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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호기심 많던 그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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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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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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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07 오전 9:1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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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면서 육체발달과 동시에 호기심 가득할 시절이 사춘기가 아닌가 한다. 사춘기를 겪지 않는 사람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 시기는 누구에게나 정말 중요한 때이다. 우리는 유독 그 때 ‘성’이란 것에 대해 민감하며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기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본다. 사실, 필자는 ‘성’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된 시기가 고교시절이었고, 여성이기에 남성들이 보냈을 사춘기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단, 남학생이 성에 대해 갖는 관심도가 여성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밖에…. 그런 필자에게 남학생들이 보낸 사춘기를 조금은 과장되면서도 솔직하게 담아낸 ‘몽정기’는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을 주는 영화였다.
사람마다 시기가 틀리긴 하나, 사춘기를 겪는 나이때는 13살 이후부터 20대가 되기 전까지 라고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이란 것에 무지할 수 밖에 없으며 사춘기란 것이 닥쳤을 땐, 호기심이 넘쳐나면서 ‘성’에 대한 관심도 역시 최고치를 달리게 된다. 현대 사회의 경우야 인터넷이란 이란 엄청난 정보바다가 존재하므로 원하는 정보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지만, 필자가 중학교 시절을 보낼 때만 해도 ‘성’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가끔 오빠방을 뒤져 찾아낸 무언가를 하나씩 들고 올때면 반전체가 뒤집어지곤 했던 재밌는 기억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여학생들과는 달리 남학생들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성’에 대해 탐구했다고 알고있다. ‘몽정기’의 네명의 몽정아들만 보아도 그들이 ‘성’에 대하여, 또는 ‘여자의 육체’에 관하여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관심 때문에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걸 알수있다.
‘몽정기’의 네명의 남아들은 만날때마다 끊임없이 토론하고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론을 바탕으로 실전을 경험해 볼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아주 작은 것에도 민감해져 버리는 이들은 학교에서도 통제되지 않는 자신들의 물건 때문에 철봉을 찾아야 하는 곤혹을 치루는 일이 허다하다. 안그래도 힘든 이들에게 나타난 교생선생 유리 때문에 아이들은 과감한 내기까지 시작해버린다. 교생 선생님은 학창시절에 아주 짧게 경험할 수 있는 무척이나 신선한 존재이다. 남중, 여중, 남고, 여고를 다니는 모든 학생들에게 성이 다른 교생 선생님이란 그 이름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몽정기’에서는 사춘기시절 아이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교생선생님이란 존재를 출현시킴으로써 첫사랑을 느끼게 되는 순수한 감성까지 무리없이 잘 그려내고 있다.
나이가 어리고 뭘 모를때라고 하여 사춘기를 겪는 십대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일시적인 감정이라고 판단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오히려, 세상을 잘 알지못하고 흔히 때묻지 않았다고 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난 사랑의 감정은 성인이 되어 느끼는 사랑보다 더 절실할 수가 있다. 영화속 네명의 아이들 중 동현은 유리를 짝사랑하면서 자신의 성욕을 통제하는 법을 깨우치게 되고 그 속에서 올바른 성 가치관을 정립한다. 비록 이룰수 없어 아픈 사랑에 그쳤지만 그 아픔을 통해 동현은 다른 아이들보다 성숙해졌다. 성욕을 분출해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동현의 모습을 통해 사춘기 시절, 한걸음 한걸음 성숙해 나가는 우리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 고교시절부터 짝사랑하던 선생님을 다시 만나기 위해 교생으로 돌아온 유리의 모습에서도 그녀가 십대시절 가졌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느낄수 있다.
유리가 병철에게 가지고 있는 사랑의 마음은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환상속에 갇혀있는 감정이라고 여겨질수도 있지만 유리의 이런 감정은 첫사랑을 나타내기 위함이 아니었나 한다. 첫사랑은 우리가 아무런 조건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첫사랑의 상대인 그 사람 하나만을 보고 막연히 시작되는 사랑이다. 이유없이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마냥좋고, 너무나 순수한 감성만이 존재할 시기이므로 첫사랑을 이룰 수 없어 받은 상처는 평생 기억되기 마련이다. 유리의 사랑은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그 사랑을 이룬 대리만족을 주고 또 첫사랑을 이루려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사춘기 시절이라는 것, 사랑할 수 있는 감성이 있고 상처받을 수 있는 감성이 가장 풍부했기에 더더욱 아름다운 시절이 아니었나 한다.
다소 과장된 연출과 노골적인 대사로 민망한 부분이 적지않은 영화지만, 올 하반기에 만난 코미디 영화중 가장 뛰어났다고 여겨진다.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음으로써 시종일관 관객을 폭소에 빠트리며 그 속에서 우리가 겪었던 사춘기 시절도 떠오르게 만든다. 나도 저랬을 때가 있었지 하며 우리가 정말 순수했고 호기심 많던 그 시절을 유쾌한 웃음과 따뜻함으로 가득채운 몽정기. 지금도 몽정기를 겪고 있는 많은 남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풋풋하고도 자극적인 영화다. 하반기 우리 나라 코미디 영화에 실망만을 느꼈던 영화팬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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