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은 이종필 감독이나 배우들의 이름보다 제작자 이경규의 영화라는 점이 훨씬 잘 알려진 작품이다. 동명의 TV 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이야기를 엮어서 만들어냈다고 한다. 김인권/류현경 편, 김수미/오광록 편, 이초희/유연석 편, 오현경/김환희 편으로 4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영화를 위해 각색되었다고는 하지만, 30년 이상 방영되면서 전국에서 각종 사연을 들고 나온 출연자만 3만 명이 넘게 있었으니 하나같이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욕설 한 마디도 용납하지 않는 각본에, 이미지에 맞는 배우들이 모두 선한 인물로 착하게 연기하는 가족영화이기에, 모든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한다. 자극적인 상업영화에 익숙하여 착함 울렁증이 있는 소수 관객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영화는 전개와 결말이 예상한대로 일방적으로 흘러간다는 단점이 있는데 <전국노래자랑>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우들은 노래와 연기 모두 훌륭하게 소화했지만, 편집과 배경음이 특히 예상 가능하고 투박해서 김인권 출연 분량을 제외한 부분에서 종종 지루해져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아이언맨 3>를 상대로 100만 명에 근접한 관객을 모으며 선전한 점은 칭찬할만하다. 이경규의 당초 목표인 300만 명은 무리였지만, 전작 <복면달호>에 이어서 제작자 이경규로서의 색깔을 이어나가는 점도 고무적인 성과다. 무엇보다도 [전국노래자랑]의 숨결이 살아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송해 오빠도 대만족하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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