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전편에서 보여줬던 사회비판적 메타포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강화한 스릴러 / 청소년 관람불가 / 103분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 / 프랭크 그릴로, 카르멘 에조고, 조이 소울, 자크 길포드, 키엘 산체즈..
개인적인 평점 : 8점(IMDB평점 : 6.7점, 로튼토마토지수 : 58%, 8월15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14일) 롯데시네마 대구광장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더 퍼지:거리의 반란>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제가 작년 11월에 국내에서 개봉했던(북미개봉은 6월7일이었습니다.) 시리즈의 1편 <더 퍼지>에게 굉장히 강한 인상을 받았던 까닭에, 개인적으로 8월 28일로 개봉이 예정된 <더 퍼지:거리의 반란>에 대해 어마어마한 기대감을 품은 채, 개봉일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물론, 8월 개봉예정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단연코 우디 앨런 감독의 <매직 인 더 문라이트>지만요. ^^) 다행히도 시사회의 불모지인 대구(서울에 비하면 대구는 정말 시사회가 드물죠. ㅠ.ㅠ)에서 웬일로 <더 퍼지:거리의 반란> 시사회가 열리길래 냉큼 가서 보고 왔드랬죠. ^^
그나저나 롯데시네마 대구광장은 어제 처음 가봤는데, 주차가 대구 시내에 있는 극장들보다도 훨씬 더 열악하더군요. 게다가 극장 로비도 굉장히 좁아 답답하고, 상영관 좌석도 낡은 대다가 쌔까맣게 때까지 껴 있는게.. 으~ 두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극장이었네요. ^^;;)
에공,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 1편에 대한 좋은 기억 때문에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상영관에 입장했던 제가 과연 <더 퍼지:거리의 반란>을 관람하고 난 후에도 좋은 기분으로 극장을 나섰을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1편 <더 퍼지> 리뷰 : http://blog.naver.com/c106507/80201451113
1편 그 후 1년.....
줄거리 1편에서 제임스(에단 호크)의 가족이 지옥 같은 밤을 보냈던 '제 5회 퍼지데이'가 끝난 후 1년이 지난 2023년 3월 21일 오후,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제 6회 퍼지데이'에서 무사히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데요.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 7시가 되면, 살인을 포함한 그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아무런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퍼지데이'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12시간 동안의 합법적인 생지옥 속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요?
★ <더 퍼지:거리의 반란> ★
작년에 1편인 <더 퍼지>가 개봉했을 당시, 국내외 여러 영화평론가들은 물론 대다수의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는 <더 퍼지>의 각본과 연출을 도맡아 한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을 두고 '지독한 망상에 시달리는 싸이코 감독'이라는 혹평이 쏟아져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현재 미국 사회가 골머리를 썩고 있는 현안(높은 실업율, 범죄율, 참전군인들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부의 양극화 등등)들과 관련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들을 스릴러 장르에 완벽하게 녹여낸 이색적인 스릴러라는 극찬을 쏟아낸 영화평론가들과 관객들도 꽤 많았죠.(저도 그들 중 한 명이었구요. ^^)
그렇게 <더 퍼지>를 통해 관객들은 물론이거니와 영화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던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이 1년만에 시리즈의 속편 <더 퍼지:거리의 반란>을 내놓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더 퍼지:거리의 반란> 또한 작년에 개봉했던 1편과 마찬가지로 관객과 영화평론가들로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 확실해 보이는 작품이더라구요.
■ '남들이 뭐라해도 나는 내 갈 길을 갈련다!!',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의 필모그래피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박스오피스모조,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 개봉일은 북미기준입니다.
