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담담하게 가슴을 아려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코믹드라마 / 12세 관람가 / 102분
데오도르 멜피 감독 / 빌 머레이, 제이든 리버허, 멜리사 맥카시, 나오미 왓츠..
개인적인 평점 : 8점 (IMDB평점 : 7.3점, 로튼토마토 지수 : 77%, 2월26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화요일(24일) 롯데시네마 동성로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세인트 빈센트> 이야기를 해볼께요. ^^
북미 현지 시각으로 지난 1월 22일에 열렸던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세인트 빈센트>는 작년 10월 10일에 북미에서 개봉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빌 머레이의 완벽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더 없이 행복해지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작품인데요. 하지만 일부 북미 평론가들로부터는 '식상하기 이를 데 없는 해피엔딩무비'라는 혹평을 듣고 있기도 하죠.
자, 그럼 과연 제가 직접 보고 느낀 <세인트 빈센트>는 호평과 혹평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영화였는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약골 왕따 올리버와 괴팍한 빈센트의 웃픈 우정 스토리
줄거리 바람둥이 아빠와 이혼한 엄마 매기 브론스틴(멀리사 매카시)과 단 둘이서 뉴욕주 킹스 카운티로 이사를 오게 된 올리버(제이든 리버허)는 이사 첫 날 부터 옆집에 살고 있는 괴팍한 할아버지 빈센트 맥케나(빌 머레이)의 꼬장(^^;;)을 맛보게 되는데요.
다음 날, 첫 등교한 세인트 패트릭 학교에서 동급생인 로버트 오친스키(다리오 바로쏘) 패거리에게 집열쇠부터 핸드폰, 지갑까지 모두 빼앗기고 만 올리버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빈센트네 집 전화를 빌려쓰게 되고, 병원에서 CT촬영기사로 일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매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시간당 12달러에 빈센트를 베이비시터로 고용하게 되죠. 그 날 이후로 올리버는 방과 후 하루 웬종일 성미 고약한 빈센트와 함께 지내게 되는데요. 과연, 올리버와 빈센트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요?? ^^
아마도 <세인트 빈센트>의 예고편과 시눕을 미리 접하신 분들 중 상당수는 '너무 뻔한 영화 아냐?'라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솔직히 저도 <세인트 빈센트>를 직접 보기 전 까지는 <러브 액츄얼리> 속 대니엘(리암 니슨)과 샘(토마스 생스터)이라든지, 아담 샌들러의 <빅 대디>, 드웨인 존슨의 <게임 플랜>, 임창정씨의 <파송송 계란탁>, 차태현씨의 <과속스캔들> 등 철 없는 어른과 애어른 귀염둥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기존의 수 많은 영화들을 떠올렸었으니까 말이죠. ㅎㅎ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인트 빈센트>는 여러분이 예상하셨던 것처럼 앞서 말씀드린 작품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는데요. 그러나 <세인트 빈센트>는 헐리우드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배우인 빌 머레이를 위시한 여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아려오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답니다. ^^
<세인트 빈센트>의 가장 큰 장점은 출연 배우들의 견고한 연기력!!
약골 왕따 올리버와 까칠한 할아버지 빈센트의 코믹한 첫 만남으로 시작해 올리버가 다니고 있는 세인트 패트릭 학교의 '내 주변의 성인(聖人)' 발표회로 마무리 되는 <세인트 빈센트>는, 이 한 줄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전체 스토리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뻔하디 뻔한 클리셰(관용적 표현)로 일관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스크린 속 올리버와 빈센트를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이유는 빌 머레이를 비롯한 제이든 리버허, 멜리사 맥카시, 나오미 왓츠 등의 열연 때문이었죠. ^^
<모뉴먼츠 맨:세기의 작전> 속 건축가 리차드 캠벨의 어수룩함, <하이드 파크 온 허드슨>의 노신사 FDR의 유머,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속 영화배우 밥 해리스의 젠틀함, 그리고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속 허먼 블룸의 다혈질 성격 등을 합쳐 놓은 듯한 빈센트의 모습은 마치 그동안 빌 머레이가 연기해왔던 이들 캐릭터들의 총합을 보는 것 같았는데요. 그와 더불어 작품 곳곳에서 선하디 선한 눈동자 속에 깊은 슬픔과 외로움의 그림자까지 진하게 담아내고 있었던 빌 머레이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니, 왜 미국의 유명 영화 잡지 할리우드 리포터가 '빌 머레이가 태양처럼 빛난다'라는 찬사를 보냈는지 충분히 알겠더라구요. 물론, 첫 장편 영화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준 제이든 리버허 또한 빌 머레이와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구요. ㅎㅎ
이처럼 <세인트 빈센트>는 빌 머레이와 제이든 리버허의 찰떡 같은 호흡을 바탕으로 50여년의 세월을 넘어선 진한 우정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있었는데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병원일에 시달리느라 바쁜 엄마 때문에 항상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만 했던 올리버와 치매에 걸린 아내 샌디(도나 미첼)에게 만큼은 뭐든지 최고로 해주고 싶은 마음에 무려 9년 동안이나 고액의 써니싸이드의 요양원비를 감당해내느라 정작 스스로의 삶은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만 빈센트가 슬픔과 외로움이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상대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의 아픔을 진심어린 관심으로 다독여 나가는 모습은 딱히 별다른 극적인 장치 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짠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더라구요. ^^
당신의 수호성인은 누구인가요?? ^^
<세인트 빈센트>는 서로의 상처를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치유해 나가는 올리버와 빈센트를 비롯해, 마음 속으로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올리버를 사랑하지만 세상살이에 지쳐 좀처럼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올리버의 엄마 매기, 무심한 듯 하면서도 알고보면 빈센트를 끔찍이도 걱정하는 러시안 스트리퍼 다카 파라모바(나오미 왓츠),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삐뚤어지고 만 로버트 오친스키 등을 통해 '내 곁의 수호성인'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었는데요. 스크린 속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애정어린 따뜻한 관심으로 언제나 내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왈칵 눈물을 쏟게 되는건 아마 저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 같네요. ^^
개인적으로는 커리어 내내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줘 왔던 나오미 왓츠가 거친 러시안 액센트를 내뱉는 싸구려 스트리퍼로, 또 <아이덴티티 씨프>, <히트>를 통해 헐리우드 최고의 여성 코미디 배우로 발돋움한 멜리사 맥카시가 웃음기는 쏙 뺀 진지한 싱글맘으로의 연기 변신을 보여주며 <세인트 빈센트>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는 점 또한 꽤나 인상적이었는데요. <세인트 빈센트>를 통해 장편 연출 데뷔를 한 데오도르 멜피 감독의 CF감독 출신다운 감각적인 편집과 더불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환상적인 OST도 꽤나 매력적이었답니다. ^^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먹먹한 감동의 여운 때문에 집으로 운전해서 돌아오는 동안에도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세인트 빈센트>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고, 어제(25일) 관람하고 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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