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쯤 인가 사부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버니 드롭> 이후 자기 색깔(?)대로 만든 신작 <미스 좀비>는 흑백 영화이고 기발한 상상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제목처럼 좀비(사라)가 주인공인데 사람을 해치지 않게 상품화 된 좀비이다. 하녀로 일하게 되지만 주위의 남정네들이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는 와중에 하녀로 일하는 집에 아들이 익사로 죽게 되면서 이 집안의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 동안 뛰어다녔던 좀비와는 달리 어찌 보면 속이 터질 정도로 느리게 걷는 이 좀비와 그리고 반복되는 쇼트, 그리고 흑백장면 때문에 지루함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그래도 엔딩에서 보여주는 연출은 이 작품 전체를 잘 표현해주었고 나쁘지 않는 엔딩이었다. 이야기는 그렇다고 하지만 캐릭터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 않았다.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그저 탐욕스럽게만 표현된 남자 캐릭터들의 평면성이 그러했다. 뛰어난 상상력의 출발임에도 조금은 평범해 보인 이 작품의 문제는 아쉬운 캐릭터에 있다고 본다. 사부의 다음 작품은 과연 어떤 장르와 이야기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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