에게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함께하는 파이의 표류기가..

한편의 아름다운 판타지 소설을 감상한 것 같은..

환상적인 기분이 들게끔 해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

 

전 예수님을 만나게 해준 것을 힌두신 비슈누에게 감사드리는..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 파이의 표류기를 나름 흥미롭게 지켜봤지만..

영화 속에 표현된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이성과 감성 등에 관한 여러 장면들이..

머릿속으로는 "아.. 이런것들을 말하고 싶었던거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지만..

꽤나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묘사로만 느껴진 탓에..

가슴에까지 전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영화였네요.. ^^;;

 

막연하게나마 227일간의 파이의 여정을..

스크린 속에 압축하는 과정에서 놓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만 《라이프 오브 파이》 리뷰는 마칠께요.. ㅎ

 

전 그럼 내일 《마이 리틀 히어로》 시사회 다녀와서..

모레쯤 또 리뷰 올리도록 할께요.. ㅎ

모두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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