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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최고] 동화같은영상,사랑_문라이즈킹덤!! 문라이즈 킹덤
jh12299 2013-04-03 오후 4:44:08 1066   [1]

안녕하세요?

동화 같은 이미지로 깜찍하고 당돌한 사랑을 다룬 ‘문라이즈 킹덤’ (Moonrise Kingdom)!!!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Wes Anderson)감독의 작품으로 1965년 가상의 뉴 펜잔스 섬을 무대로

문제적 소년과 소녀의 귀여운 사랑의 도피를 다루고 있습니다.

거대한 폭풍을 앞두고 사라진 아이들, 그들을 찾기 위한 어른들과 스카우트 대원들이 겪는

좌충우돌 소동 속에서 균열이 일어난 가정의 해체와 결합 그리고 애정의 결핍과 보충을 이야기 하고 있죠.

 

동화 같은 이미지가 느껴지는 ‘문라이즈 킹덤’의 포스터/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최근 ‘빅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팀 버튼(Tim Burton)감독의 전시회가 진행 중인데요,

만약 팀 버튼 다음으로 영화 감독에 대한 전시회가 열린다면

웨스 앤더슨 감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웨스 앤더슨 감독 역시

독창적인 스타일로 자기만의 색깔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받은 느낌을 이야기할 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영화가 ‘동화적’이라는 것인데요,

이러한 느낌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잘 짜여진 이미지입니다.

웨스 앤더슨만의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인 것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정교한 구조로 만들어진 팝업북을 본 듯한 느낌이었어요.

영화의 메인 포스터도 현실의 비율을 무시한 그림 같은 배경에 사진을 종이인형처럼 오려낸 듯한

인물들의 배치가 본 페이지와 연결됨과 동시에 분리된 입체로 보이는 팝업북의 한 페이지 같지 않나요?^^

 

*미장센[mise-en-scéne] 카메라 앞에 놓이는 모든 요소들

(연기ㆍ분장ㆍ무대장치ㆍ의상ㆍ조명 등)이 조화된 상태로,

‘화면 내의 모든 것이 연기한다’는 관점에서 영화적 미학을 추구하는 공간연출 방식

 

문라이즈 킹덤에서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이미지 출처; DennisCHEN.me님이 플리커에 올린 사진

 

하드커버 속에 숨겨져 겉보기에는 평면적으로 보였던 동화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접혀있던 종이가 일어서면서 3차원 입체로 눈 앞에 펼쳐지는 팝업북처럼

이 영화도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와 무심히 흘러간 화면 속에 실제로는 간결하지만

의미심장한 단서들이 숨어있고, 그것들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로를 지지대로 삼으며 일어서는

입체적인 구성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화면 구성의 디테일

팝업북과도 같은 이 영화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며 보기 위해 가장 유심히 보아야 할 부분은

영화의 도입부입니다. 폭우로 추정되는 빗소리 속에 천둥이 치는 가운데,

가위-섬의 해안가에 위치한 집을 그린 그림-체크무늬 빨간색 가방이 차례로 걸려 있는 벽을

첫 장면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천천히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녹음기가 놓인 책장을 자연스럽게 비추고 잠시 멈춰서

아래층부터 이어진 계단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비추는데,

이때 계단으로 올라오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바닥에 무심히 놓인,

액자에 그려져 있던 집과 같은 장난감 모형이 함께 보이죠.

그리고 나서 카메라는 다시 오른쪽으로 수평 이동하여 아이들의 놀이방을 비춥니다.

 

 

 

영화 후반부 장면 중 놀이방의 풍경, 영화 도입부의 모습도 인물의 구도가 같습니다. 

 

남자 아이가 녹음기를 틀며 앉고, 녹음기에서는 벤자민 브리튼이 만든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 사이, 영화의 주인공 수지가 고양이를 안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쌍안경을 챙겨서 어느 새 녹음기 주위로 모여든 삼형제 뒤로 걸어가 앉아 책을 읽습니다.

그 와중에 이 곡의 원곡인 헨리 퍼셀의 ‘론도’가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인상적인 줌아웃(Zoom out)으로 앞서 그림과 모형으로 등장했던 집이

바로 수지가 살고 있는 집임을 드러냅니다.

 

이토록 무심히 지나간 2분 남짓의 도입부 속에 등장한 나머지 소도구들 역시

이후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등장하는데요.

 

이토록 치밀하게 계산된 듯 짜여진 디테일이라니,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수지와 샘이 아지트로 삼은 해변의 모습, 영화 도입부에 등장한 소도구들이 보입니다.

