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에 성공했으니 이제 리더십 증명? ★★★ 2010년에 드림웍스가 내 놓은 <드래곤 길들이기>는 픽사가(그 당시 픽사!) 만들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완성도로 평론과 흥행, 모두에서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당연히 속편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죠. 특히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에 비해 속편 제작이 좀 더 수월할 테니깐요.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을 거 같습니다. 1편은 그 자체로 완벽한 종결이었기 때문이죠.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완성도도 높지만, 특히 타자와의 공존을 얘기한 주제의식은 탁월했습니다. 특히 제가 제일 좋아하면서도 가슴을 울렸던 장면은 결론 부분, 히컵이 눈을 떴을 때 자신의 한 쪽 다리가 사라진 걸 씁쓸한 표정으로 받아들이는 장면이었죠. 아무리 정의로운 일을 하더라도 희생당하는 부분이 있다는, 인생에서 어떤 걸 이루기 위해선 어떤 걸 잃을 수 있다는, 100% 모든 게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전체 관람가의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걸 보여준다는 게 그렇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아무튼, 타자와의 공존을 이뤄낸 히컵은 2편에선 자신의 리더십을 증명하기 위한 여정에 나섭니다. 스스로 나서는 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그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죠. 여기에서도 타자와의 공존은 중요한 주제입니다. 히컵은 여전히 적대적인(적대적으로 보이는) 타자와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다면 평화로운 공존은 가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죠. 그러니깐 막무가내(?) 싸우려고 드는 상대와의 무조건적 평화 공존 추구는 자칫 아(我)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개봉 당시에는 상황이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요즘으로 보면 거의 IS를 상정해도 괜찮은 얘기 아닌가요? 아무리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한다고 해도 IS와 공존을 모색한다는 것은 인류가 이뤄놓은 문명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름 전편을 이은 주제에 큰 화면과 3D 효과로 만끽하는 활공장면은 정말 한마디로 끝내주는 쾌감을 안겨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전편은 그 자체로 완벽한 종결이었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속편은 억지스럽게 겨우겨우 밀고 나가는 느낌이 강합니다. 히컵 어머니의 전사나 현재를 봤을 때, 전편에서 그런 어머니의 전사가 언급 안 됐다는 것부터 삐걱거리는 부분이죠.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지점일텐데요. 이야기로서의 한계도 명확합니다. 오래 전 중세가 배경인 만큼 아무리 히컵이 자신에게 지도자의 자질이 없다고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죠. 3부작으로 완결 짓는다고 하니 3부를 기대해 봅니다. ※ 이 시리즈는 아무리 봐도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아닌 가요? ※ 이 영화만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동물에게 죄책감을 만들어 씌어 놓는 것에 좀 불편함을 느낍니다. 대표적으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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