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편을 봤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더 이상 가면과 슈트 뒤에 숨어 있지 않더군요.
슈트가 토니에게 여전히 중요한 존재지만 철학적이고 정의로운 과학자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에게 위기가 닥친 이후 더욱 도드라지는데 자신의 거울과도 같은 성장통을 만나면서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됩니다.
그가 슈트를 활용하는 모습은 전작들과는 많이 달라졌는데 저는 개선된 걸로 봤습니다.
슈트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걸 입는 토니는 여전히 인간이며 그에 뒤따르는 스트레스는 꽤 설득력이 있답니다. 그 과정에서 토니의 극복하는 모습도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고요.
이런 면들을 봤을 때 토니 스타크는 '히어로 아이언맨'보다는 오히려 FX(1986)의 롤리 타일러가 연상되더군요.
토니는 여전히 센스쟁이인데다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아이언맨의 작가들은 토니의 이런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여기에 과학과 철학의 본분까지 희석시키려 했더군요. 불안 증세를 이겨내는 토니를 보면 새빨간 거짓말 같지만 그럴때마다 그가 이겨내는 모습을 봤을 때 이 영화를 진보적이라고 평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그것도 아주 익살스러운 진보예요.
전작부터 느껴온 아이언맨은 우리가 20세기에서 느꼈던 히어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히어로 아이언맨'보다는 '고뇌하는 토니 스타크'에 가까웠는데 이런 묘사 덕분에 아이언맨이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