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동심을찾아서,
동심으로 웃고울리는 [착한영화4선] 추천 !
새싹이 쑥쑥 자라나는 5월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과 참 많이 닮아있는 달입니다.
여린 잎이 돋아난 그늘 아래서 유년의 추억을 되새겨보기도 좋은 때이지요.
그런데 너무 아득합니다.
예측불허 말썽으로 속을 썩이고, 천진난만한 순수함으로 어른들을 달래기도 했던 동심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동심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영화로 시동을 걸어보세요.
초등학교 앞 문방구를 배경으로 한 ‘미나문방구’를 비롯해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만날 수 있는
4편의 영화와 함께 각자의 유년으로 떠나보시지요.
1.문방구의 추억이 모락모락, ‘미나문방구’(5월 16개봉)
정익환 감독. 최강희, 봉태규 주연의 ‘미나문방구’ 포스터.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양면 색종이, 리코더, 물체주머니, 페인트 사탕, 테이프 과자, 아폴로, 뽑기, 팽이, 딱지 등등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켠이 아련해진다면 당신도 어느덧 서른 줄?
나이를 먹어가며 대형 서점이나 마트에만 익숙해진 우리에게 쇼핑부터 먹거리, 오락, 만남의 장소까지
어린 시절 최고의 문화복합공간으로 위상을 높였던 ‘문방구’가 다시 찾아옵니다.
가게 이름에 자식들 이름을 넣기가 유행이던 1980년 대,
그 트렌드를 충실히 따른 ‘미나문방구’가 그 주인공이지요.
보통 살림집과 연결되어있던 80년대 학교 앞 문방구의 포스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세월이 흘러 2013년, 우리에겐 애틋한 추억이지만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어부지리로 문방구를 맡게 된
구청 공무원 출신 강미나(최강희)는 문방구를 통째로 팔 전략부터 세웁니다.
잔머리를 발동해 ‘대박가게’의 이미지를 위한 급 친절, 1+1 판매,
추억의 놀이 무료 강습 전략까지 펼치는데요.
의도는 불순하지만 그러는 동안 문방구 단골 아이들과 점점 허물없이 어울릴 미나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그려집니다.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다보면 꼭 정이 붙지요. 그것이 아이들의 힘인 것 같아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까칠한 어른과 당돌한 아이들의 만남이 선사할 웃음과 감동의 선은 어느 정도 예측됩니다.
하지만 ‘미나문방구’의 진짜 포인트는 동네 조무래기들의 모습 속에서 까맣게 잊고 지내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나 단짝 친구의 모습을 하나하나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아닐까요?
낡은 문방구 구석에 박혀 있던 추억의 아이템에 한 번, 아이들의 순수함과 재기발랄함에 한번,
미나 역을 맡은 최강희 열연에 또 한 번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영화 관람 후 가까운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추억의 아이템을 구입해보는 것도
특별한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요. 세월이 흘러도 불량식품과 뽑기는 여전하니까요.
(미나문방구 시사회초대 : http://www.insightofgscaltex.com/?p=48173) 도 있어요 ~ㅎ
2. 불량선생, 동심으로 감화하다, ‘선생 김봉두’ (2003)
장규성 감독, 차승원 주연의 ‘선생 김봉두’ 포스터.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능글맞은 어른과 순수한 동심의 만남이라면 선생님계의 이단아 ‘선생 김봉두’를 빼놓을 수 없지요.
술 좋아하고, 돈 봉투를 밝히며, 지각을 일삼는 김봉두(차승원)는 하나부터 열까지
동심과는 상극인 스승인데요. 전교생이 다섯 명인 강원도 오지의 분교로 좌천된 그는
강미나가 문방구의 폐업을 계획했듯,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폐교를 위한 전교생 전학을 계획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순박함이 부담스럽기만 했던 서울선생님이 이렇게 변했어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선생 김봉두’의 포인트는 갑갑하리만큼 순진한 시골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 속에서
내내 엇나가가기만 하던 김봉두가 자신도 모르게 천천히 동화되어가는 모습이지요.
아이들의 천진함은 그저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그런 동심을 어렵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쳐
하나 둘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김봉두의 변화(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은 게 매력이지요)는
차승원 특유의 코믹 연기로 펼쳐집니다.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은 강원도 오지 선생님에 대한 로망을 키워주기도 했지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선생 김봉두’는 세상에 찌든 어른들의 욕심이 때 묻지 않은 아이들 앞에서는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줍니다.
너무 순수해서 오히려 경계하고 의심하는 김봉두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게도 하지요.
또 영화를 본 후에는 무턱대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품게 할 만큼
동심의 여운이 강합니다.
