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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오락영화로는 합격! 시리즈 리부트로는 글쎄... 맨 오브 스틸
fkdk0809 2013-06-17 오전 12:03:14 772   [1]

  요즘 할리우드 영화의 트렌드를 말하라면 자신있게 '슈퍼히어로'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슈퍼히어로 영화가 끄는 인기는 대단합니다. 작년엔 <어벤져스>, <다크나이트 라이즈>, 올해는 <아이언맨 3>까지 총 3편이나 대박흥행의 기준이 되는 1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현재 개봉 예정인 영화만 10편에 달하는데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10편중에서 마블 코믹스와 함께 코믹스의 양대산맥 중 하나로 분류되는 DC 코믹스의 캐릭터를 영화화한 작품이 단 한 편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최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를 제외하면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대부분의 영화가 흥행과 비평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결국엔 DC 코믹스는 대중적인 인기까지 마블 코믹스에 완전히 밀려버리는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인물이 바로 <배트맨> 시리즈를 완벽하게 부활시킨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입니다. 그리고 이 두 명이서 손을 맞잡고 살려내기로 결정한 캐릭터는 다름 아닌 가장 대중적인 히어로 중 한 명인 '수퍼맨'이었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맨 오브 스틸> 제작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영화의 방향은 <배트맨 비긴즈>와 비슷한 쪽이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케일이 큰 액션보다는 짜임새있고 섬세하게 히어로의 시작과 고뇌, 그리고 성장을 담아내어 시리즈의 초석을 다지는 방향인데요. 하지만 예상외로 <맨 오브 스틸>은 스토리보다는 볼거리와 스케일에 치중한 영화였습니다. '예고편의 액션은 본편의 1/100이다!'라는 소리가 나올때, '설마... 그냥 홍보하려고 과장한거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후반부 약 1시간동안 메트로폴리스를 아주 그냥 박살내면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액션들을 보고있자하니 기존의 슈퍼히어로 영화는 물론이고 <트랜스포머>나 <2012>같은 엄청난 규모의 철거(?) 영화조차 명함도 못내밀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싶이 이러한 액션이 1시간동안 쉴틈없이 주구장창 계속되다보니 마지막 조드 장군과의 대결은 조금 감흥이 덜하며 영화가 다 끝나고는 '우와 멋지다'라는 생각보단'어휴 지친다'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고맙니다. 그렇게 물량공세를 퍼부었는데도 <어벤져스>의 롱테이크 신처럼 딱 뇌리에 인상적으로 박히는 장면이 없었다는 것도 아쉽네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스토리에 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 한시간을 액션과 스케일에 올인해버리기 위해서 전반부는 수퍼맨의 탄생과 고뇌, 그리고 성장에 이르는 과정을 회상을 동원하며 최대한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튄다는 느낌이 강했으며, 수퍼맨이라는 인물에게 온전히 감정을 이입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퍼맨이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고, 첫번째 비행을 하는 장면의 감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고,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퍼맨의 양아버지, 양어머니 역할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와 '다이안 레인'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전체적인 두 인물의 대사가 '희망', '믿음' ,'인내', '운명'과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설교적인 대사를 남발한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두 배우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비록 대부분이 회상이었고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마음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토네이도 신이 주는 울림은 꽤나 강력하더군요.


 이 두 명의 배우의 연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수퍼맨의 성장과정이 축소 내지는 생략된 것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애초에 많은 관객들이 이번 1편에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 <배트맨 비긴즈>처럼 시리즈를 매력적으로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본다면, 무리하게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서 수퍼맨의 성장과정이나 고뇌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를 이정도까지 축소할 필요는 없었다고 보기 때문이죠. 오히려 지금과 같은 방식보다는 수퍼맨의 성장과정과 고뇌에 더 힘을 쏟고 조드 장군보다는 약한 악당을 등장시켜서 액션을 지금보다는 조금 더 소규모로,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입시키는 것이 더 몰입도적인 측면이나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좋은 방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물론 조금 식상한 전개방식이긴 하지만요.)


 또한 수퍼맨과 '에이미 아담스'가 맡은 '로이스 레인'과의 러브라인은 다소 억지스러웠습니다. 수퍼맨의 성장과정조차 넣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억지로 이 러브라인을 끼워 넣으려고 하니 둘의 관계가 너무 급하게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오히려 전체적인 영화의 몰입에 방해만 되는 효과만 낳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키스신도 많이 생뚱맞았죠. 아마도 팬서비스와 흥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바에는 아예 러브라인을 넣지 않는 것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네요.



 물론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액션의 스케일만 따지만 역대 최강급이며, 기존의 물량공세 영화와는 다르게 스토리에도 나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3D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아이맥스 사운드로 울려퍼지는 '한스 짐머'의 사운드트랙도 압도적이었죠. 감독의 전작인 <서커 펀치>보다도 여러모로 좋기도 했고요. 다만 그럼에도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과 '데이빗 S. 고이어', 그리고 '잭 스나이더'라는 세 명의 인물에 가지는 기대감이 워낙 컸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어찌되었든 시리즈의 초석을 다지는 1편을 그럭저럭 마쳐냈으니, 2편에는 좀 더 완성도있고 압도적인 영화를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분명 이 영화는 이번이 끝이 아닌 <수퍼맨> 시리즈, 더 나아가 <저스티스 리그>를 향한 서막일테니까요.


+ '헨리 카빌'은 수퍼맨에 꽤 잘 어울리더군요.(물론 제가 <수퍼맨> 시리즈를 제대로 챙겨본 적이 없긴 하지만...ㅎㅎ;;)


++ 액션과 스케일은 진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네요. 과연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스케일을 보여줄지...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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