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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잘 하는 게 사랑 밖에 없는 그들.. 마미
ldk209 2014-12-22 오후 2:33:57 9606   [2]

제일 잘 하는 게 사랑 밖에 없는 그들.. ★★★★

 

“2015년 가상의 캐나다에서 총선을 통해 새 정부가 집권한다. 두달 후 캐나다 내각은 S18 법안을 도입하여 캐나다 보건 정책에 수정을 가하고자 한다. 큰 논란이 된 S14 법안에는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의 부모가 경제, 신체, 심리적인 위험에 처할 경우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도 자녀를 공공병원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디안 다이 데프레의 운명은 그 사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내용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답답하고 갑갑하고 우울한 영화입니다. 엄마 디안은 ADHD증후군(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에 애정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아들 스티브와 함께 삽니다. 이 설정만으로도 <마미>가 얼마나 힘든 영화인지 가늠이 됩니다. 영화는 이 둘 사이에 친절한 전직 교사 카일라를 투입하면서 언뜻 이들이 과거의 아픔을 딛고 행복하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나갈 것이란 희망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거의 공포영화에 버금가는 공포와 긴장을 상영시간 내내 객석에 뿌려댑니다. 확실히 무엇보다 공포스러운 건 실제보단 상상에 기반했을 때죠. 도무지 통제와 조절이 안 되는 스티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이젠 힘으로도 제압하기 힘들게 자랐죠. 스티브가 소리치거나 폭력을 행사할 때 엄마는 두려움에 몸서리칩니다.(이 장면에서 얼마 전 일본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아들의 정신병적 폭력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아들을 칼로 찔러 살해한 후 경찰에 자수한 사건이었죠) 그럼에도 엄마나 아들이나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면 둘은 서로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고, 그 사실을 또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아들이 엄마에게 말합니다. “나는 엄마를 계속 지금처럼 사랑할 테지만, 엄마는 앞으로 나를 덜 사랑하게 되겠지” 엄마가 아들에게 말합니다. “엄마가 아들을 덜 사랑하게 될 일은 없어. 그러나 아들은 시간이 지나면 엄마를 덜 사랑하게 되지” 너무나 가슴 아픈 모자의 현실입니다.

 

자비에 돌란이 선택한 1:1의 화면비는 관객에게 영화 속 모자의 고통을 더욱 적나라하게 전달합니다. 자비에 돌란은 이런 화면비를 선택한 이유가 영화 속 인물에 좀 더 집중하길 바래서 였다고 하는데, 전 관객 역시 영화 속 인물들처럼 현실의 갑갑함과 답답함을 같이 느껴보라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가장 밝고 행복한 순간에 1:1의 좁은 화면은 화사함과 함께 넓어지며 가슴을 뻥 뚫리게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넓어진 화면에서 아이러니하게 증폭되는 불안감을 경험하게 됩니다.(최소한 저는요) 왜 그랬을까요? 이 모자에게 행복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 이런 형식으로 이런 얘기를 하기엔 140분이라는 상영시간은 조금 부담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100분 정도로 편집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이제 자비에 돌란이란 이름은 가능성이 아니라 확신을 주는 이름이 된 것 같습니다.


※ 다른 자비에 돌란 영화에서처럼 음악 좋습니다. 

 

※ 최근 화면비를 이리저리 바꾼 영화로는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떠오릅니다. 각 시대의 대표 화면비율인 1.37:1, 1.85:1, 2.35:1을 이리저리 오갔죠. 특히 1.37:1 비율에서 상하의 구도로 화면을 잡은 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비를 바꾼 건 아니지만 일반적 화면비가 아닌 4:3의 영상을 선보였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가 있었죠.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런 화면비를 선택한 건 당시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컴퓨터 화면비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화면비의 변화를 가장 자주 사용한 감독은 의외로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뚜렷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저 좀 더 많은 영상정보를 주기 위함이죠. <다크나이트>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일반 상영관에서는 바뀌지 않고 아이맥스 상영관에서만 바뀝니다.

 

※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청소년에게 익숙한 4:3 비율로 영화를 찍었듯이, 앞으로 1:1이 아니라 아예 세로가 더 길쭉한 영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이후 생겨난 새로운 변화 중 하나는 사람들이 가로가 아닌 세로로 스마트폰을 그냥 든 채 촬영한 영상을 유투브에 많이 올린다는 겁니다. 처음에 이런 영상을 봤을 땐 좀 어색하고 그랬는데,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실제 세로로 길쭉한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다면 느낌이 어떨까요?


※ 그러고보니 올해 두 편의 자비에 돌란 영화를 봤네요. <탐엣더팜>과 <마미> 두 편 중 굳이 한 편을 꼽이라고 하면 <탐엣더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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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2014, Mo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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