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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조금만 더 늘렸으면 어땠을까? ㅎㅎ 온리 갓 포기브스
jojoys 2014-04-27 오후 4:54:12 1019   [1]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찬 몽환적인 느와르 / 청소년 관람불가 / 90분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 개인적인 평점 : 7점(IMDB평점:5.8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26일) 메가박스 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온리 갓 포기브스>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지난 월요일 박스오피스 정리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번주 개봉작 중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던 작품이 바로 <온리 갓 포기브스>였는데요.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지난 2011년 가을, 저를 단숨에 매료시켜버렸던 <드라이브>에서 각각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함께 작업한 작품이 바로 <온리 갓 포기브스>이기 때문이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신작 영화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관람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 탓에 지난 2011년 11월, 평소처럼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예매를 하고 텅 빈 상영관에 홀로 앉아서 관람했던 영화 <드라이브>.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전 <드라이브>가 보여준 그 강렬한 매력에 흠뻑 취해 한참 동안이나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 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르는데요. 2011년 11월 18일에 그날처럼, 이번에도 텅 빈 상영관에 홀로 앉아서 관람했던 <온리 갓 포기브스>는 과연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매력을 어필했을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도록 할께요. ^^

환락의 도시에서 벌어진 핏빛 살육전

 

줄거리 마약, 매춘, 살인 등 온갖 추악한 욕망의 덩어리들이 한데 뭉쳐 환한 빛을 내뿜으며 끊임 없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환락의 도시 방콕. 그곳에 살고 있는 줄리안(라이언 고슬링)은 표면적으로는 무에타이 체육관을 운영하는 점잖은 관장이지만, 실제로는 형 빌리(톰 버크)와 함께 미국에서 헤로인과 코카인을 들여 와 판매하는 마약밀매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범죄자인데요. 그러던 어느 날, 빌리가 태국인 최얀리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얼마 뒤 형제의 엄마임과 동시에 마약밀매조직의 보스인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이 방콕에 도착하게 되면서 환락의 도시 방콕은 온통 붉은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데요. 과연, 온 도시를 새빨갛게 물들인 이들의 살육전은 어떤 결말을 맡게 될까요?

 

★ <온리 갓 포기브스> 예고편 ★

 

    지난 2011년에 개봉했던 <드라이브>는 비록 18,715명에 불과한 누적관객수(모르긴 몰라도 극장에서 관람하신 분들보다 웹하드에서 다운 받아 관람하신 분들이 수십배는 더 많았을테지요. ^^;;)를 기록하며 흥행에는 실패했었지만, 영화 좀 본다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느와르 영화의 수작 중 하나로 손꼽힐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인데요. 실제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드라이브>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었구요.

 

    그렇게 <드라이브>가 선사해준 강렬한 맛을 잊지 못하고 계신 분들은 저처럼 <온리 갓 포기브스>의 늦은 개봉(작년 5월에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개봉한 작품이니까요.)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즐거워하시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게 저로 하여금 모처럼만에 기대감으로 인해 가슴이 뛰게끔 만들었던 <온리 갓 포기브스>는 <드라이브>만큼의 강렬한 맛은 아니었지만 썩 나쁘지 않은 맛을 저에게 맛보여주더라구요. ^^

 

    <온리 갓 포기브스>를 간단하게 설명해드리자면, 마치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에다가 몽환적인 미장센과 강렬한 사운드를 더해놓은 것 같은 영화였다고 말씀드리면 이해하시기가 좀 수월하실 것 같은데요. 작년에 개봉했던 김기덕 감독님의 <뫼비우스>처럼 극단적으로 대사가 없는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김기덕 감독님의 <섬>, <나쁜 남자>, <해안선>, <피에타> 등이 그러했던 것 처럼 인물들의 말보다는 그들의 표정과 행동등으로 표현되는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는 그런 작품이었거든요. 여기에 <드라이브>에 비해 한층 더 어두워지고 또 탐미스러워진 미장센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탁월한 음악적 감각이 더해진 <온리 갓 포기브스>는, 솔직히 말해 대중성 따위는 저 멀리 별나라로 보내버린 그런 영화였답니다. ^^;;

호불호가 크게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영화

 

