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를 향해.. ★★★★
선사시대에 사는 원시인 가족의 이야기. 이거 어디서 많이 보고 들어 본 이야기 아닌가? 우리에겐 <고인돌 가족>으로 알려진 <플린스톤 가족>이 아마 대표적이리라. <크루즈 패밀리>는 말 그대로 안전을 위해 동굴 속에서만 살던 쿠르드 가족이 대규모 지각 변동으로 무너진 동굴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나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최근에 들어와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가 조금씩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반해, 오히려 드림웍스가 꾸준히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비록 실망을 준 작품들도 있긴 하지만 <드래곤 길들이기> <장화 신은 고양이> <크루즈 패밀리>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리스트가 아닌가 싶다.
물론 <크루즈 패밀리>가 그리고 있는 선사시대 원시인들의 삶은 말도 안 되는 것들이긴 하다. 현대의 가족관계를 그대로 선사시대로 옮긴 것도 그러하거니와(아마 당시엔 다부다처제 사회?) 영화가 그리고 있는 생태계 환경도 그러하다. 물속이 아닌 하늘을 날아다니는 피라냐떼, 땅에서 기어 다니는 고래, 악어의 모습을 한 개, 거대한 고양이 등 다양한 동식물들의 모습은 진화가 진행되는 한 과정을 묘사한 것일 텐데, 당연히 상상의 산물이다. <크루즈 패밀리>가 그리고 있는 재밌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선사시대의 환경은 마치 <아바타>의 행성 판도라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이미지도 좋지만 이야기도 강력하다. 크루즈 패밀리는 네안데르탈인을, 가이는 크로마뇽인을 의미한다고 하는 데, 실제 역사에서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에서 약 20만 년 전, 크로마뇽인은 약 4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면서 한 동안 공존의 시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 빙하기가 오면서 상대적으로 기술을 발전해 있었던 크로마뇽인은 살아남고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왜 크로마뇽인의 기술이 네안데르탈인에게 전수되지 않았는지가 좀 궁금하긴 하다. 가이가 크루즈 가족에게 신발이나 우산 등을 알려준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크루즈 패밀리>에는 변화와 모험을 싫어하는 전통적 가치관, 구체제, 기성세대와 앞으로 나아가길 꺼리지 않는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세대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조화라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낡은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의 대립이 폭발하지 않고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의 장점을 수용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가 좀 진부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을 재미와 감동으로 버무린 <크루즈 패밀리>에게 있어 그 점은 결점이라기보다 훈훈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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