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아는 강우석 감독. 격투 액션 코믹 감동의 확실한 오락 영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오락 영화의 거장 강우석 감독의 신작 <전설의 주먹>은 딱 강우석 감독이 지향하는 액션과 적당한 재미와 코믹, 감동을 적절히 버무린 그런 오락 영화로 탄생해준 것 같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싸움 좀 했던 그런 소위 짱(?) 들이 온갖 세상만사 모진 풍파 다 겪고 나서 이제는 40대 가장이 되어 만나 방송국 격투 프로그램에 나와 다시 한 번 주먹질을 하게 되는 그런 극적인 이야기. 그저 이런 소재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고 볼 수 있겠다.
언뜻 소재와 분위기를 보면 딱 생각나는 영화 2편이 있는데, <친구>와 <주먹이 운다> 이다. 학창시절 이야기와 어떤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느낌은 <친구> 를 많이 닮아 있고, 감동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느낌은 <주먹이 운다>를 많이 닮았다. 딱 이 2편의 영화를 버무려놓은 느낌. 허나, 솔~직히 말해서 절절한 감동과 애잔함과 안타까운 그런 느낌은 <주먹이 운다> 를 능가하지는 못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아버지들의 마음만큼은 충분히 잘 대변해주고 그들에게 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괜찮게 다가올 영화일듯하다. (물론 이들의 학창시절은 흔치 않은 학교 폭력 '가해자' 의 아버지이기도 하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이런 거다!!!!!!! (효도하자.ㅠ)
역시나 요즘 대세(언제나 타율 좋으신) 황정민을 넘버원 주축으로 하여 유준상, 윤제문 같은 듬직한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 안정된 연기와 딱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처절함과 눈빛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나 황정민, 유준상이 격투기 액션을 하기 위해 만든 근육과 몸은 어휴 존경스럽기 까지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애환을 잘 표현해준 그들이다. 물론, 싸움 짱, 주먹 좀 쓰던 애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영화에서 약간 스치듯 다루는 '학교 폭력' 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도 많이 남아 있지만 어쨌거나 그들도 나중에 크고 보면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이 모진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과는 달랐던 과거의 학창 시절 이야기와 현재의 교차 연출로 더욱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153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개인적으로 평소에 잘 보지 않았던 UFC를 간접적으로 나마 보는 듯한 느낌의 격투 액션 장면들과 점점 드러나는 과거의 아픈 상처들, 우정 이야기들을 왔다 갔다 보여주기에 영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잘 본 것 같다. 보기만 해도 처절하고 땀내나고 숨가쁜 격투 액션, 적절한 우정과 감동이 같이 잘 버무려져 만들어진 오락 영화. 특히나 한국적인 강우석 감독의 오락 영화. 역시 강우석 감독은 관객들이 어떤 것에 재미있어 하는지 잘 아는 감독 같다. 과연 흥행은 어찌 될련지 궁금하다.
- 황정민, 유준상도 있는 '왕' 자는 과연 내게도 있을까.
-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재밌고 괜찮았음.
- 너무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내려해서 어색함도 있고 미진한 부분도 있고 완벽히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이 정도면 누구나 재밌어할 확실한 오락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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