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이어 2012 올해의 독립영화상, 제29회 선댄스영화제 한국영화
최초 심사위원 대상, 제19회 브졸아시아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최초 황금수레바퀴상 등을 수상하
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지슬> 곁으로 다가가 본다.
춘자의 웃음 상표의 달리기 만철이의 사랑이 멈추던 날 운명은 역사가 되었습니다.
1948년 11월. 제주섬 사람들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 피난길에 오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디서부터 일어나고 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산 속으로 피신한 마을 사람들은
곧 돌아갈 생각으로 따뜻한 감자를 나눠먹으며 집에 두고 온 돼지 굶주릴 걱정, 장가갈 걱정 등
의 소소한 가정사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어느 특정 사건에 관해서 공식적으로 긍정적이라든지 부정적으로 공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서술하는 사건들이 나라별로 존재하고 결정하기를 꺼려한다기 보다는 시대 자체가 허용치 않기
때문에 미결의 언젠가는 풀어야할 크나큰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런 크나큰 과제를 영화화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한 행동이요, 어찌 보면 용감한 행동이다. 영화 <지슬>은 크나큰 과제중의
하나인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다가와 무모한 행동이라든지 용감한 행동 둘중 어느쪽에 판단 무
게를 두게 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무모한 행동도 아닌 그렇다고 용감한 행동도 아닌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보이는 예술적 행동이라는데에 한층 무게를 두고 싶어진다. 제주 4.3 사건은 무거울
대로 무거운 이야기의 소재이다. 그러나 영화 <지슬>은 진중함속에 유머라고 그럴까? 무거움속
에서 웃음의 연계를 잃지 않게끔 웃음 코드를 요소 요소에 배치한다. 그리고 무었보다 이 영화의
장점이자 특징으로 언급할 것 같으면 영화의 소재와 표방하고자 하는 이미지, 배경등이 함축되
있는 아름답고도 그윽한 실루엣이 교차하는 영상미에 있겠다. 영화 <지슬>은 한 개체, 주체, 배
경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동기와 과정을 나열해 가면서 결론은 관객의 판단에 맡기
게끔 결론의 열쇠를 쥔 요소를 실루엣 처리하며 마무리 짖는다. 여기서 실루엣 처리란 영화 <지
슬>이 가진 영화적 요소들이 확연한 이미지 보다는 이미지의 잔상을 남기듯이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게 그림자를 남긴다는 뜻이다. 그런 스크린을 말없이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드는
생각은 제주 4.3 사건이란 소재 보다 아름다은 영상 철학이 담긴 한편의 격 있고 수준 높은 한편
의 예술 영화를 만난 기분이 뇌리와 가슴에 점철되어 오는 영화 <지슬>을 여러분께 추천드리는
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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