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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간이 덜 된 김치찌개같은 좀비블록버스터 월드워Z
fkdk0809 2013-06-23 오후 4:41:52 1144   [1]


*일부 장면과 결말이 조금 언급됩니다. 참고해주세요!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월드워Z>는 영화화되기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판권을 놓고 경쟁을 펼친 끝에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제작사인 'Plan B'가 판권을 따냈고, <퀀텀 오브 솔러스>, <스트레인저 댄 픽션>, <파인딩 네버랜드> 등의 영화들로 이름을 알린 '마크 포스터'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죠. 하지만 '좀비'라는 비대중적인 소재의 영화인지라 예산 확보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예산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이번엔 각본가가 교체되는 바람에 개봉이 기존의 2010년에서 2012년 12월로 미뤄지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영화 촬영을 다 마친 상태에서 내부시사를 했으나 평이 좋지 못했던 바람에 결국 다시 각본가를 바꾸고 영화의 후반부 40분 정도를 7주동안 재촬영을 하게 된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서 제작비는 치솟았으며 개봉일은 다시 2013년 6월로 6개월정도 늦춰지게 되었고 심지어는 감독 교체설까지 나오는 등, 많은 영화팬들의 우려를 낳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좀비'와 '헐리웃 블록버스터'라는 두 가지 요소가 섞였다는

점 때문입니다. 본격적으로 좀비영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시리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좀비영화는 B급 공포영화의 대명사이자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흔히 알려져 있었습니다. 물론 종종 메이저 배급사에서 좀비영화를 내놓긴 했지만 애초에 소재 자체가 모든 대중들을 다 잡을 수 있는 소재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 규모는 흔히 말하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턱없이 부족했죠. 그렇기 때문에 이 <월드워Z>의 도전(?)은 상당히 눈여겨볼만 했습니다. 흥행성이 제한되어있다고 평가를 받는 '좀비'라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서 <새벽의 저주>, <28주후>, <좀비랜드>와 같은 기존의 좀비영화보다 거의 9배정도 많은 제작비(<트랜스포머 3>, <다크나이트>와 비슷한 금액)가 투입시켰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어느 정도의 스케일을 보여줄지, 그리고 어떻게 마니아층과 일반 대중들을 모두 만족시켜낼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일단 이 영화의 초반부는 상당히 깔끔합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화들이 본격적인 스토리에 들어가기 전에 상황설명과 주인공들 이야기에 초반부의 10분정도를 할애했었다면, 이 영화는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본격적인 스토리로 돌입해서 빠르고 거침없이 영화를 진행해나가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도로에서부터 마트, 그리고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정말 쉴 틈 없이, 숨막히게 진행되는데요. 특히 히스패닉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서 헬리콥터로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감과 액션은 초반부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필수적인 상황설명이 빠졌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설명들도 영리하게 영화의 스토리에 녹여내고 있는데요. 그 중 좀비에게 물린 후 12초 후에 좀비가 된다는 것을 인물들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긴박한 상황과 '서브웨이 샘'이라는 요소를 활용해서 재치있게 풀어낸 부분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 후로도 이 '12초'는 영화의 중요한 부분마다 계속 활용이 되는데 그 장면들 모두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제리의 가족이 아파트를 탈출한 이후에도 이 영화는 평택(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평택 맞습니다!)과 예루살렘을 거치면서 박진감을 계속 유지해나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초반보다 약간은 덜하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그 느낌을 싹 지워주는게 예루살렘 이후에 등장하는 비행기 시퀀스(시퀀스라는 말은 그냥 에피소드와 같다고 보셔도 무관합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http://terms.naver.com/entry.nhn?cid=341&docId=349640&mobile&categoryId=341를 참고해주세요!)와 WTO 시퀀스입니다. 바로 이 예루살렘 이후로 등장하는 부분들이 위에서 언급했던 재촬영을 한 부분에 해당하는데요. 스케일은 영화의 초중반에 비해 급속도로 작아진 느낌이 있었지만, 제한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좀비와의 사투를 긴장감과 공포감을 잘 곁들여서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있습니다. 영화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사실상의 클라이막스는 제리가 백신을 찾기 위해 애를 쓰는 WTO 시퀀스인데 이 시퀀스 자체로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괜찮은 긴장감과 공포감을 주고 있지만, 초반부와 예루살렘에서 보여줬던 무지막지한 스케일과 영화 전체의 제작비를 고려한다면 영화의 클라이막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이 시퀀스가 끝나고 어떤 무언가 강력한 시퀀스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요. 그런데 영화는 갑자기 스토리를 급하게 정리하면서 제리의 설교조 나레이션을 깔기 시작합니다. 마치 일을 실컷 벌여놓긴 놓았는데 끝맺기가 힘들어서 대충 마무리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영화를 괜찮게 봤음에도 뒷맛이 그렇게 개운하다는 느낌은 들지 못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좋은 시퀀스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그 시퀀스들이 '괜찮다' 이상의 느낌을 주지는 못합니다. 바로 잔혹성과 유혈묘사가 너무 약하기 때문인데요. 이 영화의 폭력성과 유혈묘사는 기존의 좀비영화와 비교해보면 상대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하며,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약한 수준입니다. 한 두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 흔한 '피'조차도 잘 등장하지 않죠. 이렇게 좀비영화의 어찌보면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인 이 두 가지가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절제되어 버리니 두려움의 대상이여야할 좀비가 크게 무섭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약간은 우습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좀비가 이렇게 사람을 얌전(?)하게 상대하다니요...) 결국에는 이것이 영화의 긴장감이나 공포감, 그리고 재미를 다소 저하시킨 부분이 되었죠. 물론 대중적인 흥행을 위해서 등급을 낮추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겠지만, 지금처럼 너무 안전하게 가기 보다는 PG-13등급과 R등급 사이(우리나라로 따지면 15세 미만 관람불가와 청소년 관람불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수준으로 영화가 완성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 나중에 무삭제버전이 꼭 나와줬으면...


++ 재촬영되기전의 버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 버전이 더 괜찮은 듯 싶습니다...ㅎㅎ


+++ 저번 <맨 오브 스틸>이 6점에 가까운 7점이었다면, 이번 <월드워Z>는 8점에 가까운 7점이네요!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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