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의 액션스타 이소룡 사후, 합의 예술인 절권도와는 다른 코믹 액션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성룡이 <차이니즈 조디악>과 함께 내한했다. 성룡은 90년대 국내 명절의 공중파 채널을 독차지했던 <취권>의 대가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 <나 홀로 집에> 케빈과 함께 식상함을 이유로 자취를 감추었기에, 한국 영화시장에서 아직 흥행파워가 남아있을까 우려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차이니즈 조디악>은 80~90년대를 호령하며 하나의 장르가 된 ‘성룡 영화’의 완숙, 그 자체였다. 초반의 버기롤링과 후반의 스카이다이빙도 상상 이상이지만, 중반에 페이크아트 생산 공장에서 조명우산 등의 아이템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액션으로 연결시키는 성룡의 전매특허 ‘소품 액션’은 단연 일품이다. 혹자는 성룡의 영화가 발전 없이 20세기에 정체되어 있다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재키 찬’이라는 추억을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세대들에겐 변함없는 그의 레퍼토리가 축복이라고 할만하다. 최근 중화권 영화들이 대체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첫 주에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에도 그의 작품을 응원하는 팬들이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차이니즈 조디악>의 엔드 크래딧에는 액션배우로서의 성룡이 남긴 유언 같은 독백이 있는데, 항상 팬들을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고로 성룡이 한때 블록버스터를 그만 찍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사건은 싹 잊어버려도 될 듯하다. 다음 작품에서도 권상우와 같은 한류스타와 협업하면서 멋진 소품 액션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