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화려하지만 감흥은 주지 못하는 쇼... ★★☆
바즈 루어만의 <위대한 개츠비>는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을 아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닉의 회고로 시작하는 전개부터가 그러하다. 뉴욕의 롱아일랜드에 정착한 닉은 옆집의 개츠비가 강 건너 편에 사는 자신의 사촌 데이지 뷰캐넌을 톰 뷰캐넌으로부터 되찾기 위해 대저택을 소유했음을 알게 된다. 닉의 연결로 개츠비와 데이지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톰과의 삼각관계는 갈수록 긴장을 높여간다.
바즈 루어만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위대한 개츠비> 역시 가장 큰 특징은 단연코 화려함이다. 1920년대 뉴욕을 그대로 그려낸 건 아니지만, 당시 뉴욕의 화려함을 현재 관객들이 느꼈으면 한다는 전략 하에서 재즈 대신 선택된 Jay-Z의 힙합 음악이 장식하는 등 관객의 귀를 홀리게 하고, 어마어마한 비주얼은 관객의 눈을 돌아가게 한다. 영화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쇼, 특히 개츠비 저택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파티는 늘어지면서 관객을 지치게 하고,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에 심드렁하게 만든다. 영화는 쇼가 아닌 것이다.
분명 바즈 루어만은 영화의 어느 지점 또는 어느 장면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지는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장면들을 처리하는 기법은 거의 100% 특수촬영에 의한 볼거리에 의존함으로서 이야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관객들이 느끼고 따라갈 여지를 주지 않는다. 오랜만에 사랑에 눈 먼 인물을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쉽지 않은 역할을 적절하게 표현한 캐리 멀리건 등의 배우들의 호연이 그나마 이 영화의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 닉이 말로 하는 장면을 왜 굳이 자막으로 크게 박아 넣은 것일까? 뭔가 연출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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