사라진 가위의 행방이 궁금하시다면 영화를 꼭 보셔야 해요^^

 

회화 작품 또는 인형극을 보는 듯한 매력

이 영화는 동화적인 느낌 외에도 때로는 1960년대 미국의 풍속화를 그린 회화 작품 같기도 하며,

때로는 인형극 같기도 합니다. 특히, 좌우 대칭은 공간의 소품이나 인테리어의 구성을 통해,

인물이 두 명 등장할 때의 마주보는 모습에서, 전화를 하는 장면에서의 화면 분할에서 사용되어

회화적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또 화면에 홀로 등장한 인물을 미술시간에 원근법에 대해 배우면서 다루는 1점 투시도법의 소실점에

해당할 법한 곳에 위치하게 하고, 사라진 샘을 찾아 헤매는 장면에서는 배의 앞머리,

경찰차 앞의 사이렌이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하게 하여 추적하는 장면을 찍어냄으로써

회화적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대칭을 위해서 인물은 마주보아야 합니다.

장면 속에서 대칭을 이루도록 반으로 나누는 기준점이 보이지 않나요?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인물이 등장할 때는 독수리 오형제의 등장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배치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마주보지 않고 일렬로 앉아서 식사 장면은

마치 최후의 만찬의 패러디를 보는 듯 하죠^^

 

회화작품을 보는 듯한 장면의 구성

 

한편, 아기자기한 세트의 구성과 인물들의 절제된 움직임은

하나의 인형극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도입부에서는 카메라 위치를 고정시킨 채 화면을 좌우로 수평이동 또는 아래에서 위로 이동시키며

(패닝panning 기법) 집안의 내부를 비춤으로써,

관객들이 영화적 공간을 안이 아닌 외부에서 지켜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집이라기보다는 세트처럼, 그 안에서 움직이는 수지의 가족들은 마치 인형처럼 느껴집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teller(포스터 속 빨간 모자 아저씨)가 등장하여 리포터 같이 설명하는 장면은

‘이야기를 전해 듣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은 이야기를 자신이 처한 상황처럼 몰입하기 보다는,

관찰자로서의 자신과 영화 속 대상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누군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거나

인형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등장인물의 포즈가 자연스럽다기 보다는 계산된 듯 만들어진 신체의 ‘각’이

뻣뻣한 인형처럼 도드라져 보입니다.

 

이 영화가 문제를 다루는 방식, ‘거리 두기’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무대와 인물들에 친숙함을 느끼며

관객이 허구적 사건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몰입하던 기존의 연극의 틀을 깨고,

무대 위의 일들을 분리된 세계로서 낯설게 보이도록 거리감을 갖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소외 효과’라는 것을 연극에 도입하였는데요.

 

‘소외 효과’를 영화 속에 실현한 대표적인 감독이 바로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였죠.

 

그 중 하나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등장인물이 말을 함으로써,

그것을 보고 있는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거리두기’라는 방법이었습니다.

 

문라이즈 킹덤에서도 저 멀리 방안에서 놀고 있는 삼형제를 줌인(Zoom In)으로 비추다가,

그 앞 방으로 들어와 신문을 보러 테이블에 앉는 아버지, 그리고 그 앞 주방의 문에 기대서는

어머니의 모습을 일렬로 겹쳐지는 방과 방 사이의 문을 통해 공간의 깊이감을 드러내며

줌아웃(Zoom Out)으로 찍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에는 화면 한쪽에 수지가 쌍안경을 들고 카메라 쪽을 쳐다봄으로써

‘거리 두기’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지가 편지를 읽다가 갑자기 고개를 살짝 들며 눈을 치켜 뜨며 클로즈업 된 화면 속에서

느닷없이 정면으로 바라봄으로써, 수지의 행동을 보고 있던 관객이 왠지 훔쳐보고 있다 들킨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가 하면, 샘이 수지에게 첫만남에서 질문을 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를 향해

정면으로 검지손가락을 내밀고 말하게 함으로써 직접 관객에게 묻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죠.

 

‘거리두기’가 쓰인 장면들.

 

 

이 영화는 동화 같은 이미지로 포장했지만, 고아인 샘이 다시 위탁가정에서 버림을 받고

수지의 부모는 이혼의 위기에 처해있는 현실을 통해 그들이 문제아가 된 것 그리고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의 도피 행각을 하게 된 원인을 은연 중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화 같은 매력을 백분 즐기면서도 ‘거리 두기’를 통해, 깜찍하고 당돌한 그들의 사랑에

맹목적으로 몰입되기 보다는 작품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실에 대하여도

객관적이고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도록 의도하고 있는 것이죠.