1편보다 훨씬 더 풍성해진 캐릭터와 이야기
<더 퍼지:거리의 반란>은 지난 7월에 이미 북미에서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1편인 <더 퍼지>와 정확하게 똑같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요. 다시 말해, 한쪽에서는 미국 정부가 합법적으로 용인한 12시간의 생지옥이라는 설정이 영화적 상상력의 범주를 넘어선 과도한 망상이며, 또한 서민 계층을 선동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지니고 있는 3류 영화라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에, 또 다른 한쪽에서는 현대자본주의사회의 폐해와 문제들을 다시 한 번 절묘하게 스릴러 장르에 결합시킨 독창적이고 이색적이며 또한 환상적이기까지 한 스릴러라는 평가를 내놓았죠. ㅎㅎ
전 솔직히 <더 퍼지> 시리즈의 핵심이 되는 '퍼지데이'라는 가상의 날을 두고서 망상이고 억측이라 힐난하시는 분들의 주장에 납득하기 힘든게 사실인데요. 좀비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던지, 슈퍼 히어로들이 괴물같은 악당들과 맞서 싸우고, 정부의 비밀요원들이 빌딩의 유리창을 타고 날아다니고 지붕을 훌쩍 뛰어 넘는 장면들은 '영화적 상상력'이라 납득하면서, 막상 <더 퍼지> 시리즈 속 퍼지데이는 말도 안되는 망상이고 억측이라고 비난하는 것이, 제 생각에는 말 그대로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좀비나 슈퍼히어로, 그리고 슈퍼히어로 못지 않은 비밀요원들보다는 퍼지데이가 훨씬 더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말이죠. 실제로 인류 역사만 살펴보더라도 퍼지데이보다 훨씬 끔찍한 일들을 버젓이 자행해온 존재가 바로 '인간'이니까요. ^^;;
어쨌거나 <더 퍼지:거리의 반란>은 1편인 <더 퍼지>와 비교했을 때, 한층 더 폭 넓어진 공간 및 캐릭터 설정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일단, 1편에서 제임스 가족의 주택으로만 한정되었던 공간이 이번 <더 퍼지:거리의 반란>에서는 로스엔젤레스 시내 전체로 확대되었죠. 여기에 1편에서는 제임스의 가족과 가면 무리 등으로 국한되었던 캐릭터 설정 또한 이번 <더 퍼지:거리의 반란>에서는 굉장히 폭 넓게 확대되었는데요.
1년전 음주운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 니콜라스의 복수를 위해 퍼지데이를 맞아 사고차량 운전자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레오 경사(프랭크 그릴로)가 사고차량 운전자의 집으로 향하던 도중에, 꼼짝 없이 퍼지데이의 사냥감 신세에 처하고 만 에바(카르멘 에조고)&칼리(조이 소울) 모녀와 셰인(자크 길포드)&리즈(키엘 산체즈) 부부를 구해주게 되고, 그 과정에서 거대한 트럭을 타고 다니며 군대급 화력으로 눈에 보이는 족족 닥치는 대로 사람을 살해하는 정체불명의 무리를 비롯해 바이크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하는 바이크족, 그리고 마치 독특한 별미인 것 마냥 인간 사냥을 즐기는 상류층 사람들과 조우하는 등의 수 많은 캐릭터와 사건들을 빠른 호흡과 매끄러운 내러티브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 바로 <더 퍼지:거리의 반란>이었답니다.
신랄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 또한 여전하더라는.. ^^
58%의 로튼토마토지수가 말해주듯이, <더 퍼지>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들에 대한 북미 현지 평론가들의 호불호는 5대5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12시간 동안의 합법적인 생지옥인 '퍼지데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에서부터 스크린 속에서 팽배하게 뿜어져 나오는 상류지배층에 대한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의 격렬한 혐오감 등이 보시는 분의 취향에 따라서는 굉장히 거북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반대로 그와 같은 극단적인 설정과 연출등이 있었기에 현대자본주의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의 힐난에 한층 더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죠.
특히, 이번 <더 퍼지:거리의 반란>는 카멜로 존스(마이클 K. 윌리엄즈)를 위시한 반퍼지주의 반군들의 등장과 더불어 막강한 전투력을 뽐내는 레오 경사의 상류층 학살 장면 등을 통해 한층 더 강화된 사회혁명적인 메시지를 띄고 있었는데요. 이 또한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서민 계층을 선동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레오 경사의 반격에 비참한 죽음을 맞는 것뿐만이 아니라 눈물콧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목숨을 구걸하는 상류계층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게 묘한 쾌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꽤 계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
작년에 개봉했던 <더 퍼지>가 국내 개봉 당시 13만7,340명에 불과한 스코어를 기록했던 탓에 <더 퍼지>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작품색이 국내 관객분들에게는 많이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대부분의 관객분들에게는 <더 퍼지:거리의 반란>이 시리즈의 속편이 아닌, 생전 처음보는 영화일테니까 말이죠. ㅎ) 실제로 시사회장을 찾으신 관객분들 중에서도 <더 퍼지:거리의 반란> 속 '퍼지데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에 실소를 흘리시며 당혹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
하지만 <더 퍼지:거리의 반란>을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각 장면장면마다 사회비판적인 메타포(은유)를 가득 품고 있는 독창적인 스릴러 영화라 생각하고 관람하신다면, 아무 의미 없이 사람을 살육하는 장면만으로 가득 채워진 슬래터무비가 아니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의미있는 작품으로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거나 <더 퍼지:거리의 반란>도 호불호가 어엄~청나게 갈릴 것 같아요. ^^;;
전 그럼 이쯤에서 <더 퍼지:거리의 반란> 리뷰는 마치고 조만간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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