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도 진실로 추앙받고 맹신되는 우리의 병든 사회.
무엇이고 진짜고 가짜인가? 그게 중요하긴 한가? 아이러니한 느낌.
(스포 전혀 없음)
<돼지의 왕> 이라는 충격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애니메이션을 연출하였던 연상호 감독의 2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사이비> 를 보았습니다. 역시나 그림의 거칠고 담백한 느낌과 그 딱딱한 문체는 여전하더군요. 무엇보다 시종일관 한없이 어둡고 거칠고 무섭고 의악스러운 그 느낌이 여전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뚝심 있게 이런 화법으로 계속해서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연상호 감독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구요. 이런 느낌의 애니는 사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정말 보기 드문 느낌의 애니메이션이죠. 암튼 제게는 딱 좋았습니다.
이번 <사이비> 는 기독교를 표방하는 어떤 한 사이비 단체와 그 단체를 구성하고 또 거기에 엮이게 되는 인물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대한민국의 시골에 가면 꼭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음울한 느낌의 한 마을이 주무대이고, 그 마을 사람들이 맹신하며 믿게 되는 종교와 그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 입장에 가면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광경에 대하여 아주 우악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애니입니다.
정신 건강하고 멀쩡한 일반인들이 보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뻔하디 뻔한 거짓을 진실이라 주장하고 믿으라고 강요하고 믿게 만드는 사이비 종교. 이런 사이비들을 절대적으로 맹신하고 찬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무섭지 않을수가 없었네요. 이같은 사이비들이 기세등등하게 활개를 칠수 밖에 없는, 치도록 허용하게 만든 실제로 고약하게 병들고 피폐해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아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애니었습니다. 이런 사이비에 빠져서라도 위로 받고 위안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조장한 우리 현대 사회가 그만큼 썩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사이비> 는 굉장히 장르적으로 스릴러틱하고 하드고어한 면도 있고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 더욱 거칠어지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결말도 예측하기 힘든 영화였고 뻔하지 않음이 좋았네요. 시종일관 악에 바쳐 행동하는 주인공 '민철(양익준)' 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의 심리적인 변화와 영화 속에서 행동하는 그 하나하나가 굉장히 공감도 가고, 흥미진진했습니다. '과거의 학창 시절' 과 '계급 사회' 에 대해 적나라하게 풍자했던 <돼지의 왕> 에 이어서, '사이비 종교와 맹신, 믿음, 진실과 거짓의 구분, 병든 사회' 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이번 <사이비> 놓치지 말고 꼭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정말. 최근 상영된 그 어느 한국 영화들 보다 가장 뛰어난 완성도와 작품성이었습니다!!
- 144,000명의 관객 동원을 응원합니다. 자 이제 우리 모두 천국으로~
- 제 46회 시체스영화제 최우수애니상 수상했다는군요!! ㄷㄷ
- 연상호 감독님의 '밝은 영화' 를 보고 싶다면 일단 흥행좀. ㅋㅋ
- 양익준의 찰진 욕설 더빙이 참 좋은 (국내 최초로 그림도 그리기전에 더빙 목소리 녹음부터 완료한 애니라고 하네요.)
- 우오오오오!!!! 쉬부럴!!!!!!! 느낌이 가득가득한 '악에 바친' 영화!!
- <돼지의 왕> 보다 좀 더 대중적으로 느껴질 수 있음!
- 한 번 더 보고 싶음. 완전 강추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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