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 상영 장소 : 여의도 CGV 상영일시 : 2014.11.24 00:10 살다 보면 우리는 '믿고~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정확히 수식어는 아니지만, 어느 사이엔가 수식어처럼 사용되는 이 말은 믿고 보는, 믿고 먹는 등등으로 다양하게 사용이 되고 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믿고 보는 배우나, 믿고 보는 감독이 존재하고 이 감독이 연출하면 일단 본다거나, 이 배우가 나오면 일단 보는 등의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 배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신하균 등이 있고, 감독으로는 폴 토마스 앤더슨이나 크리스토퍼 놀란 등이 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를 본다면 누구라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임으로 확답할 수는 없다. (참고로 같이 상영한 지인은 필자와 정 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처럼 '믿고 보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보유한, 즉, 가장 팬층을 많이 보유한 감독은 누구일까.
모르긴 몰라도, 크리스토퍼 놀란(이하 놀란 감독)은 다수의 팬층을 보유한 가장 신뢰가 가는 감독으로서 언급되기 쉬울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인기는 상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의 작품들인 배트맨 트릴로지나 인셉션 등을 만나보면 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그의 신작인 '인터스텔라'는 그래서 엄청난 파급력이 있음을 예고했고, '항성 간의'라는 뜻을 가진 이 영화 제목은 우주에 대한 놀란 감독식 표현을 여과 없이 보여줄 것이기에 온 기대를 받았다.
또한, 작년 엄청난 힘을 보여줬던 '그래비티'가 있었기에, 그가 보여주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결과적으로 놀란 감독은 엄청난 우주와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호기심을 극도로 끌어올려 스크린에 꽉꽉 채워 담아냈다.
물론, 그에 대해 우려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흔하게 말하는 '천재' 놀란 감독이지만, 우주에 대한 표현은 '그래비티'가 보여준 것 이상으로 담아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시대에 따라 수없이 많은 우주적 스토리가 존재했고, 스토리라인만 놓고 보자면, 새로울 것이 없었을 것이고, 비쥬얼 적으로라도 그 끝판왕은 '그래비티'정도면 최상위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이야기는 상투적인 흐름을 가져버렸고, 새로운 서사를 가진 상태로 이야기가 풀어지지 못했다.
현실에서 거론되는 다양한 천체물리학적 이론의 접목이 얼마나 사실적인지를 논하자면, 지금도 이론들은 계속해서 변화를 하고 있고, 꼭 변화가 아니더라도 오류투성이임을 너무나 쉽고 빠르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야기들은 확실히 배제한 상태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적어도 필자가 접한 브라이언 그린의 엘레건트 유니버스나 멀티 유니버스만 비교해도 이야기할 논제가 무척이나 많다.
그로 인해 계속해서 기존의 우주적 영화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이와 같은 논제는 이후의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존보다 발전된 것은 그래픽적 효과와 엄청난 화면뿐이 아니었을까.
그가 보인 우주의 신비(?)는 사랑으로 모두 해결이 되었고, 우리가 그에게서 기대한 그 무언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사실 '사랑'이란 주제는 그와 먼 주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극찬한 다크나이트에도 인셉션에도 존재했고, 반전이 있었지만, 메멘토도 역시 함께 했다(물론 조금 다르다.).
하지만 그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할 마스터키가 되지는 않았다. 물론 살다 보면 그것이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부모에 대한, 연인에 대한, 자식에 대한 등등. 그렇다고 모든 것의 해결이 그것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물론 감정을 자극할 때, 부모 혹은 자식 등 사랑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영화 역시 그런 감정적 호소는 탁월했고, 눈물을 흘리게 하기에 부족함은 느낄 수 없었다.
그것이 불필요하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그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영화적 효과로써 충분히 필요하니까. 이 역시 놀란의 기존 흐름과 다름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일명 '감성팔이'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어디부터 어긋난 것일까?
혹시 너무나 큰 주변의 기대를 의식해서 모두를 아우르는 영화가 필요했을까? 아니면 정말 자신이 진리라는 착각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일까? 이것도 아니라면, 더는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 틈에서 먹히는 이야기를 들고 나온 걸까?
이쯤에서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면, 머피의 문제로 담임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을 만날 때, 지구만 생각하면 된다는 식의 단편적이고 눈앞의 것만을 추구하는 말을 듣고 짓는 쿠퍼의 표정이다.
마치 '이 인간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라며 지었던 표정은 결국 관객들이, 아니 적어도 필자한테 있어서 그런 표정을 짓게 하였다고 생각된다.
★ 5개 만점 ★★★☆(스토리 5 연출 7 비쥬얼 9 오락 8 연기 7 총점 7.2) 감정적인 부분에서 누군가를 자극하는 헐리우드의 스케일이 큰 영화들은 수없이 많이 있다. 그런 노선과 달랐기에, 특출난 능력을 통해서 적을 소탕하던, 소모성 짙은 킬링타임으로 치부되던 히어로물에도 인간적 고뇌와 심리적인 부분을 탁월하게 담아내며 다름을 그가 보여주었기에 그만큼 더 기대하고 그의 작품을 좋아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그의 모습은 이 영화, 저 영화에서 보이던 모습을 담아내는 것만 같았고, 더는 특출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것만 같다. 우리가, 아니 필자는 그런 것을 기대한 것은 화려함을 갖춘, 스케일만 커진,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저 그런 헐리우드식 오락영화가 아닌, 그만의 그 어떤 특수함을 갖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스케일이 크지 않더라도 감정을 오롯이 쏟아내는, 누구나 할 것만 같은 고뇌를 충분히 담아내길 기다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지만 그였기에, 실망을 상상할 수 없었기에, 더욱 그를 의심하게 된다. 이제는 연출가가 아닌 제작 및 투자 전문가인, 돈이 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존재가 된 것일까? 라고. 제발, 제발! 이라고 속으로 수없이 외치며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은 잔인한 영화, 안타까운 영화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같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결국, 그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는 다음을 기대하고 싶지 않아 슬픈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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