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갈팡질팡하는 연출력 때문에 심도 있는 주제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02분
문제용 감독 / 이민기, 여진구, 유오성, 김정태, 김기천..
개인적인 평점 : 3.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30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내 심장을 쏴라> 이야기를 해볼께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타짜> 등의 작품에 연출 스텝으로 참여하셨던 문제용 감독님의 연출 데뷔작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작년 8월 7일에 공익으로 입대하신 이민기씨의 입대 10일전이 되어서야 촬영이 끝난 이민기씨의 입대전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죠. ^^
사실 전 개봉전까지만 하더라도 젊은 여성분들이 많이들 좋아하시는 이민기, 여진구씨가 주연을 맡고 있는 <내 심장을 쏴라>인 까닭에 어느 정도의 티켓 파워를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개봉 첫 날 일일 박스오피스 4위로 데뷔한 이후 줄곧 4위에 머물며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기도 한데요. (참고로, <내 심장을 쏴라>아 어제(30일)까지 기록한 누적관객수는 14만8,499명입니다.)
과연, 이렇게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 <내 심장을 쏴라>였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한날한시에 수리희망정신병원 501호에 입원하게 된 두 동갑내기의 정신병원 탈출기!!
줄거리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던 어느 밤 외딴 시골길, 밧줄로 두 손이 꽁꽁 묶인 채 짐짝처럼 169택배차에 실려가던 이수명(여진구)은 난데 없이 나타나 추격전을 벌이는 세 대의 승용차를 목격하게 되는데요. 잠시 후, 수명은 그들의 추격전이 자기 또래의 청년 한 명을 여러명의 남자들이 집단 폭행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까지 본 뒤, 본래의 목적지인 수리희망정신병원에 도착하게 되죠.
도착과 동시에 박정철(박두식) 간호사의 온갖 욕설을 들으며 짐승 취급을 당하던 수명은, 곧이어 도착한 정체불명의 자동차에서 조금 전에 집단 폭행을 당하던 청년(이민기)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괴한들의 손에 이끌려 강제로 끌려나오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요. 그렇게 한날한시에 '희망'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수리희망정신병원에 강압적으로 입원하게 된 두 청년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전 솔직히 정유정 작가님의 원작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까닭에, 관람 직전까지 <내 심장을 쏴라>가 이민기, 여진구 두 청춘스타를 앞세워 뻔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그렇고 그런 청춘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만나 본 <내 심장을 쏴라>는 저에게 두가지의 놀라움을 선사해주더라구요.
제가 <내 심장을 쏴라>에게 놀라게 되었던 첫 번째 이유는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신계급주의사회의 병폐에 대한 메타포(은유)로 가득 차 있는 작품이라는 점 때문이었구요. 또 다른 이유는 그와 같은 주제 의식을 엉망진창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조악한 내러티브로 담아낸 문제용 감독님의 문제적 연출력 때문이었죠. ^^;;
신계급주의 사회의 축소판인 수리희망정신병원
<내 심장을 쏴라>의 주요 무대가 되는 수리희망정신병원은 한마디로 말해 현대자본주의로 인해 만들어진 신계급주의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일례로 <내 심장을 쏴라>의 인물 관계만 하더라도, 돈과 권력을 앞세워 높은 곳에서 오만하게 군림하고 있는 렉터 원장(송영창)과 승민의 둘째 형으로 상징되는 신지배계급, 그리고 신지배계급에게는 한없이 약해지지만 자신보다 약한 자들에게는 잔인할 정도로 강해지는 박정철(일명 점박이) 간호사와 윤보라(한혜린) 간호사 같은 기회주의자들과 수리희망정신병원의 구역질 나는 썩은 내에 치를 떨면서도 막상 행동으로까지는 이어가지 못하는 최기훈(유오성) 간호사와 같은 방관자로 구성된 화이트칼라, 여기에 온갖 부당한 대우(폭언과 욕설, 구타)와 착취(미술치료 시간에 쇼핑백 만들기 알바, 야외수업으로 포장한 산 너머 보트장 쓰레기 수거 등)를 받으면서도 그저 신세 한탄 밖에는 하지 못하는 환자들로 상징되는 블루칼라를 상징하고 있죠.
<내 심장을 쏴라>는 이와 같은 신계급주의 사회에 대한 메타포(은유)를 바탕으로 신계급주의 사회의 계급구조나 보편적 가치관 등에 의해 강제로 꿈을 억압당하는 청춘들을 상징하는 승민(이민기)과 신계급주의 사회의 시스템에 일찌감치 굴복해 스스로 꿈을 포기한 청춘들을 상징하는 수명(여진구), 이 두 주인공이 신계급주의 사회의 틀(수리희망정신병원의 철조망)을 깨부수고 더 나은 사회(철조망 밖 세상)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수 많은 청춘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더라구요. ㅎ
문제용 감독님의 '문제'적 연출력이 아쉬울 따름..
하지만 이처럼 <내 심장을 쏴라>가 내포하고 있는 의식 있는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기에는 문제용 감독님의 연출자로써의 역량이 너무나 턱없이 부족했었는데요. 한마디로 말해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지다 못해 온몸이 반토막 나고 말았다고나 할까요?? ^^;;
일단, <내 심장을 쏴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관객들이 러닝타임 내내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유지하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까지 캐치해나갈 수 있을 만큼의 흥미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인데요. 영화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스토리라인이, <내 심장을 쏴라>에서는 뚜렷한 주관 없이 마구잡이로 연출하고 또 편집 해놓은 문제용 감독님의 문제적 연출력으로 인해 굉~장히 어수선해짐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영화가 끝난 후 대부분의 관객분들이 "도대체 무슨 내용이야?"라는 반응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보였거든요. ^^;;
<내 심장을 쏴라>는 같은 날 개봉한 <워터 디바이너>와 함께 저로 하여금 영화의 가장 기본은 연출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기도 했는데요. 두 작품 모두 문제용 감독님과 러셀 크로우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연출 방향에 대한 뚜렷한 주관과 견고한 작품 구상을 가지고 있는 연출자가 만든 작품과 그렇지 못한 연출자가 만든 작품이 완성도면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말이죠. ㅎ
※ <워터 디바이너> 리뷰 : http://blog.naver.com/c106507/220257517727
그나저나 개인적으로는 여진구씨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번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도 그렇고 이번 <내 심장을 쏴라>도 그렇고, 꽤 깊이 있는 은유들을 포함하고 있는 작품들만 골라 출연하고 계시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본인이 직접 작품을 선택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소속사나 부모님이 골라주시는 것인지 굉장히 궁금하네요. 만약, 본인이 직접 작품을 고른 것이라면 외모와 목소리뿐만 아니라 작품을 보는 안목까지도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여진구씨일테니 말이죠. ㅎㅎ
함량미달의 연출자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정체불명의 영화가 되고 만 <내 심장을 쏴라>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들 따뜻하고 행복 가득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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