사투리 특훈까지 받았다는 똘망똘망한 분교 5인방의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 열전은
놓칠 수 없는 재미이지요.
3. 문제아가 아니라 특별한 아이, ‘지상의 별처럼’ (2007)
아미르 칸, 아몰 굽테 감독, 다쉴 사페리, 아미르 칸 주연의 ‘지상의 별처럼’ 포스터.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사실 아이들의 눈높이에 일일이 맞추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보통과 다른 아이들, 제도에 따르지 못하는 아이들은 ‘문제아’ 취급부터하게 되지요.
상처받은 아이들의 내면을 돌봐주는 데 영화 ‘지상의 별처럼’ 속 니쿰브(아미르 칸) 선생님이 있습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아이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전에 문제아 취급부터 받지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수업시간에 멍하게 있고, 책을 읽으라고 하면 이상한 소리를 내고, 지나다니며 혼잣말을 하는 아이.
두말 할 것도 없이 골치 아픈 낙제 학생인데요. 과연 꼭 그렇기만 할까요.
이샨(다쉴 사페리)은 세상이 그저 신비로울 뿐이고, 그것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윽박지름, 아이들의 따돌림, 부모님의 실망까지 더해지자
그 상상력마저 점점 빛을 잃어가지요. 그러다 만난 니쿰브 선생님은 이샨에게 특별함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것,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지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지상의 별처럼’은 인도 영화 특유의 바르고 계몽적인 뉘앙스가 묻어납니다.
그럼에도 국내 개봉 당시 관객들의 높은 찬사를 받은 이유는 묵직한 감동 때문이지요.
중심에서 벗어났다고, 주류와 어울리지 못한다고 낙오자로 만들어버리는 교육시스템과
어른들의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영화는 이샨과 니쿰브의 만남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돌아보게 합니다.
아이들의 세상이 얼마나 깊은지, 그것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여다보려 했는지,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이 정말 문제아인지, 그들의 숨은 잠재력을 얼마나 많이 놓쳤을지….
스승과 제자의 우정이 아니라 동심을 들여다보는 법을 한 수 가르쳐주는 ‘지상의 별처럼’은
아이와 함께 보는 영화로도 강추합니다.
거기다 인도영화의 흥행 거장(?) 아미르 칸의 감독, 주연 작품이지요.
4. 돈다발과 아이들이 만난다면? ‘밀리언즈’ (2004)
대니 보일 감독. 알렉스 에텔, 루이스 오웬 맥기본 주연의 ‘밀리언즈’ 포스터.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의 세계를 지배하는 세속적 욕망의 대표주자 ‘돈’, 그것도 일확천금의 거액과 아이들이 만났다면
더욱 적나라하겠지요.
영국의 화폐가 유로화로 통합되기 딱 열흘 전, 달리는 기차 안에서
무려 백만파운드가 든 가방이 뚝 떨어집니다. 이를 발견한 이는 다름 아닌 9살 안소니와 7살 데미안 형제.
상상도 안 되는 엄청난 돈에 신나기도 하고 겁이 난 것도 잠시,
형제는 화폐를 쓸 수 있는 기간이 단 10일 뿐임을 알고 각자의 스타일대로 돈 쓰기에 돌입합니다.
동심과 일확천금이 얽히며 웃지 못 할 극단적 씀씀이가 시작됩니다.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이라는 상상,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지 않았나요.
집사고, 차도 사고, 장기 재테크도 하고, 조금은 기부도 하고…. 아이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돈의 가치를 아는 9살 형은 부동산 투자에 권력 과시용으로 돈을 뿌리고,
7살 동생은 자선활동에 매진합니다.
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돈 앞에서 어른인 척 하는 안소니는 아슬아슬해 보이고,
데미안의 착한 진심은 혹 상처받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서 씁쓸한 어른을 모습을 발견할 때 더욱 뜨끔. 어린 아이만의 특권인
동심을 지켜주고 싶어요.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돈과 동심. 참으로 안 어울리는 두 가지를 기발한 발상으로 버무려놓은 ‘밀리언즈’는
그래서 ‘아이다움’이 허물어져가는 모습이 더욱 강렬하게 부각됩니다.
돈 때문에 틀어지는 관계, 감당하기 힘든 이 급작스런 변화를 어린 형제는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돈에 ‘속박’되어가는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 한 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심영화 그밖에도, 내이름은칸 제작진이 선보인 코믹감동드라마, [스탠리의도시락] 도 좋아요
(http://www.insightofgscaltex.com/?p=16595)
동심의 세계로 ~~~~ 아련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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