    수 많은 영화 평론가들과 영화 매니아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드라이브>도 국내 개봉 당시 상당수의 국내 관객(실제로는 대부분 다운 받아서 관람하신분들일테니 관객은 아닌건가요? ^^;;)들로부터 '지루하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는데요. 러닝 타임 내내 묵직하게 펼쳐지는 암울한 미장센과 몽환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라이언 고슬링의 핏빛 순애보가 하드고어적인 다양한 액션씬들을 비롯해 수준급의 카체이싱 장면까지 두루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는 평을 내놓는 관객들이 많았던 것을 돌이켜보면, <드라이브>의 1/3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제작비로(<드라이브> 1,500만불, <온리 갓 포기브스> 480만불) 만들어진 <온리 갓 포기브스>에게는 과연 얼마만큼의 힐난이 쏟아질런지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하지만 <온리 갓 포기브스>의 호불호를 가르는 가장 큰 요소는 <드라이브>에 비해 홀쭉해진 액션의 비중 때문이 아니라(솔직히, <드라이브>도 액션씬의 비중이 높은 영화는 아니었으니까요. ^^),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들의 나열을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는 전개방식 때문이죠. <온리 갓 포기브스>가 환락의 도시 방콕을 무대 삼아 몽환적인 미장센과 서정적인 음악을 바탕으로 펼쳐놓는 강렬한 이미지들의 나열이, 매 주 극장에 걸리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춘 상업 영화들만을 어쩔수 없이 맛봐야만 했던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꽤 괜찮은 별미로 느껴져서 좋았던게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대중들로부터는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는 스타일인게 현실이니까 말이죠. ^^;;

<드라이브>에서보다 한층 더 과묵해진 캐릭터로 돌아온 라이언 고슬링

 

    <드라이브>에서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핏빛 순애보를 보여줬던 라이언 고슬링은, 이번 <온리 갓 포기브스>에서는 범죄자로써, 또 형제와 아들로써, 그리고 무엇보다 한 명의 남자와 인간으로써 깊은 고뇌에 시달리고 있는 마약상 줄리안을 연기해주고 있었는데요. 90분의 러닝 타임 동안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면이 극히 드물 정도로 거의 대사가 없는 줄리안이지만, 라이언 고슬링은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대사 그 이상의 것들이 관객들에게 전달시킴으로써 훌륭한 연기를 펼쳐주고 있더라구요. 여기에 지적이고 얌전한 이미지로 대표되는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섹스와 돈만을 탐하는 탐욕스러운 마약조직의 보스 크리스탈로 완벽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이채로웠구 말이죠. ^^

    작품 중에서 줄리안과 크리스탈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를 통해 표현되고 있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들은, <온리 갓 포기브스>에 색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는데요.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그로테스크하게 묘사된 줄리안의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회귀는 저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해준 장면으로 꽤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네요. ㅎ

    하지만 한편으로는 줄리안이 <드라이브>​의 주인공인 드라이버만큼만이라도 대사가 있었더라면(드라이버도 꽤 과묵한 편이긴 했지만요. ^^;;), 좀 더 많은 관객들이 <온리 갓 포기브스>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었는데요. 각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사건의 발생과 전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내러티브들을 여러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통해서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금새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보였거든요. ^^;;

여러분은 자신의 두 손으로 그동안 어떤 나쁜 짓들을 저지르셨나요?

 

    <온리 갓 포기브스>. 단순히 직역하면 '오직 신만이 용서한다.'는 뜻이 되는 이 영화의 제목은 작품을 관람한 후, 저에게 있어 '죄의 크기가 크든 작든 간에 어떤 식으로든 죄를 저지르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가 과연 누군가의 죄를 심판하고 용서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는데요. 돈을 벌기 위해 어느 무에타이 선수는 링에 올라 싸움을 하고, 16살 먹은 소녀는 남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팔며, 그 소녀의 아버지는 가난을 핑계로 자신의 딸이 몸을 파는 것을 정당화하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에서부터, 영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끊임 없이 묘사되고 있는 돈과 성(姓)을 탐하는 인간의 지극히 본능적인 행위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들을 <온리 갓 포기브스>는 인간이 저지르는 죄악이라고 말하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세상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저마다 크고 작은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기에 '과연, 인간중에 누군가의 죄를 심판하고 단죄할 자격을 갖춘 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러닝 타임 내내 던지고 있었던 <온리 갓 포기브스>가 최소한 저에게 있어서만큼은 꽤 흥미로웠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ㅎ

 

    전 특히, 그 모든 죄가 인간의 두 손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바라보고 있는 <온리 갓 포기브스>의 시각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우면서, 또 한편으로는 격하게 공감하게 되기도 했었는데요. 물론, 우리 스스로 자신의 두 손을 이용해 착하고 훌륭한 일들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아마도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두 손으로 나쁜 일 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아가자는 의미의 이야기를 <온리 갓 포기브스>를 통해 말씀하고 싶으셨던게 아니었나 싶네요. ^^

 

    전 그럼 이쯤에서 대중성과는 담을 쌓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결코 나쁘지 않았던 <온리 갓 포기브스> 리뷰는 마치기로 하고, 조만간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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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갓 포기브스(2013, Only God Forg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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