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안녕 굿바이 사요나라 맥클레인..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ldk209 2013-02-13 오후 4:54:46 922   [2]

 

안녕 굿바이 사요나라 맥클레인.. ★★☆

 

뉴욕 민완형사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을 내세운 <다이 하드>가 첫 선을 보인 게 1988년, 이후 1990년 <다이 하드 2>에 이어 1995년 <다이 하드 3>으로 시리즈는 막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무려 12년이 지난 2007년 존 맥클레인은 노구를 이끌고 바뀐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테러를 막기 위해 <다이 하드 4.0>으로 돌아왔다. 당시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 하드> 다음 편에 나올 땐 휠체어를 끌고 나올 것이라며 농담하던 인터뷰 영상을 최근에 보게 되었다. 그 장면을 그냥 나대로 해석하자면, 브루스 윌리스로서도 더 이상 이 시리즈가 지속되는 걸 별로 원치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왜냐면 <다이 하드 시리즈>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브루스 윌리스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였기 때문이며, 이 정도로 마무리 되는 게 자신에게도 영광이라는 판단이었을 게다(브루스 윌리스 = 다이 하드). 그나마 기대 이상으로 나왔기에 망정이지 어쩌면 브루스 윌리스로서는 <다이 하드 4.0>에 대해서도 조금 불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브루스 윌리스의 예상(?)을 깨고 <다이 하드 시리즈>의 다음 편이 고작(!) 5년 만에 선을 보이게 됐다. “일찍 죽어 영웅이 되든가. 오래 살아남아 역적이 되든가” <다크 나이트>에 나오는 이 철학적 대사는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막을 내릴 타이밍을 놓치고 조금이라도 목숨을 연명해보고자 하는 영화에게도 아주 적합한 대사가 되었다. 그러니깐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이후 <다이하드>)는 단적으로 <다이 하드>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와서는 안 될 영화였다.

 

반대로 보자면, <다이 하드> 시리즈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럭저럭 볼만한 액션영화라는 의미도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시종일관 거대한 물량을 투입해 박살내는 데 일정한 성과를 보인다. 도로와 차량을 박살내며 달리는 카 체이싱 장면이라든가, 호텔에서의 액션 장면, 그리고 마지막 핵발전소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그것만 떼어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는 쾌감을 안겨준다. 문제는 마구잡이로 때려 부순다고 그것이 곧 잘 만든 액션영화도 아니거니와 심지어 <다이 하드>가 액션영화로서 인기를 끈 원인이 이런 액션의 거대함과 별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다이 하드 시리즈>는 말 그대로 별 볼일 없고 인생 고달픈 민완형사가 재수 없게 테러에 휘말려 홀로 고군분투하는 영화이며, ‘죽을 것 같은 고생’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그 낙천성이 두드러진 액션영화였다. 존 맥클레인은 일당백의 영웅도,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슈퍼히어로도 아니다. 그는 그저 얻어터지고 바닥을 구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끈질김으로 악당을 구석에 몰아넣는 질긴 형사일 뿐이다. 대게 그의 파트너들이 액션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존 맥클레인의 분투는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없다.

 

그런데 새로운 <다이 하드>는 시리즈의 특징과는 별 상관이 없는 평범한 액션 영화에 그치고 말았다. 애당초 존 무어가 감독을 맡았을 때부터 불안하다는 평가가 줄줄이 나오곤 했으니 어쩌면 예상에 그대로 들어맞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해야 하려나. 존 맥클레인이 이피카피예이 머더 퍼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게 곧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새로운 <다이 하드>는 이제 그만 존 맥클레인을 놔주어야 할 때임을, 아니 그 때가 늦었음을 입증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안녕, 굿바이, 사요나라 존 맥클레인.

