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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다... 문라이즈 킹덤
ldk209 2013-02-06 오후 3:38:56 854   [0]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다... ★★★★

 

조숙하고 똑똑하지만, 사고로 부모를 잃고 위탁가정에 맡겨진 12살 샘은 연극 <노아의 방주>에 까마귀로 출연한 수지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일 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외로움에 공감한 둘은 샘이 스카우트 야영을 위해 뉴펜잔스 섬에 다시 돌아오자 어른들 몰래 도망을 친다. 샘과 수지가 사라지자 섬의 어른들은 혼비백산 놀라 둘의 행방을 찾게 되고, 아지트에서 샘과 수지는 둘만의 사랑을 속삭인다.

 

<문라이즈 킹덤>은 한마디로 말해 웨스 앤더스만이 만들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다. 파스텔톤의 화면은 일단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답고, 이 영화가 한 편의 동화임을 계속 귀에 대고 속삭여 주는 듯하다. 작은 소품들-예를 들면 건전지로 동작하는 턴테이블이라든가 책 표지, 그리고 스카우트 뱃지 등-과 만화의 느낌을 주는 미장센도 묘하게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촬영이나 연출도 정겹다. 인물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트래킹 숏은 나올 때마다 아련하고 인물들의 대화 장면과 주위 풍경도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내용상으로 보면 일종의 아이들의 소동극인데, 아동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하면 그럴싸해 보인다. 시종일관 어른들이 좌충우돌하며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주며, 비록 친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행복을 위해 모험을 아끼지 않는다는 설정도 익숙하기 때문에 편안한 감상을 가능하게 해 준다.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조금 민망한 장면이 있을 수도 있는 데, 동화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면서 오히려 코믹함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첫 키스 장면에서 샘이 모래 얘기를 하는 것처럼)

 

<문라이즈 킹덤>을 얘기함에 있어 배우들의 연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연기한 두 아역배우가 눈에 쏙 들어온다. 특히 수지를 연기한 카라 헤이워드의 매력이 돋보인다. 그런데 주연인 두 아이가 처음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연기가 가능했던 건 연출의 힘도 있겠지만, 조연으로 출연한 내로라하는 어른 대배우들의 역할로 인해 가능했을 것이다.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프랜시스 맥도먼드, 틸다 스윈튼 등 혼자만으로도 능히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의 배우들이 연기력 과시를 위해 나서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적당한 수준에서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자체가 바로 이들이 대배우임을 증명해주는 것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며 계속 미소 짓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웨스 앤더슨이 어린 시절 스카우트를 하며 실제로 자기가 해보고 싶었던 여러 가지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아마도) 그런 것 있잖은가.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프라모델을 어른이 돼서 하나 구입해 방안에서 혼자 조립하며 짓게 되는 행복한 미소, 그 미소가 영화 속에 가득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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