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라 와일드만 예뻤던 진부한 멜로 / 15세 관람가 / 104분
샤나 페스트 감독 / 알렉스 페티퍼, 가브리엘라 와일드.. / 개인적인 평점 : 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일요일(16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엔들리스 러브> 이야기를 해볼께요. <엔들리스 러브>는 스콧 스펜서가 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1981년에 만들어진 브룩 쉴즈 주연의 <엔들리스 러브>를 리메이크 한 작품인데요. 얼마 전, 원작자인 스콧 스펜서가 헐리우드 리포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1981년작뿐만이 아니라 2014년판 <엔들리스 러브> 또한 자신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관계의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2014년판 <엔들리스 러브>를 두고 '쓰레기 같은 리메이크'라고 혹평을 쏟아낸 인터뷰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는데요. 과연, 저도 <엔들리스 러브>를 보고 원작자인 스콧 스펜서처럼 느꼈을까요? ^^
내 나이 열일곱, 불 같은 첫 사랑에 빠졌다.
줄거리 제이드(가브리엘라 와일드)는 2년전 큰 오빠인 크리스가 암으로 사망한 뒤 오로지 집과 학교만을 오가며 학창 시절 내내 친구 한 명 사귀지 않고 지낸 외톨이 소녀인데요. 그런 제이드를 고등학교 4년 내내 멀리서 지켜봐왔던 데이빗(알렉스 페티퍼)은 졸업식마저 끝난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의 어느날, 우연히 제이드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죠. 그리고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마따나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 데이빗은 제이드와 거침 없는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제이드의 아버지 휴(브루스 그린우드)는 브라운대 의예과(쉽게 말해 미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코스를 밟는거죠. 실제로 브라운대 의예과에 떨어진 학생 대부분이 곧바로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할 정도로 미국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 곳이라고 하네요.)에 입학 예정인 자신의 막내 딸이, 레스토랑에서 발렛 주차일이나 하는 데이빗을 만나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데요. 급기야 휴는 제이드와 데이빗을 갈라놓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이르죠. 과연, 두 사람은 휴의 반대를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 <엔들리스 러브> 예고편 ★
<엔들리스 러브>는 간단히 말해 지극히 진부한 러브 스토리를 가브리엘라 와일드의 아름다운 외모와 OST, 여기에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남성이라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활용해 눈가림 하고 있는 멜로 영화였는데요. '사랑은 현실이다'와 '사랑만 있으면 모든걸 다 극복할 수 있다'라는 두 가치관의 진부한 싸움을 굉장히 익숙한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죠. 물론, 제이드와 데이빗이 본격적으로 사랑을 시작하기까지의 초반부가 비록 식상한 스토리라할지라도 나름 달달한 맛을 잘 살려내고 있기는 하지만, 중반부 이후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와 데이빗&제이드 커플에게 들이 닥친 시련으로 포커스가 분산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멜로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휴먼영화도 아닌 흐리멍덩한 작품색을 띠고 있는 어중간한 영화가 되버리고 말더라구요. ^^;;
저마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
<엔들리스 러브>는 제이드와 데이빗의 로맨스 외에도, 저마다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을 활용해 휴먼무비로써의 면모 또한 보여주고자 하고 있었는데요. 크리스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져 아내인 앤(조엘리 리처드슨)을 멀리하게 된 휴를 비롯해, 가족이라는 굴레에 매여 어느샌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열정을 까맣게 잊은 앤, 평생동안 크리스의 그림자에 가려진 삶을 살아온 둘째 키이스(라이스 웨이크필드), 크리스가 죽은 후 폐쇄적인 삶을 살아온 제이드 등의 버터필드 가족 외에도, 외도를 저지른 엄마가 남기고 간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데이빗에 이르기까지 <엔들리스 러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사랑(이성, 가족 등을 모두 아우르는 광의의 사랑)'으로 인해 생긴 깊은 마음의 상처들을 가지고 있죠.
단순한 멜로영화로만 그치지 않으려한 <엔들리스 러브>의 이같은 시도는 영화 초반까지만 해도 저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데이빗과 제이드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 하나로 얼렁뚱땅 치유해버림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저에게 엄청난 실망감만을 안겨주고 말았는데요. 마치, 전채 요리만 맛보게 해주고, 정작 메인 요리는 주지 않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
물론, 극중에서 크리스의 자동차와 LP판 등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통해, 마음의 상처에 갇혀 지내는 휴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나머지 가족간의 갈등을 보여줌으로써 좀 더 심도 있는 휴먼 드라마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자 노력한 점들이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기는 하지만 다들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또 단편적이었던 까닭에, 결과적으로 휴먼무비로써의 면모를 부각시키고자 했던 샤나 페스트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표현되고 있지는 못 하더라구요. ㅎ
차라리 멜로에만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전 솔직히 데이빗과 제이드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초반부까지의 이야기는 꽤 좋았었는데요. 여성 감독 특유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연출과 <겨울왕국>의 음악감독인 크리스토퍼 벡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엔들리스 러브>의 OST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초반부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젊은 연인의 모습을 꽤나 달달하게 잘 표현해 내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쉽게도 두 사람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시작하면서부터의 러브 스토리는,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처럼 영상과 음악만을 활용해 빠르게 SKIP 해버리고 있었던 까닭에 멜로영화로써의 재미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괜히, 멜로영화와 휴먼무비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러닝 타임만 낭비하느니, 차라리 멜로에만 올인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구요. 아, 그리고 자신의 속옷을 노출시키며 데이빗을 유혹하는 제이드의 모습 같은 장면들은 정말 뜬금 없게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1981년판 <엔들리스 러브>는 10대간의 사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능적(?)고 하네요. ^^;;)
결론을 내리자면 달달한 멜로영화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작품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엔들리스 러브>였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샤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느끼하게 변해버린 알렉스 페티퍼 때문에 가슴 아프기도 했었구요. ^^;;
전 그럼 이쯤에서 <엔들리스 러브> 리뷰는 마치기로 하고, 조만간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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