 

※ <다이 하드> 1편을 단성사(아마도)에서 본 이후 가급적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영화는 꼭 챙겨보고는 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벤트 당첨 예매권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93565 [헨젤과 그..] [헨젤과 그레텔] 3D시사회 리뷰 - 가차없이 성인들을 잔혹,통쾌,후련하게 만들어주는 nikita9 13.02.19 599 0
93564 [베를린] 베를린 리뷰 2차 - 한국의 본시리즈가 아닌 한국의 첩혈쌍웅, 그리고 한석규,류승범 nikita9 13.02.19 747 1
93563 [실버라이닝..]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영화 fornnest 13.02.19 1061 0
93562 [남쪽으로 ..] 유쾌하게 국가주의에 딴지를 걸다... ldk209 13.02.19 1052 0
93561 [잊혀진 꿈..] 잊혀진 꿈의 동굴-거장의 숨결과 의미가 살아있는 3D 영화 sch1109 13.02.19 400 0
93560 [비스트] 운명과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기.. ldk209 13.02.18 437 0
93559 [헨젤과 그..] 말그대로 정말 성인동화네~ fornnest 13.02.17 606 0
93558 [다이하드:..] 다이하드한 맥클레인 패밀리가 온다 nuno21 13.02.17 570 0
93557 [센스 앤 ..] 센스 앤 센서빌리티-배우들의 매력과 영상미가 잘 어우러지다 sch1109 13.02.17 811 0
93556 [컨빅션] 컨빅션-잔잔하고 담백하게 실화를 풀어내다 sch1109 13.02.17 494 0
93555 [굿바이 홈런] 본인의 좌우명을 가슴 깊숙히 파고 들게 하는 다큐 영화 fornnest 13.02.16 226 0
93554 [7번방의 ..]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저능아니라 ㅠ.ㅠ scarlet7392 13.02.15 917 1
93553 [로봇 앤 ..] 로봇&프랭크-자막이 좀 그랬지만..볼만했다 sch1109 13.02.15 630 0
93552 [남쪽으로 ..] 남쪽으로 튀어 후기 tmdcks333 13.02.14 750 0
93550 [베를린] 그들만의 소문난 잔치 cho1579 13.02.14 890 0
93549 [7번방의 ..] 뼈가 있는 7번 방의 이야기 cho1579 13.02.14 851 0
93548 [다이하드:..] 브루스윌리스의 실감나는 액션!! sshj0605 13.02.14 776 0
93547 [제로 다크..] [제로다크서티]빈라덴암살,그10년의비밀이벗겨지는순간.. jh12299 13.02.14 997 0
93546 [7번방의 ..] 신체적 취약계층의 슬픈 초상 결코웃을수 없었다. (1) greenboo153 13.02.14 1115 2
93545 [7번방의 ..] 우연찮게 받은 따뜻한 선물같은 영화! yuhaang 13.02.13 1190 1
현재 [다이하드:..] 안녕 굿바이 사요나라 맥클레인.. ldk209 13.02.13 922 2
93543 [러브레터 ..] 감성을 촉촉하고도 흥건하게 적셔줄 멜로물의 걸작 fornnest 13.02.13 832 0
93542 [마이 리틀..] 마이 리틀 히어로-뻔하긴 하지만 나름 울림을 준다 sch1109 13.02.13 1094 0
93541 [베를린] 동.서진영의 정보원의 각축장 베르린 (1) greenboo153 13.02.12 1287 2
93540 [다이하드:..] 화려하게 중무장한 액션 하나만을 선보이는 영화 fornnest 13.02.11 852 1
93539 [두 개의 선] 두개의 선-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다큐멘터리 sch1109 13.02.11 842 0
93538 [마진 콜 ..] 마진콜-진한 씁쓸함을 남기다 sch1109 13.02.11 1051 0
93537 [그르바비차] 그르바비차-우리나라에선 만나기 힘든 보스니아 영화를 만나다 sch1109 13.02.09 671 0
93536 [박수건달] 박수건달-박신양의 코믹연기가 나름 웃음을 주게 한다 sch1109 13.02.09 1213 0
93535 [남쪽으로 ..] 김윤석만 튀어. 나머지는 그냥 뛰어. jksoulfilm 13.02.07 1045 1
93534 [베를린] [무비스트] 감사합니다. 영화 재밌게 봤습니다. ohsungmoon 13.02.07 890 0
93532 [신세계] [영화 신세계] 각각매력터지는 세남자.엄청난배우+이야기꾼감독 jh12299 13.02.07 1604 0

이전으로이전으로61 | 62 | 63 | 64 | 65 | 66 | 67 | 68 | 69 | 70 | 71 | 72 | 73 | 74 | 75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