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존의 감시자들>
범죄심리학에는 범인은 회귀본능이 있다 한다. 그래서 모든 범죄는 거의 같은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범죄는 현장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겐 동선이 추적으로 사건을 실마리를 추적이 가능하기에 감시자들의 미행은 수사에 필수요건이다.
감시자 이 영화는 '양가휘'. '임달화' 주연의 홍콩영화 <천공의 눈>을 리메이크 했다 한다. 모든 이런 영화는 포스터, 예고편, 그리고 캐스팅까지 비슷한 것이고 보니 최근 '<은밀하게 위대하게>-<맨 오브 스틸>-<월드 워 Z>-<퍼시픽 림>-<미스터 고>로 이어지는 대형 작품들 사이에 낀 평범한 스릴러 일것이라는 추측을 뛰어 넘었다는 관전평이다. 본인이 이 영화를 기대 했던 것은 최근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은데 따른 것으로 일찍 감치 표를 구하고 주말을 준비 하였던 것.
“흔적조차 없는 놈의 모든 것을 기억하라! ” 감시자의 최대 조건으로 화면을 달구기 시작한 영화는 범죄 대상에 대한 감시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이 순전히 동물적인 직감과 본능만으로 범죄를 쫓는 감시 전문가 ‘황반장’(설경구)이 이끄는 감시반에 탁월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지닌 신참 ‘하윤주’(한효주)가 합류하면서 리얼리티를 배가 시켜 나간다. 그리고 얼마 후 감시반의 철저한 포위망마저 무용지물로 만든 범죄자의 콘트롤 타워의 ‘제임스’(정우성)이 동선의 3각주를 설정하며 도심의 지능싸움이 중추를 이루고 있다.
범죄단은 단 3분만에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벌어진 무장 강도사건이지만 이들의 얼굴도 단서도 남기지 않은 그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감시조의 활동의 치열하고 이를 절묘하게 피해가는 조직범들의 포위망을 뚫고 나가는 것들의 이 영화의 백미이다. 이 작전에 동원된 동물이름의 닉네임은 사건현장 특성상 지어진 역할분담이 캐스팅된 배우들의 용도 성격 활동영역에 따라 각기 붙여져 작전개시를 동물농장의 오픈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유모러스 하면서도 긴강감을 배가 시켰다.
. <감시자들>을 보기 전에 부랴부랴 찾아보았다. <천공의 눈>은 너무 당연할 텐데 비록 두기봉 영화의 비장미나 품격엔 미치지 못하지만 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상대적으로 두기봉 영화에 비해 여성 캐릭터(서자산-<감시자들>에서 한효주)의 비중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천공의 눈>(Eye In the Sky)>을 리메이크한 <감시자들>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해지지만 기본적인 스토리에서 세부적인 에피소드까지, 어떤 장면은 거의 컷 바이 컷으로 따왔다고 생각될 만큼 거의 동일한 앵글로 본 영화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은 부인치 못할 것 같다.
심지어 하마란 캐릭터는 외모까지도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에 원작을 뛰어 넘는 결과물이라고 인정해줄만하다. 일단 원작보다 스케일이 커졌다할 수 있는데 영화 제목의 타이틀 그러하듯 범죄집단에 대한 경찰력의 광역화에 초점을 맞춘점 등 천공의 눈의 장면에서 오밀조밀한 홍콩 뒷골목을 부감으로 보여줬다면, <감시자들>은 좀 더 거대한 서울의 강남대로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범죄의 대형화에 현장제공이 과감함을 보여 주었다는 평이다.
또한 범죄형의 대형화로 기도함으로써 이미지의 차이가 그대로 영화 스케일의 차이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원작의 조그만 보석상을 터는 좀도둑 성향의 범죄자들에 비해 <감시자들>은 은행의 개인금고와 감사를 앞둔 회계법인의 자료를 훔치는 등 거의 국가적으로 간덩이를 크게 했다는 점에서도 대형범죄- 국가공권력이란 도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감시자들>의 특징은 무엇보다 직접 몸과 몸이 부딪치는 충돌의 쾌감이 아니라 인물들이 움직이는 동선과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교차에서 오는 쾌감을 부여한다는 점이 무력충돌이 아닌 지능게임같은 미행감시라는 경찰의 지능과 과학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시반’의 수칙처럼, 이들은 서로에게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프로페셔널함을 시종일관 견지하며 직접 부딪치는 걸 극도로 자제 한 점이라든가 대신 이들은 교차하며, 절제하며, 눈과 뇌속에 모든 것을 입력화하는 정보화 과정이 지능범죄에 대한 대응능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웬만한 액션영화보다 더 격렬하며 더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백미이다 보니 거기에 쓸데없이 사적인 얘기나 연애담으로 빠지지 않고 오로지 하나의 사건에만 집중하는 직무태도도 이 영화의 주가를 높여준 효과이다.
또한 이 영화의 또 다른 핵심적인 요소인 '팀플레이'도 영화의 재미에 한 몫을 단단히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한국 스릴러 영화는 도둑들의 범죄 과정을 다룬 '하이스트 영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거의 한 명, 혹은 두 명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해서 그들의 힘만으로 범죄자를 쫓고 잡아내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이 영화는 기존과는 조금 다르게 감시팀을 중심으로 해서 본부-통제팀-검거팀까지 이어지는 팀플레이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감시팀원들이 서로 교대하면서 목표 대상을 확인하고 추적하는 모습, 그리고 '그림자'와 그 일당을 검거하기 위해 본부-감시팀-통제팀-검거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습과 같이 그러한 팀플레이와 팀워크가 극대화되는 장면들을 보게 됨으로써 받는 짜릿함은 축구경기의 골 넣는 기분을 만끽하게 했다.
역할면에서도 설경구와 한효주, 이 투톱배우의 힘이 약하지는 않았다는 점. 설경구가 맡은 반장으로써의 프로기질 등 본인이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특히 한효주는 지금까지 본인이 주로 맡았던 귀엽고 러블리한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역을 소화함으로써 본 배역의 '꽃돼지' 역을 맡아 또 색다른 매력을 풍기게 하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정우성이었는데 그는 냉철한 킬러이자 범죄자인 악역 '그림자' 역을 맡아 별 대사 없이 눈빛과 분위기 만으로 관객들을 압도하였다는 점이다.
영화관을 나온 많은 사람들 <감시자들>이 새로운 한국 스릴러 프랜차이즈 영화로 자리를 잡을 지, 향후 그 귀추가 정말로 궁금하다는 평을 하여 이런 영화가 당분간 영화관을 달구것임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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