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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 천재 건달, 큰형님보다 무서운 적수를 만나다. 파파로티
greenboo153 2013-03-16 오후 8:04:06 657   [0]

타고난 악기(성대)로 세상을 울리다.

영화는 보상심리의 절정이다. 인간은 자신의 못다한 안타까움을 상대에서 찾는다. 파파로티는 이태리 유학까지 간 촉망 받는 성악가였으나 병으로 인해 중도 포기하고 음악선생이 된 상진(한석규)의 인생여정을 되찾는 보상심리에서 출발 했다.

<파파로티>의 장호(이제훈)는 폭력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성악을 꿈꾸고 있으니, 상진과 장호가 톰과 제리처럼 맞부딪치는 초반전의 굉음은 시끄럼 자체다. 그러나 음악이라는 속성이 하모니에 있듯 이들은 금방 공통분모로 찾게 되는데 이 두 남자가 싸우고/화해하고/오해하고/이해하고/동지애를 쌓아가는 과정을 익숙한 패턴으로 전시해 나가는 것이 영화의 풀롯이다.

낮에는 학생-밤에는 조폭이 되는 장호의 이중생활을 그린 이 찬한 영화는 또 하나의 사연으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투사 시키지만 ‘장호와 장호가 믿고 따르는 조폭형님 창수(조진웅)’의 관계가 또다른 인간적 향수를 던지며 아쉬운 이 드라마의 페이소스를 자극한다. 역시 남자다움과 의리로 조직폭력은 미화되고, 이야기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마음 따뜻한 엔딩으로 내닫아 비정으로 일관한 조폭성 뒷여운이 섬뜩하고 싸늘치만은 않았다.

대충 줄거리는 이렇다. 성악 천재 건달 vs 문제적 선생 그들의 까칠한 앙상블이 시작된다! 한 때 잘 나가던 성악가였지만 지금은 촌구석 예고의 음악 선생인 상진(한석규). 싸늘한 교육열, 까칠함만 충만한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미션이 떨어진다. 천부적 노래 실력을 지녔으나, 일찍이 주먹세계에 입문한 건달 장호(이제훈)를 가르쳐 콩쿨에서 입상 하라는 것. 전학 첫날 검은 승용차에 어깨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것도 모자라, 수업 중에도 ‘큰 형님’의 전화는 꼭꼭 챙겨 받는 무늬만 학생인 장호가 못마땅한 상진. 장호의 노래를 들어볼 필요도 없이 결론을 내린다. 이 영화의 전반부(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냐?!)는 이렇게 끝났다.

주먹과 노래 두 가지 재능을 타고났으나 막막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주먹세계에 뛰어든 장호. 비록 현실은 ‘파파로티’의 이름 하나 제대로 모르는 건달이지만 타고난 성대로 성악가가 되고픈 꿈만은 잊은 적 없다. 이런 자신을 가르텨 주긴 커녕 툭하면 개난 소나 취미로 하는 게 클래식이냐면 사사건건 무시하는 쌤 상진의 태도에 발끈하는 장호. 그래도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장호는 험난하고 까칠한 상진과으 관계를 이어간다. “쌤요, 내 똥 아입니더!” 이렇게 중반까지 영화의 줄거리다.

이렇게 주요설정이 뻔한 줄거리이지만, 영화 속 상진과 장호의 캐릭터가 시선을 잡는 것 외 역설적이게도 출연 배우들의 각자 맡은 역에서 빛났다. 밀도 낮은 서사에 의해서 배우의 연기가 사장되는 경우와 달리, <파파로티>는 배우가 내러티브의 구멍마저 길어 올리는 영화라는 평이다. 도식적으로 얽힌 갈등 라인이 한석규를 통과하면서 현실감 있는 디테일을 얻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어눌하지 않은 성악 제스처와 무대매너와 표정연기를 보여준 이제훈의 존재감도 성숙도를 돋보이게 했다. <파파로티>는 음악영화라는 대음악가의 이름대로 영화의 요소에서 배우의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켰고 무게감 있는 배우가 장악해 낼 수 있는 존재감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영화인 셈이다.

클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음악에 전반에 대한 야심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화면가뜩 체워진 귀에 읽은 클래식은 음악에 문외한인 필자를 비롯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별은 빛나건만’, ‘네순 도르마’ 등을 선곡한 걸로 보면, 이 작품이 ‘적당한 유머와 익숙한 감동’으로 대중에게 안전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작품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 아닐까 싶다. 역시 대중은 음악에 약하다. 그리고 무게감 있는 음악가에 취하게 되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파파로티을 표제로 건 본 영화로써도 이 방법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전문가의 평대로 <소름> <청연> <나는 행복합니다>에서 확인한 윤종찬 감독의 소유격이라 할 만한 그 무언가의 부재는 확실히 아쉽다. <파파로티>는 윤종찬 감독 영화 중 가장 좋은 흥행 스코어를 얻을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대신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는 관객은 가장 적을 영화이지만, 한석규+이제훈 세대를 대표하는 연기력 엄친아 교장 오달수, 든든한 형님 조진웅, 김천예고 마스코트 강소라, 스크린 가득 전율과 카타르시스가 화면 가뜩했다는 평을 낳았다.


(총 1명 참여)
greenboo153
조폭과 성악은 유사업종인가? 소리를 질러야 하는 의미에서....   
2013-03-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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