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누명을 쓴 도망자의 또다른 이름
뛰고 웃고 울리는 영화가 가능한 건 사람들이 찰라적 감성이 있기 때문일까? 요즘 영화는 2중주라라는 장르를 시도하면서 가능한 대목처럼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런닝맨은 17살에 낳은 아들 기혁(이민호)과 함께 사는 전과자 출신 종우(신하균)이 무표정한 지하 단칸방에서 출발한다.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부성은 이런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리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낮에는 카센터 정비공, 밤에는 콜 전문운전기사로 이른바 투잡으로 생활을 이어가면서 부자간에는 불신의 장벽이 가난의 넉마처럼 깔여 있는 분위기 다. 그러던 어느 날, 종우가 차에 태운 손님이 숨진 채 발견되고 종우는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면서 그의 런닝은 시작된다. 쫓기고 쫓는 도심의 길주는 종우(신하균)의 꼬인 인생을 극화시키고도 남는다.
뛰고 또 뛴다. <런닝맨>은 그런 도주 액션장르로 화면을 채우는데 조동오 감독은 잡기와 임기응변에 능한 종우에게 ‘도바리’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도망치는 능력의 달인으로 만들어 냈다. 영화이니깐? 하면서도 시선은 그의 뛰박질에서 시선을 때지 못하게 한 것이 런닝맨의 키포인트. 그래서 화려한 테크닉보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투박하게 뛰고 구르며 도망가는 종우의 액션은 속도감을 더하지만, 액션인지 100미터 경주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총질까지 곁들이는 서울도심에 허리우드 스탈일을 차용해온듯 하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중반부까지만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마침 보스톤 마라톤 경기장에서 압력솥 폭탄 테러 사건의 연후라 테러리스트가 아마 저런류가 아닐까 하는 상상과 더불어 시가전은 상상에 닻을 달게 하였다.
이제 영화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전혀 다른 시도로 부성애가 개입 시키면서 액션의 쾌감은 줄어들고 추격자의 집요함보다 도망자의 절박함에 초점을 맞추어 나간다. 이 영화가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고자 하는 마음에 기인했던 종우의 절박함을 위험에 처한 아들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바꿔면서 부자의 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로 터닝 한다. 부자간이 갈등의 벽을 뛰어 넘어 연민으로 바꾸면서 액션의 속도감은 갈수록 쳐지면서 무진장 런닝하던 길주가 마라톤으로 바뀐다. 또다른 이 영화의 터닝포인트는 아들 기혁이 살인사건에 대한 지능적 수사를 펼치면서 종우의 뜀박질 기회도 점점 약화되면서 이영화의 종반전은 액션과 부성애를 조화롭게 엮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이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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