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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 <도망자> 가난했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영화 이너프
tillus 2002-11-09 오후 5:23:01 1222   [4]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자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꼭 손에 넣고 싶어하는 동물이 바로 인간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 원하는 일을 하고, 원하는 사람만 만나고 하는 것이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욕심을 내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 아무리 소유하고 싶은 것일지라도 절대 소유해서는 안되는 것도 있다. 안된다고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세상을 살아갈 때 그것이 도덕과 윤리에 어긋나거나 법에 저촉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소유욕들.. 즉 욕심이 너무 지나칠 때 언젠가 한번은 꼭 누구와 부딪치게 되고 갈등하게 되는 것이다. <이너프>는 바로 이런 소유욕이 충분하다 못해 너무 지나쳐 화를 부르게 되는 사건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했던 학창시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슬림(제니퍼 로페즈)은 한 남자(미치:빌리 캠벨)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그 남자가 자신의 이상형이라 믿었던 슬림은 바로 프로포즈를 하고 둘을 결혼을 해 예쁜 딸(그레이시)까지 얻는다. 슬림은 물질적으로 만큼은 부자였던 미치에 의해 모든 행복을 다 누리게 되고, 둘은 이 세상의 둘도 없는 사랑을 하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던가.. 핸드폰에 찍힌 33번의 비밀이 밝혀진 후 한없이 행복하기만 했던 가정에 그늘이 생기고, 끝내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슬림은 딸과 함께 남편으로부터 도망을 결심한다. 그러나 소유욕이 너무나도 강했던 남편은 그 둘의 뒤를 계속 뒤쫓고, 슬림은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미시간 북부로까지 도망을 치기에 이른다.


 "충분"이라는 단어는 참 매력적이다. 사전적 의미로만 봐도 모자람이 없이 차거나 넉넉하다라고 나와있다. 각박한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뭐든지 충분하다고 하면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 너무나도 완벽하게 모든 것이 충분하다면...?! 아무래도 금새 실증이 나 버릴 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충분감을 만끽하기 위해 동분서주(?)할지도 모른다. 영화속 미치의 본능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의 가정은 너무나도 평화로와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또 역시 너무나도 부유했기에 그 행복에 이미 너무 많은 실증이 나버린 미치는 그만 그런 자신의 본능에 짓눌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본능에서 헤어나려는 가족들까지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조금만 깊게 들어가 본다면 "충분"이란 말은 그렇게 꼭 좋은 뜻만의 말은 아니다 라는걸 알 수 있다. 어느정도 부족한 면도 있어야 그 부족함을 충분함으로 채우는 맛을 느끼기에 더더욱 행복할지도 모른다. 미치는 삶에 부족함 없이 너무나도 모든 것이 충분했기에 그런 파렴치한 만행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얼마전에 개봉한 <아이 엠 샘> 부성애를 자극한 영화라면 <이너프>는 철저히 모성애를 자극하는 영화이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남편으로부터의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고, 쫓아오는 남편의 일당으로부터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고, 추격해 오는 자동차를 따돌리고, 마지막 남편을 찾아가서 끝장을 보기에 이른다. 만약에 딸이 없고 그냥 자신 혼자만 있었다면 이렇게 최선을 다해 도망칠 필요가 있었을까.. 도망친다고 해도 그렇게 극적으로까지는 보여지진 않았을 것이다. 딸에 대한 엄마의 사랑이 극진했기에 그 탈출은 감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99년에 개봉한 에슐리 쥬드 주연의 <더블 제파디> 라는 영화를 기억 할 것이다. 그 영화에서 에슐리 쥬드는 부유하고 잘생긴 남편과 사랑스런 아들, 아름다운 집, 그리고 그녀의 친한 친구들까지.. 그녀는 원하던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었던 부러울 것이 없는 여자 였다. 이렇게 모든 것이 충분했기에 이 영화에서도 남편은 그녀의 친구와 손을 맞잡고, 에슐리 쥬드에게 살인누명을 덮어씌운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이렇듯 <이너프>는 <더블 제파디>와 닮은 구석이 상당히 많은 영화이다. 스타일 역시 비슷한 영화라서 <더블 제파디>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던 관객들은 쉽게 외면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나름대로의 서스팬스적 스릴과 박진감을 내포하고 있기에 얼마든지 영화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자 배우들의 얼굴이 매우 닮아 보이는 것이 특이하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친 줄리엣 루이스의 출연은 영화팬으로써는 반가울 따름이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편이하고 단조로워 보이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요즘시대 가정을 버리고, 돌아서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참을성의 상실이라고 보는데, 이렇게도 참을성이 결여된 이유에는 생활의 넉넉함과 편리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얼마든지 고생 안하고, 편하게 충분히 살 수 있는데 기어코 한 가정이라는 올무에 묶여 힘들게 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충분한 세상이기에 이기적인 편리함만 추구하려는 것에서의 부작용이 서서히 본성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너프>는 가까운 미래에 자주 일어날 것만 같은 단적인 예를 보는 것 같아 그다지 개운치 많은 않은 느낌을 주는 영화이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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