 

그들을 문제아로 만든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폭풍 3일 전~ 폭풍이 지나간 후까지라는 시간적 배경은,

사춘기의 소년,소녀의 사랑에의 눈뜸과 성장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심리적 위기와 해소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 시종 일관 등장하는 뉴 펜잔스 섬의 지도는, 도피의 여로이자 성장과 모험의 무대이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문제아로만 인식하는 체제와

어른들도, 그들을 피해 더 이상 나아가야 할 길을 잃고 자기들만의 아지트로 도피를 선택한 곳도,

아이들을 다시 감싸 안은 곳도 모든 것이 섬 ‘안’에 있듯, 문제의 원인과 소멸은 결국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과 문제를 제공한 미성숙한 어른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아갈 길을 알기 위해 나침반과 지도를 펼쳐보는 샘

 

웨스 앤더슨 감독, 살아있네~

아!! 웨스 앤더슨 감독은 어쩌면 이렇게 센스가 넘치는 것일까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한데, 음악까지 장면에 꼭 들어맞습니다.

어느 천재가 만든 작품에는 더 낫게 고쳐야 할 곳이 없듯이,

이토록 꼭 맞는 음악이라니 감탄, 또 감탄할 뿐입니다.^^

 

영화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의 부분을 그대로 또는 재구성하여 쓰고 있는데요,

가령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는 설명 속 ‘family’라는 단어와

장면의 수지의 가족들의 모습이 묘하게 어울리고, 수지의 집 위로 영화의 타이틀이 번개처럼 번쩍일 때

웅장한 타악기의 소리가 천둥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프랑스와즈 아르디(Francoise Hardi)의 사랑의 시간(Le Temps De L’amour)에 맞춰

두 아이들이 해변에서 춤을 추다 프렌치 키스를 시도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그야 말로 ‘맨발의 청춘’의 느낌이 물씬 났어요^^

 

 

 

감독님이 센스쟁이시네요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이 영화의 청각적 비유이기도 합니다.

도입부에서 나왔던 곡에 대한 설명을 보면 알 수 있죠. “대형 심포니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보여주기 위해

벤자민 브리튼이 대형곡을 썼는데, 이 곡은 오케스트라의 분리된 모든 파트를 보여주는

작은 곡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작은 곡들은 변주곡이라 불리며 같은 곡을 다른 방법으로 연주하는 것을 뜻합니다.”

 

영화에서도 관련 없는 듯한 각각의 인물들이 차례로 보여지다가, 샘과 수지가, 어른들이,

스카우트 대원들이 스토리상 부분적인 합주를 시작하죠.

그리고 나서 스카우트 대원들은 샘과 수지의 사랑에 동조하고 어른들은 반대하면서

변주이자 더 큰 합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오케스트라(이야기의 절정,결말)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음악의 시각화, 영상의 청각화가 영화의 스토리라인과도 절묘하게 어울린 영화였어요^^

엔딩 크레디트에 추가된 변주곡의 감상 또한 이 영화에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랍니다 ^^

 

곳곳의 너구리, 찾으셨나요?

 

뿐만 아니라, 수지와 샘이 도피를 하기 위해 준비한 물품들이라든가, 각각의 인물들이 입은 의상,

카키 스카우트의 상징인 너구리가 곳곳에 등장하는 것을 통해서도

감독의 번득이는 재치도 느낄 수 있습니다.

 

순수한 사랑

저는 요즘들어 ‘아빠! 어디가?’란 프로그램에 푹 빠져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후와 지아의 러브라인에 푹 빠져있지요. 마음이 가는 그대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순수한 마음이 참 예뻐 보이고 부럽기도 합니다^^

 

영화 속 수지와 샘의 사랑도 그러합니다.

소울메이트를 만났으니 “Where?”과 “When?”만으로 불 같은 사랑의 도피 행각을 실행으로 옮기죠.

보는 사람은 귀엽기만 한데, 본인들은 무척 진지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영화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여기까지 웨스 앤더슨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 ‘문라이즈 킹덤’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다시 만나요~^^

 

처음부터 서로를 한 눈에 알아본 수지와 샘

 

인간에대한애정을찾아가는영화'타인의삶'

 

 

 

 

진짜 꼭..보세효..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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