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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가 있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있었을텐데. 워킹걸
ermmorl 2015-01-11 오후 5:49:48 1683   [0]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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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모든 키워드가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층에서 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잉여'가 아닐까 생각한다.


잉여라는 말은 분명 부정적인 뜻을 내포해서 좋은 어감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것이 독립영화계에서는 분명 뜨거웠다.


잉여는 다 쓰고 난 나머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잉여인간이라 함은
쓸모없는, 가치가 없는, 떨거지가 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잉여는 그러한 느낌보다 정상과 다른 존재를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이 천재적이거나 한 분야에 무조건 관심을 가지지는 않기에
'너드'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단지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나 할까.


그 키워드가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확실히 그러한 문화권이 형성되는 것은
예측할 수 없고, 새로운 의미로써 선택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화 형성에 실패한 키워드도 여럿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조폭'코미디와 '섹스코미디'가 그것이다.


한때 조폭이 소재가 되는 이야기가 엄청난 붐을 일으키던 때가 있었다.
단순한 스토리와 액션씬, 많은 육두문자가 즐비했고,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영화가 그 영화'라는 인식을 주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물론, 지금은 하나의 한국형 누아르로써 발전해서 심심치 않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분명히 단순한 조폭 코미디는 아니었다.


'섹스 코미디'의 경우도 실패한 코드 중 하나인데, '색즉시공'이
나름 선방하면서 그러한 문화권이 형성되는 듯싶었으나,
이후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이 쏟아졌고, 철저하게 무너지면서
그 코드도 완전하게 외면받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메리칸 파이'가 승승장구하며 그 문화권을 형성하다가
흔히 '병맛'이라는 코드와 결합하면서 B급 정서에 융화되고
더욱더 활발하게 작품이 나오는 것과는 너무나 상반된다.


영화란, 아니 문화란 늘 그렇듯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권을 형성하는 것은 각 문화의 몫이다.


조폭 코미디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한국형 누아르로 발전을 했고,
어느 정도 정착을 한 하나의 장르가 되었지만, 섹스 코미디는
뚜렷한 발전 없이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하나의 코드가 되었다.

 

물론 이따금 이와 같은 부류의 영화가 나오고는 있지만,
특별하게 흥행을 하거나 이슈가 되는 영화는 없는 것 같다.

 

'워킹걸'은 이따금 나오는 섹스 코미디 중 하나로써,
섹시함으로 많이 주목받는 배우 클라라와 최근 작품들에서
노출도 마다치 않는 스펙트럼을 보여준 조여정의 조합이다.

 

이미 철이 지나버린, 아니 철조차 제대로 가지지 못한 코드를
전적으로 표방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시선이나 연출이 아니면
철저하게 실패할 것임을 영화를 보는 모두가 인식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꼭 이런 영화만이 아니라 모든 영화가 그래야만 하겠지만,
특별히 엄격한 잣대를 보고 있기에 이 영화가 불리한 것도 사실이었다.

 

결과적으로 (물론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첫 시작은 나름 괜찮았던 것도 같았다. 인트로부터 촌스러움을
완전 무장하고, 끝까지 그러한 흐름을 고수할 것처럼 행동했다.


거기다가 보희(조여정)가 출근할 때, 장난감 회사답게 유치함,
아기자기함으로 중무장함으로써, 어딘지 모르게 팀버튼의
익살스러움이 묻어나는 듯도 해서 한껏 기대를 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것을 넘어서는 무엇인가는 나오지 않았다.
그마저도 전부 하다 말기를 반복하여 제대로 끝맺음 된 설정이 없었다.


단순하게 철 지난 유머들을 하염없이 늘어놓곤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름이나 번호판을 이용해서 내뱉는 부질없는 말장난이다.


오난희건 구강성이건 그 수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린 시절 유행처럼
떠돌았었던 무슨섬의 비밀인지 뭔지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뛰어난 스토리를 이용해서 힘있게 끌고 갔던 것도 아니다.
모두 예측이 가능한 범주 내에 있었고, 그마저도 촌스러웠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딱 한 장면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고 의미를 부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경수(고경표)와 난희(클라라)의 두 번째 만남에서 창밖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장면은 이 영화를 통틀어 최고였다.


슬로우로 처리된 비와 커다란 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볼 때,
흐르는 끈적한 음악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너무나 감각적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이 장면은 촌스러운 컨셉으로
촬영을 진행하다가 얻어걸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를 말하라고 한다면, 이후에 그와 같은 감각적임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으며,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시퀀스들이 용두사미처럼 힘을 잃어가는 와중에 그 장면만은
너무나 독보적으로 완벽하게 처리가 됐다는 것이 그 증거다.


오락적인 부분에서야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마저도 무한 반복이 되면서, 힘을 잃어가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된다.


2시간에 육박하는 상영시간이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고,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에게는 다소 미안한 말이겠지만,
30분짜리 영화로 만들어도 이 정도의 수준이 될 것 같다.


그 와중에서 '배우가 아깝다'라는 말도 선뜻 나오지 않는다.
조여정의 연기는 어느 순간 너무나 과장되고 만들어지는 것 같았고,
클라라의 연기는 어딘지 딱딱하고 어색하기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클라라가 맡은 배역이 그녀의 어설픈 연기에
적합한 성격과 특성이 있어서 조금은 중화되었다는 것 정도일까.


철 지난 유머, 싫증 난 이야기와 전개, 힘이 빠지고 있는 연출,
과장되어 오히려 불편한 연기, 조화롭지 않음의 연속.


아무리 아역배우의 연기가 즐거워도, 감각적인 장면이 있어도
그것은 전체 상영시간 중 5분 정도 남짓일 뿐이며, 그 5분을 위해
나머지 110여 분 가량을 소비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 소비인 것 같다.


드래곤볼에서 손오공은 마인부우와 싸울 때,
초사이언3의 변신이 풀리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원기옥이 있었고, 그 한방으로
모든 것을 뒤집어 버리면서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보라. 변신이 풀리기만 하고 그다음이 없다.
아니 애초에 초사이언에 도달하지도 못했던것은 아닐까.


계왕권이나 쓰면 다행은 아니었을까?
그들이 드래곤볼의 주인공이었다면,
이미 지구는 수십 번도 더 망했을지도.


★ 5개 만점

★★(스토리 3 연출 4 비쥬얼 6 오락 6 연기 5 총점 4.8)
영화를 볼 때면 가끔 아무런 기대도 없이 봤다가 뜻밖에 재미가 있거나,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면,
후한 평가를 줄 때가 있고, 기대했다가 별로인 영화를 만나게 되면, 너무 낮은 평가를 주곤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 둘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무런 기대도 안 했는데, 그 기대 이하이기도 주고,
오히려 어설픈 연출로 기대감을 살짝 주다가 결국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더 실망만을 주었다.
최악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하나 깨달은 교훈이 있다면, 역시나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이다.


변신이 풀린 손오공은 원기옥이라는 필살의 기술이 있다. 그는 그것으로 세계 평화를 이룬다. 하지만 그들은? 원기옥은 커녕, 초사이언은 커녕, 계왕권도 배우지 못했다. 수습은 해야 하지 않겠나? 어쨌든 그렇게 세상은 멸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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